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월드컵 시청, 16강 가야 가능할까… 법무부 “이슈 커지면 검토”

김우영 기자 2026. 6. 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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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시설 현장 진단에서 수용복을 착용한 법조기자단이 수용자의 하루 일과를 직접 체험하는 모습. /법무부 제공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전국이 응원가와 중계 일정으로 들썩이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와 단절돼 있는 교도소와 구치소 수용자도 월드컵을 시청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월드컵 한국전 녹화 방송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1시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첫 경기를 치르는 체코전도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에선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교정당국이 공개한 방송 편성표를 보면, 오전 9시 30분부터 정오까지 KBS1·MBC·SBS·EBS1 등 4개 지상파 채널 방송을 방영할 예정이지만, 체코전 경기 일정은 편성되지 않았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용된 서울구치소 등 전국 교정시설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예외는 있다. 만약 한국이 16강 진출 등으로 국민적 관심이나 이슈성이 커질 경우 편성 여부를 고려할 수는 있다는 게 법무부 설명이다.

◇ 2006 독일 월드컵은 새벽 경기 생중계 허용

현행 규정상 교정시설 수용자도 TV 시청은 가능하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 48조에 따르면, 수용자는 정서 안정 및 교양 습득을 위해 라디오를 듣거나 TV를 시청할 수 있다.

원하는 채널을 자유롭게 선택해 시청할 수는 없다. 형집행법 시행규칙은 교정시설장이 1일 6시간 이내에서 방송 편성 시간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녹화 방송 또는 생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시청 가능한 방송은 교육, 교화, 교양, 오락 콘텐츠여야 한다. 월드컵과 같은 스포츠 중계는 오락 콘텐츠에 해당한다.

결국 교정시설 수용자들이 월드컵 한국전을 볼 수 있는지는 법무부와 교정시설이 해당 경기를 별도 방송으로 편성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과거 월드컵 생중계를 특별 편성한 전례가 있기는 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대표적이다. 당시엔 개최국 대회인 점을 고려해 수용자들도 생중계로 주요 경기를 시청할 수 있었다. 물론 대부분 경기가 낮 또는 저녁 시간에 열려 일과 시간 중에 시청이 가능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국민 통합을 이유로 모든 경기를 생중계로 볼 수 있도록 법무부가 허용했다. 각 방에 설치된 TV로 방송을 볼 수 있게 해줬고, 축구 시청을 원하지 않는 재소자들에게는 별도로 취침 장소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이후 월드컵에서는 일부 경기만 생중계하거나, 심야 시간대 경기는 녹화해 다음 날 방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장대호가 2019년 8월 21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고양경찰서로 이송된 모습. /뉴스1

◇ TV 못 본다고 소송 걸기도

교정 시설 내 TV 시청은 수용자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관심사다. 수용자 가족이나 연인들이 모인 일명 ‘안쪽이(교도소 수용자들을 부르는 별칭)’ 카페에선 매주 법무부 교정본부가 올리는 주간 방송 계획표를 읽기 좋게 편집해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수용자 편지 대행 서비스 업체에선 편지와 함께 방송 편성표를 무료로 넣어주기도 한다.

TV 시청을 처우 문제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일명 ‘한강 몸통 시신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장대호는 교도소에서 TV 시청을 제한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장대호는 수감 후 교도소 직원을 폭행·폭언하는 등 총 6차례 징벌 처분을 받아 폭력 성향군 수형자로 지정됐고, 이감된 교도소에서 TV가 설치되지 않은 방에 수용된 바 있다. 장대호는 이러한 조치가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장씨는 다른 수용자와 싸움의 우려가 있고 공동생활에 적합하지 못하다고 인정돼 예방 차원에서 합리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교도소 조치가) 장씨의 기본적인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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