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솥 비빔밥이 중국 거라고요?”…본고장 전주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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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은 밥에 데치고 볶은 나물을 얹고.
특히 전주는 비빔밥에 진심입니다.
전북 전주에서는 비빔밥을 즐기는 미식 축제, 전주비빔밥 축제가 매년 열립니다.
전북도는 2008년 전주비빔밥을 도 지정 무형유산으로 지정했는데, 106개 무형유산 가운데 전통음식 항목으로는 비빔밥이 유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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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대표 음식 '비빔밥'…특히 전주는 진심!
잘 지은 밥에 데치고 볶은 나물을 얹고. 잘게 썬 고기를 더한 뒤 청홍색 고명과 계란 노른자를 얹습니다.
재료를 한데 어우러지게 비벼 먹는다 해서 붙은 이름, '비빔밥'입니다.
때마다 넣는 식재료에 따라 궁중음식도 되고 서민 음식도 됐던, 명실상부 우리나라 대표 음식입니다.
특히 전주는 비빔밥에 진심입니다.
전북 전주에서는 비빔밥을 즐기는 미식 축제, 전주비빔밥 축제가 매년 열립니다. 음식을 문화 콘텐츠로, 또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지역 축제입니다.
해마다 수많은 시민이 함께 비빔밥을 즐기는 퍼포먼스도 진행하는데 올해는 1,963명의 시민이 참여해 한국기록원 기록 등재에도 도전합니다.
■ 돌솥비빔밥이 중국 거라고요?
그런데 최근 중국 지린성이 성급 무형 문화유산으로 '돌솥비빔밥 조리법'을 올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조선족들이 돌솥에서 비빔밥을 조리한 방식을 지린성 지역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겁니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김치와 한복에 이어 다시 문화 공정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조선족 돌솥비빔밥'이 중국 내 자치구의 문화재로 한정됐기 때문에 섣불리 대응하기보다 문화 공정 논란이 우려되는 우리 전통문화에 대해 체계적 관리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에 '한국의 문화유산'으로 이름을 올리도록 선제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이와 함께 조선족 무형유산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 한국에선 국가 문화유산 아닌 '비빔밥'…전북도만 문화재 지정
전북도와 전주시 등 지방정부는 고심이 깊습니다. '조선족', '돌솥'이라는 단어가 붙어있지만, 비빔밥이라는 고유성이 침해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북도는 2008년 전주비빔밥을 도 지정 무형유산으로 지정했는데, 106개 무형유산 가운데 전통음식 항목으로는 비빔밥이 유일합니다. 비빔밥이 전북 지역 음식 문화의 정수(精髓)라는 의미입니다.
또 이르면 내년, 국가 미래 무형유산 발굴육성 사업에 비빔밥을 포함한 지역 전통 식문화가 선정될 수 있도록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전주시는 다음 달에는 전주비빔밥이 가진 유산 가치를 논하는 학술 포럼을 열고 전북 지역 향토 음식으로서 비빔밥의 역사를 연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비빔밥이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의 차기 신청 대상으로 선정되면 세계에 우리 전통음식으로서의 고유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 비빔의 매력에 개명까지…"비빔밥은 음식 넘어 무한한 문화 콘텐츠"
"한데 어우러지고 융합되며 조화를 이루는 게 비빔의 매력입니다."
최근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비빔 씨. 전주에서 비빔밥 식당을 운영하는 유 씨는 20여 년 전 '비빔'의 매력에 빠져 개명했습니다. 자신이 발견한 비빔의 가치가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비빔 문자 개발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창작하고 있는데요.
돌솥비빔밥 문화 공정 논란에 관해 묻자, 유 씨는 오히려 자신감을 드러냅니다.
"이미 전주에는 비빔밥, 그리고 비빔 문화를 담은 콘텐츠가 많습니다. 어우러짐, 조화의 철학을 아는 시민들이 그 고유성을 알고 자랑스러워하는 거죠. 이 문화는 누구도 왜곡할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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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우 기자 (ss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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