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은밀한 사생활] 물방개의 사랑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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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생각으로는 대부분의 경우 암컷이 '갑', 수컷이 '을'에 가깝다.
수컷 물방개는 앞다리에 작은 흡착판을 가지고 있는데, 이 구조는 마치 빨판처럼 작용해 암컷의 등에 단단히 붙을 수 있도록 돕는다.
수컷은 이 흡착판을 이용해 암컷 등에 올라탄 채 오랜 시간 짝짓기를 지속한다.
이는 단순한 짝짓기 행위를 넘어 다른 수컷의 접근을 차단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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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의 짝짓기에도 과연 ‘갑을(甲乙) 관계’가 존재할까? 존재한다면 과연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대부분의 경우 암컷이 ‘갑’, 수컷이 ‘을’에 가깝다. 사마귀는 짝짓기 후 수컷이 암컷에게 잡아먹히는 경우가 흔하다. 앞서 소개한 ‘홍날개’는 죽음을 무릅쓰고 독성 물질인 칸타리딘을 축적해야 단짝을 만날 수 있다.

어릴 적만 해도 연못이나 개울에서 물방개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모습을 찾아 보기 어렵다.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환경부는 물방개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물방개는 물속을 자유롭게 누비는 ‘잠수부’다. 다른 수서곤충과 달리 아가미가 없어 몸에 공기를 저장해야 수중에서 호흡할 수 있다. 산소가 부족해지면 수면 위로 올라와 배 끝을 물 밖으로 내밀어 날개 아래 공간에 공기 방울을 저장한다. 작은 산소통을 메고 잠수하는 셈이다.
물방개는 연못 속에서 작은 물고기, 올챙이, 다른 곤충을 사냥하는 포식자다. 특히 유충은 ‘물속의 호랑이’라 불릴 만큼 공격적이며, 긴 턱으로 먹이를 붙잡아 체액을 빨아들이는 무시무시한 놈이다.
여러 생태적 특징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수컷의 짝짓기다. 자연계에서 수컷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물론 물방개도 예외가 아니다.
수컷 물방개는 앞다리에 작은 흡착판을 가지고 있는데, 이 구조는 마치 빨판처럼 작용해 암컷의 등에 단단히 붙을 수 있도록 돕는다. 수컷은 이 흡착판을 이용해 암컷 등에 올라탄 채 오랜 시간 짝짓기를 지속한다.
이는 단순한 짝짓기 행위를 넘어 다른 수컷의 접근을 차단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이미 짝이 있다’는 신호를 통해 경쟁자를 물리치는 것이다. 작은 연못 속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반면 암컷에게는 위험천만하다. 수컷이 등에 붙어 있는 동안 자유롭게 호흡하기 어려워진다. 물방개는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와 공기를 확보해야 하는데, 수컷이 붙어 있으면 방해를 받는다. 심한 경우 죽을 수도 있다.

이처럼 수컷의 전략과 암컷의 대응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하는 현상을 생물학에서는 ‘성적 갈등’이라고 부른다. 고요해 보이는 연못 속에서도 이처럼 치열한 생존과 번식의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작은 곤충 한 마리에도 수많은 세대에 걸쳐 축적된 생존의 지혜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무대는 하루가 다르게 좁아지고 있다. 농약과 생활 하수로 오염된 물, 개발로 메워지는 습지, 그리고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들이 물방개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이 작은 생명이 더 이상 번식할 터전을 찾지 못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한 종의 소멸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생태계의 균열을 의미한다.
물방개는 관찰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존재다. 작은 생명을 지키는 일이 곧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더 늦기 전에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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