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산 썼다더니 사실은 중국산? 폴리코사놀 '가짜' 원산지 주의보

'콜레스테롤'과 '혈압' 두 가지를 모두 개선하는 데 도움 되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가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개별인정원료)이다. 지난 200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원료에 대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과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 원료의 주성분인 폴리코사놀은 '사탕수수'의 껍질에서 추출한다. 폴리코사놀을 먹으면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은 늘리면서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나와 있다. 원재료인 사탕수수는 세계적으로 쿠바산이 가장 유명한데, 이는 쿠바산 사탕수수 껍질 속 폴리코사놀의 품질이 타지역의 것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면서다.
그런데 최근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의 효과가 입소문 나면서 원산지를 쿠바산으로 속인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이들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으로, 대부분이 '과·채 가공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예로 제약기업 'A'사와 'J'사, 종합식품기업 'D'사뿐 아니라 유명 배우가 광고모델인 비타민 전문기업 'B'사에선 '쿠바산 폴리코사놀 사탕수수'를 원산지라고 안내했지만, 언급된 원산지증명서와 구매계약서가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들은 미국의 원료공급업체 'C'사로부터 폴리코사놀 원료를 받아 '쿠바산'임을 강조하면서 광고·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계약재배를 통해 검증된 쿠바산 사탕수수 사용", "쿠바산 사탕수수 왜 최고일까요?", "가장 많았던 질문, 100% 쿠바산 사탕수수로 추출된 폴리코사놀인가요?", "쿠바 100% 사탕수수는 전 세계, 단 0.4%만 유통됩니다", "장수의 나라 쿠바산 폴리코사놀, 차원이 다른 건강함", "쿠바산 100% 사탕수수 원물 인증 및 미국 원료사 제조 인증" 등이 실제 사용된 광고문구다.

하지만 미국 C사는 최근 "원산지증명서와 구매계약서가 중국 자회사 직원이 위조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쿠바산 폴리코사놀의 한국 독점 판매기업인 레이델코리아가 네이버·쿠팡 등에서 쿠바산 사탕수수 추출물이라고 광고하는 제품들의 원료공급업체인 C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받은 서면 답변에서 드러났다.
레이델코리아 관계자는 12일 머니투데이에 "미국 C사의 공식 확인서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소재 자회사 직원인 A씨가 쿠바 원산지증명서나 구매계약서를 허위로 위조했다고 실토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동안 국내업체들은 세관 통관 서류, 각국 발행 원산지 증명서 등의 객관적인 증빙서류가 아닌 허위로 위조된 업체 문서만으로 온라인 쇼핑몰에 '사탕수수 원료가 100% 쿠바산'이라고 대대적으로 광고했고, 심지어 제품에 '쿠바산'이라고 표시해 판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원산지는 쿠바가 아닌 중국산이라는 정황도 드러났다. 미국 물류 전문사이트(ImportY***, ImportGe****)를 통해 C사가 2017년부터 수입한 폴리코사놀 원료 공급처를 조회하면 C사는 '사탕수수 왁스 파우더(폴리코사놀)'를 오직 중국 C사에서만 수입했다'는 내역이 확인된다. 이병구 대표는 "미국 C사 원료는 쿠바산도 아닐뿐더러 중국산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C사 원료를 독점 수입해 국내 제조사에 공급하면서 자체 제품도 생산한 국내 기업 'P'사 역시 중국인 A씨의 허위 원산지증명서를 마케팅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미국 C사가 위조 사실을 확인해 한국 P사에 '쿠바산이라는 원산지 표기를 삭제할 것'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여전히 쿠바산으로 광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산지를 허위로 표기하면 '대외무역법 제33조', '원산지표시법 제6조'에 따라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이를 오인·혼동하게 한 표시 행위'로 인정되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허위 원산지를 광고·표시한 식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제품 보관 여부와 상관없이 구매내역만 있으면 소비자기본법 및 표시 광고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제조사·판매처에 전액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같은 원산지 허위표시 제품을 먹고 건강상 위해가 나타나면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 제조사·판매처에서 환불을 거부하거나 손해배상에 미온적이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업체당 피해자가 50명이 넘으면 집단 분쟁조정 절차를 착수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 업계 한 관계자는 "이처럼 위조된 원산지 표시 제품이 판매될 수 있던 건 똑같은 원료명(폴리코사놀)을 사용하더라도 규제와 관리·감독이 까다로운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이기 때문"이라며 "관계 당국에서 원산지 표시, 소비자 기만행위에 대해 철저한 사실조사를 통해 위법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강력하게 조치하고, 이미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는 전량 리콜, 잔여 제품 폐기, 환불, 손해배상 같은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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