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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없는 아틀라스, 팰리세이드·텔루라이드의 벽을 넘을 수 있나
북미 대형 SUV 시장에서 폭스바겐 아틀라스가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 텔루라이드에 밀려 추락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경쟁력 문제를 넘어, 하이브리드 전략의 지각 대응과 재무 위기가 맞물리며 폭스바겐의 북미 SUV 전략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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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량 격차, 숫자가 말한다
2025년 북미 3열 대형 SUV 세그먼트에서 아틀라스의 연간 판매량은 약 7만1천 대에 그쳤다. 반면 기아 텔루라이드는 미국에서만 약 12만3천 대, 현대 팰리세이드는 약 11만4천 대를 기록하며 아틀라스를 크게 앞섰다. 2026년 들어서도 텔루라이드는 1월 한 달에만 9,424대, 팰리세이드는 8,604대가 팔렸으며, 아틀라스의 2026년 상반기 누적 판매는 1만6천 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17년 출시 당시 '독일차가 만든 미국형 SUV'로 주목받았던 아틀라스는 어느새 시장 점유율 7~8위권으로 밀려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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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리드 부재, 치명적 약점
현대·기아가 공략한 핵심 무기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2.5L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334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면서도, 복합 연비 14.1km/L(도심 14.5km/L, 고속도로 13.6km/L)를 달성했다. 이는 동급 가솔린 모델(복합 9.7km/L) 대비 45% 이상 높은 효율이다. 기아 역시 텔루라이드 2세대 완전변경 모델에 하이브리드를 탑재하면서 복합 연비 약 14.9km/L를 실현했고 1회 주유 시 965km 이상의 주행이 가능해졌다. 기아는 2025년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전년 대비 23.7% 급증한 45만4천 대를 기록하며 친환경 모멘텀을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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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2027년형 신형 아틀라스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282마력 2.0L 터보 4기통 단일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전부다. 컨슈머리포트는 아틀라스의 실연비가 20MPG(약 8.5km/L) 수준으로 동급 최하위권이었다고 지적하면서, 토요타·현대·기아 등 주요 경쟁사들이 이미 30MPG 이상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공하고 있는 현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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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7년형 아틀라스,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
2026년 3월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된 2027년형 아틀라스는 디자인을 전면 쇄신하고 최대 15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무선 스마트폰 충전 등 편의사양을 강화했다. 차체는 굵직한 박스형 비례를 유지하면서 3열 전 좌석의 실내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했다. 엔진은 기존 대비 13마력이 향상됐고 연비도 개선됐다고 폭스바겐 측은 밝혔으나, 구체적인 공인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도입 시기와 관련해 폭스바겐은 "향후 미드사이클 페이스리프트 시점에 풀 HEV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 폭스바겐의 공식 로드맵상 아틀라스 하이브리드 출시는 2029년경이 될 전망으로, 텔루라이드·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비해 최소 3~4년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폭스바겐은 티구안 하이브리드도 병행 개발 중이라고 밝혔으나, 아틀라스 하이브리드의 시장 경쟁력 확보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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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바겐 그룹의 재무 위기
아틀라스의 제품 전략 문제만이 아니다. 폭스바겐 그룹의 재무 상황도 심각하다. 2025년 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89억 유로(약 13조3천억 원)로, 전년(191억 유로) 대비 53% 급감했다. 그룹 영업이익률은 2.8%로 추락하며, 2024년 5.9%에서 반토막이 났다. 미국 관세 부담, 중국 시장 경쟁 심화, 소프트웨어 개발 지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폭스바겐은 2026년 영업이익률을 4~5.5%로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나, 현재 아틀라스에 투입할 수 있는 연구개발 재원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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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사의 공세는 계속된다
기아는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에서 텔루라이드 판매가 50% 이상 증가한 18만 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캐즘 속에서 하이브리드 수요가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흐름도 기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하이브리드 판매는 87% 급증하며 점유율 6.4%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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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라인업 본격 확대를 예고했으며, 팰리세이드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의 흥행을 바탕으로 북미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 상황에서 아틀라스가 하이브리드 없이 단일 가솔린 엔진만으로 두 경쟁 모델을 상대해야 하는 기간은 최소 3~4년이 더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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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시장 출시 전망
아틀라스는 2025년 5월 국내에 처음 출시됐다. 출시 첫 달 24대에 그쳤던 판매량은 같은 해 12월 271대로 11.2배 증가하며 가솔린 수입차 월간 판매 2위까지 올랐고, 2026년에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북미 시장과 달리 팰리세이드·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와의 직접 비교보다 수입 대형 SUV라는 포지셔닝이 어느 정도 통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판매 경쟁에 나선다면, 하이브리드 옵션이 없는 아틀라스에 대한 소비자 선택은 점점 더 제한될 수 있다. 폭스바겐이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북미와 마찬가지로 전동화 로드맵의 조기 현실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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