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10통 받아보기도' 최근 급증한 스팸 문자..."진절머리가 나요"

- “아침에만 3통… 문자 알림 소리에 노이로제 걸릴 지경”
- 지난해 하반기 1인당 월평균 불법 스팸문자 수신 8.91통
- 방통위, 대량 문자 전송 사업자 인증제 시행...대응 강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팸문자가 아침에만 벌써 3통이 왔어요. 짜증이 솟구칩니다”

전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정모 씨(40대)는 최근 매일 시간을 가리지 않고 오는 스팸 문자에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다.

정 씨는 “도박과 주식투자, 대출, 온갖 이벤트..., 설명하기도 힘들다"며 “번호를 차단해도 다른 번호로 문자가 계속 오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 시도 때도 없이 발송되는 대출, 투자, 도박 등 스팸문자의 수가 급증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스팸 발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중됐는데, 전북지역을 비롯 전국적으로 급증한 것이어서 대량의 개인정보 유통등의 우려와 함께 자칫 스팸을 넘어 스미싱 사기 등의 연루가능성도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스팸 유통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스팸 신고·탐지 건수는 1억8999만건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탐지건인 1억550만건에 비해 80.1% 증가한 수치다. 또 전년 동기 1724만건 대비 11배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1인당 월평균 불법 스팸문자 수신량은 8.91통으로, 지난해 상반기 5.23통에 비해 3.68통 증가했다.

발송 경로는 국내발 대량 문자발송이 81.2%로 가장 많았고, 국외발 대량 문자발송이 16.7%, 휴대전화 2.1% 등이다.

광고 유형으로는 도박이 47.4%로 가장 많았고, 불법대출 20.7%, 금융 11.5%, 성인 6.5%, 부동산 4.8% 등의 순이다.

특히 최근들어 전송되는 스팸문자들의 특성은 일반 업체들의 전화번호가 아닌 개인 휴대전화번호로 문자가 발송되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의 단순 월평균 수치가 한달 8건이상이지 하루에 3∼4건 한달에 100건 가까이 받은 이들도 많다.

회사원 박모 씨(48)는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새벽 6시부터 밤늦게 까지 하루 10통 가까이 받아본 적도 있다. 해당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면 추가로 다른 유출이 있을까봐 그냥 그대로 지우고 있다"며 "전화번호를 차단하면 번호만 바꿔 문자가 또 오는데 현재 휴대전화에 차단된 번호만 수십여개다. 뭔가 당국에서 조사를 해야하는것 아니냐"고 말했다.

스팸문자가 폭증하자 뒤늦게 방송통신위원회는 ‘대량 문자전송사업자 전송자격 인증제’를 본격 시행한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전송자격인증제는 인터넷망을 이용해 대량 문자전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문자재판매사가 광고성 문자 발송 전 문자중계사로부터 전송자격을 인증받는 제도다. 문자재판매사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로 불법 스팸에 대한 이용자 노출을 최소화하겠다는 말이다.

대량발송 문자메시지 취급 사업자는 통신사 3곳, 문자중계사 9곳, 문자재판매사 1200여 곳 등이다.

문제는 전송자격인증제를 도입해도 국외발 대량 문자에는 대응이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국외발 대량 문자발송은 상반기 14.2%에서 하반기 16.7%로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대량 문자전송사업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 국외발송 문자의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관련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한 불법 스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국민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불법스팸 감축을 위해 제도적·기술적 노력을 기울여 대응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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