
과거 부자 아파트의 공통적인 특징
부엌 옆에 붙어있는 입주가정부 침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여의도 시범아파트 등

10년 전 방영했던 드라마 ‘상속자들‘에 보면 재벌집 회장님이 거주하는 커다란 저택에 여자 주인공 박신혜가 가정부인 어머니와 함께 들어가서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보다 앞서 방영한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도 가난한 신세경이 입주 가정부 생활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실제로 과거 우리나라에는 여유 있는 집에서 가정부를 집에 두고 숙식을 제공하며 전반적인 집안일을 맡게끔 하는 일이 일반적이었는데, 김준우 한국사 강사는 “69년 신문 기사를 보면 서울에서 식모 있는 집이 52.9%였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70년대 무렵까지만 해도 아파트가 지어질 때 ‘식모방‘이 포함된 구성이 많았다고 하는데, 이는 부엌 옆에 자그마한 침실이 있는 구조였다고 한다.

얼마 전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옛날 부자 아파트 공통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는데, 해당 글의 본문에는 70년대에 지어진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광장동 워커힐아파트의 도면 사진이 함께 첨부되어 있었다.
먼저 압구정 현대아파트 63평형 도면을 보면 널찍하게 펼쳐진 거실을 중심으로 4개의 커다란 침실이 나눠져 있는데, 주방과 식당에 연결된 작은 침실이 하나 더 배치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75평형 도면에서도 주방 및 식당에 바로 연결되어 있는 작은 침실을 볼 수 있는데, 크기는 일반 침실의 4분의 1 정도로 면적은 약 7~8㎡ 정도이다. 작성자는 요즘 지어진 아파트 중에서는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에도 비슷한 구조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문가에 따르면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사이에 지어진 반포주공아파트, 여의도 시범아파트, 압구정 현대아파트, 한강맨션, 여의도 장미아파트 등에는 여유 있는 중산층 가정에서 입주가정부를 둘 수 있게끔 ‘식모방’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일명 ‘식모’가 등장한 것은 1920년대쯤부터였다고 하는데, 집안 형편이 가난한 젊은 여성들은 돈을 벌기 위해 부잣집에 들어가 집안 일과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담당했다고 한다.
특히 그중에는 20세 미만의 미성년자들도 있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농촌에서 올라왔거나 혹은 전쟁에서 부모를 잃은 고아도 많았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식모’ 문화는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인 1970년대까지도 이어졌다고 하는데, 이에 대형 평수 아파트는 건설 당시부터 가족들의 주생활 공간과 별도로 부엌 옆에 쪽방을 만든 것이다.
가사노동자인 식모가 거주하는 방의 위치는 부엌 가까운 곳에 두며 문간 옆에 두어 손님을 맞이하기에도 편하도록 했고, 뒷문간과도 인접하게 해서 장을 보거나 심부름을 다니기 편리하도록 배치했다.
다만 80년대 이후부터는 경제성장에 따라 여성들의 직업군이 다양해졌고 이에 입주가정부 외에도 일자리 선택의 폭이 넓어져 이 같은 문화와 ‘식모방’ 형태는 차츰 사라져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