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17.2km/L, '강남 쏘나타'로 불리는 세단... 아직도 존재감 과시 중?

'강남 쏘나타'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던 렉서스 ES300h. 2018년 국내 출시 이후 7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프리미엄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 시장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과연 이 차가 여전히 프리미엄 세단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렉서스 ES

외관상 변화는 미미하다. 2025년형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버티컬 패턴이 기존보다 굵어져 다소 공격적인 인상을 더했을 뿐이다. 2018년 출시 당시 파격적이었던 얇은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디자인은 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세련됨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출시되는 경쟁 모델들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렉서스 ES

실내에 들어서면 세월의 흔적이 더욱 뚜렷하게 느껴진다. 2025년형에는 대형 터치스크린이 추가되고 무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지만, 전체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은 여전히 구세대 감성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손이 닿는 모든 부분의 마감재 품질과 버튼의 조작감은 여전히 고급차다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특히 시트의 착좌감은 가격대비 충분히 만족스럽다.

렉서스 ES

주행성능에서 ES300h의 진가가 드러난다. 2.5L 자연흡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시스템 합산 218마력의 출력을 낸다. 숫자만 보면 아쉽지만 실제 도로에서의 느낌은 다르다. CVT 변속기 특유의 부드러운 가속감과 함께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반응이 더해져 일상 주행에서는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

렉서스 ES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승차감이다. 포장 상태가 좋지 않은 도로에서도 서스펜션이 규칙적으로 작동하며 탑승객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다. 정차 시 차체의 흔들림도 단 한두 번만에 완전히 안정되는 점은 오랜 경험이 축적된 렉서스만의 기술력을 보여준다. 고속도로에서도 하부 소음이 잘 억제되어 '도서관보다 조용하다'는 렉서스의 슬로건이 과장이 아님을 보여준다.

렉서스 ES

연비는 이 차의 또 다른 강점이다. 복합연비 17.2km/L는 이 급 세단치고는 상당히 우수한 수치다. 실제 주행 테스트에서도 에어컨을 틀고 32km를 주행한 결과 18.5km/L를 기록해 공인연비를 상회하는 결과를 보였다. 시내 주행 비중이 높을수록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장점이 극대화되는 특성상 도심 운전이 많은 국내 환경에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렉서스 ES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근본적인 변화 없이 부분 개선에만 머물렀다는 점이 그것이다. 최근 출시되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중형 세단이나 국산 제네시스 G80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낡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렉서스 ES

가격도 고민스럽다. 럭셔리 트림 6,725만 원, 익스큐티브 트림 7,188만 원(개별소비세 3.5% 기준)은 7년차 모델치고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1년간 월평균 524대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7년차 모델치고는 상당히 선방하고 있는 수치다. 모델 말기임에도 이 정도의 꾸준한 수요를 유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ES300h만의 고유한 매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렉서스 ES

실제로 ES300h만의 확실한 매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하이브리드 시스템, 일관성 있는 승차감, 우수한 연비는 여전히 경쟁력 있는 요소들이다. 특히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운전자라면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렉서스 ES

'강남 쏘나타'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어찌 보면 이 차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표현일 수도 있다. 화려함보다는 실용성을, 스포티함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차량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7년차 모델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렉서스 특유의 완성도 높은 품질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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