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도 막지 못하는 겨울 러닝 TIP

건강을 위한 러닝이 건강을 해치기 쉬운 계절이다. 적절한 준비와 몇 가지 주의사항만 익혀두면 안전하게 겨울 러닝을 즐길 수 있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체온 유지를 돕는 겨울철 러닝 복장

추운 날씨에 러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체온 유지다. 러닝 중 흘린 땀이 찬 기운과 만나면서 체온을 빠르게 낮추기 때문. 겨울 러닝에 필요한 옷은 많지 않다. 봄, 여름, 가을에 입던 러닝 의류를 여러 개 겹쳐 입고 마지막에 바람을 막아줄 방풍 재킷만 챙기면 된다. 겨울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안감이 기모로 되어 있거나 보온성 소재로 된 옷을 입는 경우가 많은데, 러닝을 할 때에는 오히려 체온 유지를 방해한다. 땀이 나면 즉각적인 흡수와 배출이 필요한데 이런 보온성 소재들은 땀을 머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면 소재도 피해야 한다. 면 소재의 내의는 체내 땀을 빠르게 흡수하지만 마르는 속도가 더뎌 찬 기온 속에서 체온을 더 낮추게 된다. 피부와 닿는 옷은 땀을 잘 흡수하고 배출하는 러닝 전용 복장을 입고, 가장 나중에 입는 재킷은 바람을 막아주고 땀은 배출하는 소재를 선택해야 체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면 모자, 장갑, 목도리 등도 상황에 따라 착용해 줘야 한다. 달리기를 할 때 머리를 통해 빠져나가는 열이 상당하다. 여름에는 머리를 시원하게 유지해 줘야 하지만 겨울은 반대다. 모자를 쓰고 달리면 체온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영상 5도 이상이라면 일반 캡 모자로도 충분하지만, 그 이하라면 털이나 울로 된 모자를 써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영하의 날씨엔 마스크를 쓰는 것이 기관지에 좋다. 기관지가 찬 기온에 오래 노출되면 기관지염과 같은 기관지 관련 질환에 걸리기 쉽다. 호흡에 방해가 되거나 안경 착용 시 입김으로 시야가 가려진다면 마스크 대안으로 바셀린을 발라주면 좋다. 바셀린은 바람을 막아줘 동상을 방지하고 비나 땀을 튕겨내기도 한다. 특히 입술에 발라두면 추운 날씨에 입술이 터지거나 트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부상 예방을 위해 충분한 준비운동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행하는 운동은 부상을 당하기 쉽고 회복도 더딘 편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우리의 신체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 혈관은 수축되고 관절 범위는 줄어들며 근육은 굳는다. 특히 달리기는 발과 관절에 부담이 많이 가해지는 운동인 만큼 날씨가 추워지면 부상 위험도 높아진다. 발목부터 무릎, 골반, 허리, 손목, 팔꿈치, 목, 어깨 등을 차례로 돌려주면서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자. 근육과 인대를 풀기 위한 스트레칭도 빼놓지 말자. 무릎과 허벅지 뼈를 이어주는 장경 인대, 러닝 시 동작을 멈추거나 방향 전환을 돕는 햄스트링 등을 늘리면서 열감이 느껴질 정도로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더불어 본격적으로 뛰기 전 5분 정도는 가볍게 걸어주는 것이 좋다. 근육통을 예방하기 위해선 러닝 후 마무리 스트레칭도 중요하다. 일어선 상태에서 한쪽 발을 잡아 엉덩이 쪽으로 당기는 대퇴 사두근 스트레칭이나, 두 손을 깍지 낀 채 숨을 내쉬며 상체를 앞으로 깊숙하게 숙이는 스트레칭 등을 추천한다.

