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비전문 취업비자 ‘E-9’ 대폭 확대에도 조선업 도입률 미미

숙련 기술자 선호 원인…E-7은 증가폭 커

울산 E-7 36%·E-9 14% 늘어
효율적인 외국인력 정책 필요

 정부가 조선업 수주 증가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비전문 취업비자(E-9)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를 대폭 키웠지만, 올 상반기 조선업의 도입률이 1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등록외국인 지역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기준 울산 등록 외국인 2만6086명 중 E-7(특정활동)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은 4304명, E-9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은 6789명이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E-7(3166명)은 35.94%(1138명), E-9(5940명)은 14.29%(849명) 각각 증가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고용허가제 외국인력(체류자격 E-9) 도입 규모 및 신규 허용 업종에 관한 ‘2024년 외국인력 도입·운용계획’을 확정하고, 올해 E-9 외국인력 16만5000여 명을 도입하기로 했다. 조선업의 경우 올해 외국인 도입 규모는 5000명으로 전년대비 2340명이 증가했다.

 이 기간 울산 동구 지역 외국인 인구는 7377명에서 8828명으로 1451명(19.67%)이 늘었다. 이 중 6600여 명이 조선업에 근로하고 있다.

 하지만 HD현대미포의 경우 지난해 말 668명이었던 E-9비자 외국인은 올해 720명으로 52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E-7 비자가 1036명에서 1391명으로 355명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E-9보다 E-7 비자 외국인 증가 폭이 훨씬 큰 것은 비교적 숙련된 기술자인 E-7 비자 근로자를 기업들이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적으로도 조선업 외국인 도입 규모 5000명 중 667명만 등록되면서 상반기 동안 E-9 도입 외국인은 불과 13.34%에 그쳤다.

 한편 올해 E-9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고용허가가 발급된 사업장은 1만3102곳, 발급 근로자는 2만9316명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에 2만2318명, 농축산업 2892명, 어업 2633명, 조선업 667명, 건설업 496명 등이다. 배정 규모는 역대 최대지만, 실제로 지난 7월까지 고용허가가 발급된 근로자는 쿼터의 17.8%에 머물렀다.

 이처럼 배정 인원보다 한참 적은 외국인력이 도입된 것은 실제 사업장의 신청이 저조한 탓이다. 이에 인력난을 호소하는 현장이 많은 가운데 효율적인 외국인력 정책 운영을 위해선 정교한 수요 파악을 통해 미스매치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와 업종별 협회·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쿼터를 정하는데 이후 경기 변동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수요가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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