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 ㈜서원엘앤에이치

양순호 서원엘앤에이치 공학박사가 파크골프 전용 클럽에 접목한 특허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최초 파크골프 전용 클럽을 자체 생산하며 국내 파크골프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뛰어난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파크골프 전용 클럽의 국산화에 성공한 광주 광산구 첨단2지구의 ㈜서원엘앤에이치(대표이사 양홍준)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서원엘앤에이치가 파크골프 전용 클럽 생산에 뛰어든 것은 2년도 채 되지 않는다. 이전까지는 온돌히터와 함께 빨아쓰는 목화솜 행주가 주력상품이었다.

목화솜 행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된 원료인 원면을 사용해 한 장씩 간편하게 빨아 쓸 수 있는 행주다. 직조방식이 아닌 한지 제조방식의 워터제트 공법으로 흡수성이 우수하고 찬물에도 때가 잘 빠진다. 주방 기름때, 식기류 물기 제거, 가구 및 유아용품 청소, 창틀 먼지제거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보풀발생이 적어 여러 번 재사용도 가능하다. 형광증백제, 포름알데히드, 중금속, 흡수성 테스트를 완료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1>이 목화솜 행주는 지금까지도 회사 매출의 한 축을 담당하는 효자 상품이다.

이런 주력 상품이 있는데도 서원엘앤에이치는 지난 2022년 10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전국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파크골프 열기를 읽고 자체 클럽 생산에 나서기로 한 것.

이 배경에는 실무와 회사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양홍준 대표이사와 칠십 평생을 공학도로 살며 끊임없이 기계설계 등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부친 양순호 공학박사의 열정이 있다.

양순호 박사는 1980년대 지금의 스크린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복합곡면 경사지형을 구현한 ‘슬로프 마스터’의 최초 개발자다. 상·하·좌·우 내리막과 오르막 경사를 실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는 것처럼 구현했다.

개발 당시 양 박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까지 건너가 각종 전시회에 참여하며 자신이 손수 설계하고 만든 제품의 수출화를 노렸지만 쉽지 않았다.

‘귀족 스포츠’로 골프의 진입 장벽이 높았을 뿐 아니라 스크린골프 시장의 저변도 좁았기 때문이다.

결국 골프산업 사업화에 대한 양 박사의 열정은 30여년이 지나 ‘케이파크로(K-PARKRO)’라는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양 박사가 파크골프 산업에 뛰어든 시기를 전후로 지역 내 파크골프 수요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광주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지역 내 파크골프 회원 수는 2021년 968명에서 2022년 2391명, 2024년에는 3079명까지 급증했다. 자체 결성된 파크골프클럽만도 43개에서 올해 기준 123개로 크게 늘었다. 현재 광주에는 광산구 서봉파크골프장을 비롯해 모두 9곳의 파크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다.

전남 역시 마찬가지다. 전남에는 현재 각 시·도에 모두 33개의 파크골프장이 운영 중이며, 10곳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회원수와 클럽 수만도 142개 5751명에 달한다.

지난 2021년(클럽 110개, 회원 2187명)과 비교해 클럽 수는 29.0%, 회원 수는 162.9% 증가했다.

현재 서원엘앤에이치의 최대 주력 상품은 ‘KP-700’으로 불리는 파크골프 전용 클럽이다.

대개 일반 골프 클럽은 헤드가 금속으로 만들어지는데 파크골프 클럽은 세 가지 물질이 사용된다. 헤드의 80%를 차지하는 주요 소재가 나무이고, 페이스는 카본, 바닥의 솔은 금속 재질이다.

이 가운데 헤드에는 상당수 업체들이 주로 감나무나 단풍나무, 느티나무 등을 원목으로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서원엘앤에이치는 호두나무를 고집한다. 호두나무는 하드우드계열의 원목으로 치밀한 조직을 갖고 있고, 습기와 휨에 강하다. 또 내구성이 우수, 고급가구의 재료로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또 솔과 힐 부분에는 황동을 사용, 내구성과 저중심 설계로 안정적인 스윙은 물론, 최대한 정확한 퍼팅을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2>이 클럽은 대한파크골프 공식인증클럽으로 생산 전 과정이 자체 공장에서 모두 이뤄진다.

미북미산 호두나무 원목을 수입해 선별과정을 거친 뒤 건조시켜 헤드 부분에 맞게 컷팅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과학적이고 공학적인 3D설계와 기술력으로 자체 보유 중인 CNC공작기계를 이용, 제작에 나서면서 1000분의 1의 오차도 없는 것이 강점이다.

타공 이후 카본 플레이트 부착, 샤프트와 헤드, 손잡이 등을 조립하고 수 많은 테스트를 거친 후 제품이 출하되는 구조다.

서원엘앤에이치가 보유한 기술력도 자체 생산중인 파크골프 클럽의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7월 특허출원에 성공한 ‘충격흡수 기능을 갖는 파크골프채’가 그것이다.

골프나 파크골프를 즐기는 동호인들이 가장 흔히 겪는 부상은 내측상과염으로 불리는 일명 ‘골프 엘보우’다. 이는 손목 안쪽 내측상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면서 발생한다.

특히 파크골프의 주요 수요층인 60대 이상의 경우 이 같은 부상에 쉽게 노출된다.

이런 부상을 방지하고자 샤프트와 헤드 사이 댐퍼라고 불리는 특수스프링 형태의 ‘충격완화장치’를 고안했다. 이 기술력이 접목된 파크골프채는 스윙 순간 어깨와 팔꿈치에 가해지는 충격이 현저히 줄어든다.

현재 이 같은 기술력이 접목된 파크골프채는 ‘KP-700R, KP-700RS’이라는 명칭으로 판매되고 있다.

타 제품과의 차별을 위해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국내 자개전사 전문가인 두리가온 이정옥 대표와 협업을 통해 헤드 부분을 중심으로 자개공예를 디자인 했다.

용, 매화 등 한국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3>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도 최상이다.

대개 파크골프채는 샤프트와 헤드까지 일체형이다. 나무로 만들어지는 헤드의 특성 상 이를 교체하기란 사실상 불가하다. 이런 점에서 착안, 헤드 부분을 샤프트와 분리할 수 있도록 나사를 통한 조임을 만들어 냈다. 파크골프채 특성 상 A/S 기간이 길고 어렵지만, 서원엘앤에이치의 제품은 무게 변경부터 타 제품 교환까지 쉽게 가능하다.

또 회사 내 파크골프 스크린연습장이 구비 돼 있어 동호인 뿐 아니라 시민 누구나 방문, 시타와 레슨을 받을 수 있다.

양홍준 대표이사는 “파크골프 산업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다른 기업과의 차별화에 많은 신경을 썼다”며 “후발주자인 만큼 아직 시장 점유율 등은 높지 않지만 헤드교체 기술, 충격완화장치 등이 알려지면서 대리점 문의가 많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크골프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게 걸맞게 회사 내 시타실, 홍보실 등을 구축하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동호인이 아니더라도 시민 누구나 회사를 찾아 파크골프의 즐거움을 느껴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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