이것만은 피하자
겨울 러닝 시간대

해가 일찍 지고 늦게 뜨는 겨울에는 새벽이나 야간 러닝을 피하자. 겨울철 새벽과 야간은 유독 기온이 낮은 데다 길 곳곳에 얼어있는 곳이 많은데, 새벽과 야간 시간은 칠흑같이 어둡기 때문에 가시거리 확보가 어려워 다칠 위험이 높아진다. 되도록 흙이나 잔디가 깔린 안전한 곳을 달리고, 눈이나 비가 온 직후에는 달리지 않도록 한다. 부득이하게 새벽이나 야간에 뛰어야 한다면 전방 가시거리 확보를 위해 헤드랜턴 같은 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새벽이나 저녁 시간을 피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계절에 따라 공기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봄과 여름, 가을에는 공기의 질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겨울철은 주의가 필요하다. 공기가 차갑기 때문에 쾌청하다고 느끼기 쉽지만 대부분 나뭇잎이 말라있기 때문에 식물에 의한 대기 정화가 어렵다. 특히 러닝 인기 시간대인 새벽이나 야간은 더 주의해야 한다. 공기보다 무거운 아황산가스가 낮에는 사람이나 차량의 움직임 때문에 공중에 떠 있지만 밤이나 새벽에는 바닥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매우 치명적이다. 아황산가스에 계속 노출되면 호흡기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기온 체크보다 중요한 풍속 체크

보통 러닝 전 비나 눈이 오는지, 기온이 몇 도인지 날씨를 확인한다. 조금 더 민감한 사람은 이산화탄소의 농도나 미세 먼지 농도까지 찾아보기도 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체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풍속. 풍속은 우리가 느끼는 체감 온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여름철이라면 체감 온도가 크게 문제 되지 않지만, 영상 10도 이하에서는 러닝에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된다. 예를 들어, 영상 10도일 때 풍속이 10m/s 이면 체감 온도가 0도 가까이 떨어진다. 영상 5도일 때 풍속이 6m/s 이면 체감 온도는 영하로 내려간다. 일반적으로 기온에서 풍속을 빼준 숫자에 맞춰 대비하면 편하다.

러닝 후 저체온을 경계하라

위의 주의사항을 모두 챙겼다 하더라도 제대로 마무리를 하지 않으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 러닝을 마친 후 숨을 몰아쉬며 호흡을 고를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물이나 에너지바가 아니라 수건과 갈아입을 옷이다. 아무리 훌륭한 기능성 소재의 옷이라도 갑작스럽게 다량으로 발생한 땀을 모두 커버할 수는 없다. 러닝이 끝난 후 집에 돌아갈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라면 수건으로 몸에 있는 땀을 닦아내거나 젖은 옷을 갈아입도록 하자. 혹시 저체온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갑작스럽게 따뜻한 공기를 쐬는 것은 위험하다. 낮은 온도의 혈액이 뇌와 심장으로 급격히 유입되기 때문. 대신 따뜻한 음료를 마시거나 담요를 덮어 체온을 천천히 높여주자.

그래도, 뛰어야 한다
겨울 러닝 효과

겨울 러닝은 준비만 철저하다면 오히려 몸에 부담을 덜 주고, 긍정적인 대사 반응을 유도할 수 있어 다른 계절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 시카고 러시대 메디컬 센터 조슈아 블롬그렌 박사에 의하면, 추운 날씨에 달리면 몸에 가해지는 열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에 여름에 뛸 때보다 더 쉽게 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겨울에는 지방을 보존하기 위해 평균 신진대사가 느려지는데, 달리기를 하면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준다. 낮은 온도에서의 러닝은 축적되기만 하고 사용되진 않는 백색 지방을 몸에 좋은 갈색 지방으로 바꿔줘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한마디로 다이어트에는 훨씬 더 효과가 좋다.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기온이 낮아지면 심혈관 기능이 약해지고 혈액의 속도가 느려지는데, 러닝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면 심혈관 기능이 향상되고 혈액의 이동속도가 빨라져 면역체계를 자극한다. 이는 면역세포를 생성하도록 도와 체내 세균이나 박테리아로부터 몸을 보호해 준다.
이외에도 이리신 분비 촉진을 돕는다. 운동할 때 분비되는 이리신은 치매예방과 고밀도를 상승시키는 호르몬으로, 겨울철 야외 운동 시 특히 더 활발하게 분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