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유증]① "지금 골든타임" 명분론 근거 된 채무 구조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한화솔루션 카터스빌 공장 전경(배경)과 CI /사진 제공=한화솔루션, 이미지 제작=이채연 기자

한화솔루션이 유상증자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15조원의 차입금을 포함해 20조원을 넘어선 부채가 자리하고 있다. 2조원대의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재무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더 늦으면 불어나는 빚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총 2조4000억원으로 계획된 유증 자금 중 대주주인 ㈜한화가 8400억여원을 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책임 동참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유증을 통해 2조3976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1조4899억원을 채무 상환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차입금 감축과 이자비용 완화로 재무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결단이다.

한화솔루션 주요 재무 지표 추이 /자료=금감원, 그래픽=이채연 기자

이미 22조원에 다다른 부채 규모는 이러한 판단에 힘을 싣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는 21조959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3.0% 증가했다. 이전 3년 동안 △2022년 말 13조9796억원 △2023년 말 15조5102억원 △2024년 말 19조4300억원 등으로 가파른 증가 곡선을 그려 왔다.

차입 규모도 3년 새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14조8662억원이다. 앞서 △2022년 말 7조7234억원 △2023년 말 9조5560억원 △2024년 말 12조8691억원 등을 기록해 왔다.

부채비율은 200%에 육박했다. 한화솔루션의 부채비율은 3년 새 57.9%p 치솟으며 지난해 말 196.3%를 나타냈다. 이전에는 △2022년 138.4% △2023년 167.1% △2024년 183.2% 등으로 집계됐다.

한화솔루션은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나름 고군분투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아 불가피하게 유증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여수산단 내 유휴부지 △울산 사택부지 △신재생에너지 개발자산 △관계사 지분 등 자산을 매각해 1조6000억원을 조달했다.

또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7000억원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수십년 이상으로 길어 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상품이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통상 영구채로 불리며,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발행사는 재무 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전후 재무재표 비교 /자료=금감원, 그래픽=이채연 기자

증자를 단행할 경우 부채비율은 2년 전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은 11조1850억원으로 유증 자금을 단순 더하면 13조5850억원이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161.6%로, 이전 대비 34.7%p 낮아진다는 계산이다.

나아가 대주주인 ㈜한화도 이번 증자에 적극 나서며 지원 의지를 내비쳤다. 한화솔루션 지분 36.8%를 보유한 ㈜한화는 배정된 신주 2111만8546주에 더해 초과청약 한도인 20%의 물량까지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화가 이번에 인수하는 총주식 수는 2534만2255주로, 주당 3만3300원인 잠정 발행가액을 기준으로 보면 납입 금액은 8439억원이 된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의 주주가치 향상 계획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조치"라며 "소액주주들의 유증 참여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펀더멘털과 성장전략이 시장에 충분히 전달되고 신뢰 기반이 확립될 수 있도록 한화 및 한화솔루션 주주들과의 소통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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