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MS 맞손에…65만 韓기업 AI·공공 클라우드 '격변'[이슈+]
MS, 한국에 AI, 클라우드, 전문인력 지원
한국어 배우는 GPT-4o…코파일럿과 MS365까지
금융·공공 망분리 완화…한국형 보안 퍼블릭 클라우드 출시
[이데일리 김현아 IT전문기자] 김영섭 KT 대표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이 한국의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시장 가속화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함에 따라 국내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AI·클라우드·인력 육성 등 포괄적으로 협력
이번 KT(030200)와 마이크로소프트(MS) 간 제휴는 AI, 클라우드 기술, IT 사업 분야의 협력을 위해 투자, 인프라 구축, 전문 인력 지원 등을 포함해 포괄적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협력 사항은 △오픈AI GPT-4o의 한국형 버전 개발과 MS 소형모델 파이(Phi)의 한국형 AI 모델 개발 △MS 애저에 KT 보안 솔루션을 결합한 한국형 클라우드 솔루션 △AX(AI 전환)전문 조인트벤처 설립 △대한민국 기술 생태계를 위한 AI R&D 역량 강화(KT AX 이노베이션 센터에 MS 기술 지원, KT-MS 리서치센터의 네트워크 현대화·의료용 AI·산업 AI 공동 연구) △KT 전직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이다.
이 중 파급력이 큰 것은 AI와 클라우드 분야다. MS는 이번 협력에 대해 “KT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AI, 클라우드, IT 분야 사업 등 5개 사업 분야에 협력할 예정”이라며 “국내(KT 고객인) 65만 기업 및 1700만여 명 고객에게 새로운 AI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어 배우는 GPT-4o…코파일럿과 MS365까지
MS가 대주주인 오픈AI가 개발한 GPT-4o는 MS 애저 오픈 AI 서비스(Azure OpenAI Service)형태로 제공되는데, KT는 이 ‘GPT-4o’의 한국 맞춤형 버전 개발을 맡는다. KT는 또 MS의 소형 언어 모델인 ‘파이(Phi)’를 활용해 기업용 AI 개발에 착수하고,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Copilot)을 KT의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코파일럿은 기업용 AI 비서인 ‘MS365 코파일럿’은 물론 삼성, 레노버 등에서 생산하는 AI 노트북에도 기본 탑재되고 있어 기업 AI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는 물론 단말기 시장에서 갖는 MS의 파워 때문이다.
아울러 KT와 MS는 코파일럿 스튜디오(Microsoft Copilot Studio)와 애저 AI 스튜디오(Azure AI Studio)를 기반으로 기업 고객을 위한 산업별 맞춤형 AI 솔루션을 개발한다. 이 과정에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GPT 서비스를 위해 KT의 책임 있는 AI 프레임워크를 강화하는 데 협력한다.
KT 주주인 신한은행은 한국어와 금융 서비스에 특화된 KT의 GPT 모델을 활용해 AI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GPT-4o가 한국 문화와 제도에 맞게 서비스될 수 있도록 한국형 버전을 개발할 것”이라며 “기업들도 이제 최신 버전의 GPT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오픈AI 모델 외에도 자체 모델인 ‘믿음’ 역시 차기 버전 개발에 착수해 양쪽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공공 망분리 완화…한국형 보안 퍼블릭 클라우드 출시
KT와 MS는 내년부터 시행될 국내 금융 및 공공 기관의 망 분리 완화 정책에 맞춰 ‘한국형 보안 퍼블릭 클라우드(Secure Public Cloud)’ 서비스 개발과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최근 공개한 ‘국가망 보안 정책 개선 로드맵’에 따르면 획일적인 망 분리 정책이 사라지고 업무 중요도에 따라 적절한 보안 조치를 갖춘 경우 외부 인터넷 망과 연결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다층계층보안(MLS)’이 내년부터 도입된다. 이는 보안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의 개방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KT와 MS는 마이크로소프트 소버린티 클라우드(Microsoft Cloud for Sovereignty)를 기반으로 한 솔루션을 개발한다. KT는 이 솔루션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의 최신 클라우드 및 AI 기능을 제공하며, 국내 개인정보 보호 및 규제 요건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공공 부문을 포함한 금융 등 국내 규제 산업 고객의 데이터와 워크로드 보안 수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네이버클라우드·NHN클라우드 등 토종 클라우드 외에) 시장의 요구가 매우 다양하지만, 철저한 보안성과 국내 개인정보 보호 규제 수준을 충족하면서 최신 글로벌 AI 기술을 빠르고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없었다”며 “한국형 보안 퍼블릭 클라우드가 한국의 AI와 클라우드 시장 저변을 넓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MS는 미국 외에도 스위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과 소버린티 클라우드(Microsoft Cloud for Sovereignty)에서 협력 중인데, KT와의 제휴는 벨기에 모델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 협력은 자이언트 스텝…시장 크게 변할 듯
KT가 65만 개 기업 고객을 보유한 국내 최대 통신사이고, MS는 AI 모델(오픈AI의 대주주)과 자체 클라우드(애저)를 보유한 주목받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라는 점에서 양측 협력은 큰 진전으로 평가된다. KT와 MS가 오는 2029년까지 수조원을 공동 투자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국내 AI 인력 양성과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이 기대된다.
위험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AI 비서 시장에서는 네이버, LG(003550)와 같은 토종 기업뿐만 아니라 퍼플렉시티 및 앤트로픽과 제휴한 SK텔레콤(017670) 등과의 경쟁이 필요하다. 이밖에 다중계층 보안(MLS) 이후 민간 퍼블릭 클라우드에 개방될 ‘O등급(공개정보)’ 범위가 예상보다 줄어들 경우 KT-MS의 ‘한국형 보안 퍼블릭 클라우드’를 판매할 시장 자체가 감소할 위험이 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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