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계약 선물' 받은벤자민, 완벽투로 보답
[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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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SSG의 경기. 두산 선발투수 벤자민이 역투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9안타를 때려내며 1-0으로 신승을 거뒀다. 지난 16일 롯데 자이언츠전 끝내기 승리를 시작으로 내리 4연승을 달리며 5할 승률을 만든 두산은 이날 LG 트윈스와 롯데에게 각각 3-5, 2-8로 패한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와 함께 공동 4위로 올라섰다(22승1무22패).
두산은 손아섭이 이날 경기 유일한 득점이 된 결승 적시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박찬호도 뛰어난 수비와 함께 3안타 경기를 만들며 뛰어난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두산은 전날 비로 경기가 열리지 않았음에도 이날 투수를 2명 밖에 쓰지 않았다. 이날 두산과 6주 연장 계약을 체결한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 8이닝을 5피안타2사사구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 막았기 때문이다.
2020년대 유독 많았던 두산 외인 투수의 부상
2010년대 뛰어난 외국인 투수를 앞세워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던 두산은 외국인 투수의 중도 교체가 적은 팀이었다. 실제로 '슈퍼에이스'로 활약한 더스틴 니퍼트(2011~2017년)와 조쉬 린드블럼(2018~2019년)은 물론이고 이들의 뒤를 받치던 마이클 보우덴과 세스 후랭코프도 2선발로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을 해줬다. 하지만 두산은 2020년대 들어 외국인 투수의 부상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2021년 14승5패225탈삼진 평균자책점2.33을 기록한 아리엘 미란다(차로스 데 할리스코)는 고 최동원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37년 만에 경신하고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미란다는 시즌이 끝나고 두산과 190만 달러에 재계약했지만 2022년 좀처럼 구위를 되찾지 못했다. 결국 미란다는 3경기에서 승패 없이 8.2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후 'MVP 수상 후 다음 시즌 방출'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미란다를 내보낸 두산은 대체 선수로 좌완 브랜든 와델(시라큐스 메츠)을 영입했고 브랜든은 2022년 11경기에서 5승3패3.60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브랜든은 2023년 두산과 재계약하지 못하고 대만에서 활약하다가 그 해 6월 딜런 파일의 대체 선수로 두산에 재합류해 11승3패2.49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브랜든은 2024년 7승4패3.12를 기록하다가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올 시즌 4승3패2.81로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라울 알칸타라도 두산에서 3년 동안 활약했던 투수다. 2020년 20승을 기록한 후 일본에 진출했던 알칸타라는 3년 만에 두산에 복귀한 2023년에도 13승9패2.67을 기록하며 건재를 보여줬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2024년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면서 구위가 크게 떨어졌고 2승2패4.76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두산과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두산은 2020년 가을야구에서 5경기 2승1패1세이브1.91을 기록하며 팀을 6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끈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크리스 플렉센을 작년 12월 총액 100만 달러에 재영입했다. 플렉센은 시범경기에서 12.1이닝21탈삼진1실점(평균자책점0.73)을 기록하며 올 시즌 대활약을 예고했지만 시즌 개막 후 2경기에서 2패5.40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 후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연장 계약 체결한 날 8이닝 무실점 완벽투
지난 4월 플렉센의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로 두산과 계약한 벤자민은 이미 국내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다. 2022년 5월 팔꿈치 부상으로 팀을 떠난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kt 위즈에 합류한 벤자민은 17경기에서 5승4패2.70의 좋은 성적을 올렸고 시즌이 끝나고 kt와 총액 13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물론 당시엔 5승 투수에게 130만 달러는 다소 과한 금액이라고 지적하는 야구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벤자민은 2023년 29경기에서 15승6패3.54의 성적으로 그 해 KBO리그를 지배했던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이어 다승 2위를 기록하며 kt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2024년에도 총액 140만 달러에 재계약한 벤자민은 그 해 11승을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4.63으로 크게 올랐고 벤자민의 활약에 만족하지 못한 kt는 3년 동안 31승을 기록한 벤자민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작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트리플A에서 활약한 벤자민은 지난 4월 플렉센의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로 두산에 입단하며 1년 만에 KBO리그로 복귀했다. 벤자민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5경기에 등판해 2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3패 4.10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플렉센의 부상 회복이 늦어졌던 두산은 21일 벤자민과 총액 5만 달러에 6주 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으로부터 연장 계약을 선물 받은 벤자민은 21일 NC와의 홈경기에서 한국 복귀 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벤자민은 8회까지 단 78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2사사구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첫 승을 따냈다. 벤자민은 삼자범퇴 이닝이 2번 뿐이었고 선두타자 출루도 5번이나 허용했지만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 연속 병살을 잡아내며 다양한 구종으로 뛰어난 땅볼 유도 능력을 과시했다.
사실 벤자민은 8회까지 투구 수가 78개에 불과했기 때문에 KBO리그에서 첫 완봉을 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지만 김원형 감독은 9회 이영하를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벤자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점수차가 컸다면 몰라도 팀 승리가 우선이고 불펜 투수들을 믿었기에 아쉬움은 없다"고 밝혔다. 두산은 안정된 투구에 팀을 생각하는 좋은 마인드까지 갖춘 최고의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와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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