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DDR4가 더 비싸지는 '기현상'…中 반도체 굴기 탓?

3분기 DDR4·GDDR7 가격 급등 예고…삼성·하이닉스는 DDR5로 '초격차'
中 CXMT, 제재에도 2028년까지 생산능력 2배 확대…'반도체 전쟁' 2라운드
[이포커스PG]

[이포커스] 글로벌 D램 시장에서 구세대 제품인 DDR4 가격이 신제품인 DDR5를 넘어서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익성 높은 DDR5·HBM(고대역폭메모리)으로 생산을 집중하며 DDR4에서 전략적으로 발을 빼는 '질적 성장'에 나서자 단종을 앞둔 제품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틈을 타 중국의 D램 굴기를 이끄는 CXMT(창신메모리)는 미국의 제재에도 아랑곳없이 자국산 장비를 동원해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며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D램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한·중 반도체 전쟁'이 세대교체를 기점으로 2라운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귀한 몸' 된 DDR4…K반도체의 '출구전략'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D램 계약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생산 종료가 공식화된 DDR4와 AI(인공지능) 가속기용 GDDR7의 가격이 큰 폭으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현물 시장에서는 가격 역전 현상이 뚜렷하다. 6월 초 기준 일부 DDR4 칩은 DDR5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대표 제품인 'DDR4 1Gx8'의 현물가는 최근 일주일새 11.8%나 급등했다.

이러한 기현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출구전략'의 결과다. 양사는 DDR4 생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내년 완전 단종을 계획하고 있다. 대신 첨단 공정 전환을 통해 DDR5와 HBM 생산을 늘려 제품 믹스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공급을 인위적으로 줄여 구세대 제품의 수익성을 마지막까지 극대화하는 동시에, 기술 '초격차'를 벌려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일부 수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들의 D램 수급 상황은 공정 전환에 따른 공급 축소 효과로 매우 양호할 것"이라며 "DDR5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中 CXMT의 무서운 추격…'자립'으로 제재 넘는다

'K-반도체'가 질적 성장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의 CXMT는 미국의 제재를 비웃듯 공격적인 양적 팽창에 나서고 있다.

CXMT는 현재 월 21만장(웨이퍼 투입 기준) 수준인 D램 생산능력을 2025년 말 30만장, 2028년에는 40만장까지 두 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DDR4 비중을 줄이고 DDR5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산 장비에 의존하는 '기술 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HBM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올해 말 HBM2E를 소규모로 생산하고, 자체 TSV(실리콘관통전극) 기술을 구축해 차세대 제품인 HBM3 개발에 나선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 변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치밀한 추격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D램 시장의 세대교체기에도 한국과 중국의 전략적 셈법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향후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양국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포커스 곽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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