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파리올림픽을 겨냥해 공개한 인공지능(AI) 챗봇 광고를 중단했다. 올림픽 선수에게 팬레터를 쓰고 싶어 하는 딸에게 아버지가 AI 챗봇 사용을 권유하는 내용의 광고가 논란을 일으키자 결국 이를 내린 것이다.

2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구글은 파리올림픽 기간에 AI 챗봇 제미나이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광고를 모든 방송에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광고에서 아버지는 AI 검색 기능으로 ‘허들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딸에게 알려준다. 이후 제미나이에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육상선수 시드니 매클로플린에게 팬레터를 쓰려는 딸을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AI 챗봇은 이와 같은 요청에 즉시 편지 초안을 작성한다.

해당 광고는 AI 챗봇의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제작됐지만 온라인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롤모델에게 존경의 마음을 담아 써야 하는 편지마저 AI에게 맡기는 모습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구글 측은 “미국 대표팀을 축하하는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만들고자 했다”며 “광고 방영 전 사전 테스트에서 여론의 반응은 우호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영 후 대중의 반응을 고려해 광고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구글 대변인은 해당 광고를 통해 제미나이가 글의 초안 작성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또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라큐스대학교의 셸리 파머 언론학 교수는 “구글이 광고하고 있는 미래를 단호히 거부한다”며 “구글의 기술은 인간의 독창적인 사고가 점점 더 줄어드는 단일 문화적 미래를 제시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애플도 AI 서비스 광고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애플은 5월 신형 아이패드 프로 광고에서 각종 악기, 페인트 통, 카메라 등 인간의 창의성을 상징하는 물건을 유압 프레스 기계로 파괴하고 그 자리에 아이패드가 나타나는 모습을 담았다. 이후 창작자를 조롱한다는 비판을 받자 애플은 사과하고 TV에서 광고를 중단했다.

오픈AI 경영진도 AI와 창의성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미라 무라티 오픈AI 기술책임자(CTO)는 AI로 일부 창의적인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중 일부는 애초에 존재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해 큰 반발을 샀다. 오픈AI는 최신 AI 모델인 GPT-4o의 음성이 미국 배우 스칼렛 요한슨과 비슷해 논란이 일자 음성 사용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