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시 ‘돈을 푸는 실험’에 나선다. 이번엔 대도시가 아니라, 사라져가는 농촌이 그 무대다.
2026년부터 전국 7개 군 — 연천, 정선, 청양, 순창, 신안, 영양, 남해 — 에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 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2년 동안 매달 15만 원씩을 지역화폐로 받는다.

“돈이 지역 안에서만 돌게 하자”
이 지원금은 현금이 아닌 지역화폐로만 쓸 수 있다. 대형마트나 온라인몰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고, 오직 지역 상점·시장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즉, A씨가 지역화폐로 밥을 사면 식당 주인의 매출이 오르고, 식당 주인이 다시 지역 가게에서 소비하는 식으로 돈이 지역 안에서 순환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일회성 복지보다 지속적인 지역경제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연천에서 시작된 실험, 전국으로 번지다
사실 이번 정책은 새로 생긴 게 아니다.경기도 연천군에서 이미 시범적으로 진행된 프로젝트가 있었다.
당시엔 “현금 퍼주기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예상 밖의 변화가 있었다. 주민들의 생활 만족도와 정착 의지가 높아졌고, 인구 유출이 다소 줄었다. 정부가 이번에도 연천을 포함시킨 이유다.

“3차 소비쿠폰?” 이번엔 일회성이 아니다
정책의 구조는 코로나 시절 지급됐던 ‘소비쿠폰’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지속성’에 있다. 매달 꾸준히 지급되는 만큼, 단기적 소비 촉진이 아닌 장기적인 지역경제 회복 효과를 노린다.
일부에서는 이를 “사실상 3차 소비쿠폰”이라 부르기도 한다.

남은 과제는 ‘효과’와 ‘형평성’
물론 우려도 있다. 지역화폐 사용이 불편해 활용률이 낮아질 수 있고, 지정된 7개 군 외 지역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또 “매달 15만 원이 과연 지역경제를 실질적으로 움직일 만큼의 금액인가”라는 의문도 있다.

사라져가는 농촌, 지금 필요한 건 ‘버틸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은 지금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인구 감소, 고령화, 일자리 부족이 동시에 맞물린 현실 속에서이번 실험은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농촌이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버팀목’을 세우는 시도다.
2년간의 실험이 끝났을 때, 이 제도가 ‘세금 낭비’로 남을지, 아니면 농촌을 살린 성공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멈춰 있던 농촌의 시간이, 이번엔 정말 다시 움직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