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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과 ABL생명 간 통합 가능성이 제기되며 양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실무 조율의 핵심축으로 주목 받고 있다. 보험사의 재무전략은 신지급여력제도(K-ICS), 보험계약마진(CSM) 등 정량 지표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CFO 선에서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7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이달 초 자회사로 편입한 동양·ABL생명의 CFO로 문희창·지성원 전무를 각각 선임했다. 이들은 모두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과정에서 컨설팅을 맡았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출신이다.
문 동양생명 CFO는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한 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및 자문, 재무 실사, 유동화자산 실사 및 평가 등을 맡았던 회계 전문가다. 신회계제도(IFRS17) 실무 경험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 ABL생명 CFO는 보험계리사 출신으로 K-ICS 기반의 자본관리와 리스크 체계 정비에 강점을 지녀 정교한 자산부채관리(ALM) 전략 수립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CFO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자본건전성 회복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동양·ABL생명의 K-ICS비율은 각각 127.2%, 104.6%로 생명보험 업계 평균(172.2%)에 미치지 못했다. 금융당국이 최근 K-ICS비율 권고치를 130%로 하향조정했지만 이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다.
동양생명은 올해 5월 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2분기 기준 K-ICS비율이 150%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자본의 질 측면에서 핵심 지표로 여겨지는 기본자본은 분기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다.
ABL생명도 기본자본 감소가 두드러지며 후순위채 발행에도 K-ICS비율이 100%에 근접했다. ABL생명이 당국의 권고치인 130%을 확보하려면 3863억원이 더 투입돼야 한다. 기본자본으로 인정받으면서 이 비율을 늘릴 대안으로는 우리금융의 유상증자가 떠오른다. 한국신용평가는 우리금융의 이 같은 지원 가능성에 따른 기대감을 반영해 ABL생명의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보험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나타낸 만큼 유상증자도 검토 대상 중 하나"라고 밝혔다.
두 CFO는 후순위채 발행 등에 따른 요구자본 확충뿐 아니라 기본자본 확보를 위한 전략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ICS비율은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의 합인 지급여력금액을 요구자본인 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눠 산정한다. 영구적 자본의 성격이 강한 기본자본이 높을수록 자본의 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이미 기본자본보다 보완자본 규모가 커졌다. ABL생명은 기본자본과 보완자본 규모가 거의 같아졌을 정도로 보완자본 의존도가 크다. 이는 자본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금리하락 기조가 이어지고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 규제가 변화해 보험사의 부채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표 개선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 이후에는 신계약 기반의 수익성 분석이 더욱 강화되면서 자본확충과 부채구조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실제로 양사가 통합 효과를 누리려면 자본건전성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무 부문은 단순한 숫자 관리가 아니라 통합 이후 신뢰 회복의 핵심"이라며 "CFO가 이끄는 자본전략은 장차 통합 보험사의 성장기반이자 시장 안착에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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