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형님 납치해서 진격의 거인 성지순례한 썰

조회 42025.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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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후쿠오카현 쿠루메시에서 시작된다.

원래는 이것보다 더 빠른 기차를 타야했으나 전날 또 술퍼마시고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히타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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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서 내리자마자 반겨주는 건 온천만 가지고는 안된다고 한탄하는 에렌 예거의 모습...

작가인 이사야마 하지메가 애향심이 정말 강했는지 지역발전을 위해 온갖 헌신을 다했다는 것을 히타에 도착하자마자 알 수 있게 된다.

토리야마 센세도 비슷한 일을 행하셨다면 나고야도 정말 개꿀잼 도시였을텐데 ㅠ 라는 말은 하면 안되겠죠?

아무튼 역에 내리자마자 라틴아메리카계의 형님과 만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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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봐도 진격의 거인 보러 오셨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었다

평소에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거는 일이 별로 없는 본인임에도,

예전에 도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멕시코 사람들과 가라오케에서 신나게 챠라헷챠라를 부른 적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인싸 바이브는 익히 경험해본 적이 있었기에

그냥 냅다 나이스 티셔츠 하고선 말을 걸게 되었고, 얘기하다보니 오늘 일정이 겹칠 것 같아 그냥 동행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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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성지이기 때문에 팬들이 조사병단 망토를 두르고 놀러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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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이사야마 하지메의 친구가 한다는 식당이 있었고, 둘 다 점심을 먹지 않았기에 그 곳으로 향했다.

벚나무처럼 보이는데 벚꽃철이 되면 참 예쁠 것 같다는 얘기 하고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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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어디다 잡았냐 물어보니 히로시마에서 당일치기로 왔다고 한다

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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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근교여행 (히타)

히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2시 반을 넘어가고 있었는데, 17시까지 다시 히타역으로 돌아와야하는 타임어택이 시작되었는데

이 형님은 일본 시골의 끔찍함은 꿈에도 모르고, 나는 할 수 있다며 자신감으로 가득차있던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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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향한 식당은 토리센이라는 곳.

가라아게를 전문으로 하는데, 무려 지자체에서도 인정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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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 들어오니 정말로 하지메 작가가 엄청난 푸쉬를 해주고 있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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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아게 정식 ㅅㅌ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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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몇 대 없는 버스를 놓쳐서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가게 되었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버스를 타보니 요금이 마냥 싸진 않아서 그냥 택시 타고 가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은 선택지일수도 있겠다 싶다.

지자체에서 택시회사랑 제휴를 하는지 뮤지엄이랑 오야마댐을 묶어서 운행하는 코스도 있고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타는 택시보다는 싼 편이다.

10km 달리고 3000엔인가 그랬음. 우리나라도 요새 한 2만원 나오지않나 싶은데 일본 택시비 무지막지한 거 감안하면 생각보다... 라는 말이 나올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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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강추하는 건 자전거 렌탈. 1시간에 300엔인데 추가 1시간마다는 200엔씩. 하루 통째로 렌탈하는 건 1000엔임

역에서 진격의 거인 뮤지엄까지 10km 정도 거리인데 못 갈 정도는 아니지않나 싶다

애초에 히타시에서도 갈만한 거리라고 생각하니까 자전거 렌탈 서비스도 하는 거겠지

물론 댐까지 가는 건 고역이긴 하겠다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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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아저씨께 진격의 거인 관련 관광시설을 세우고나서 관광객이 늘었는지 물어봤는데 꽤 늘은 것 같다고 한다

원래도 마메다마치 라는 관광명소나 온천이 있기는 했는데, 솔직히 그거로는 지금 시대에 임팩트가 모자란 감이 있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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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출구로 들어와버렸다

어린 아이가 뮤지엄 안에서 사진도 찍고 하던데, 한국에서는 어쨌든 청불인 애니이다보니 이게 맞나 싶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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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러가지 팻말들이 있는데

역시 '심장을 바쳐라' 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는 게 가장 무난하지않나 싶다

그 와중에 멕시칸형님 갤럭시 플립 쓰는 거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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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도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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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본격적인 뮤지엄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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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팬이라면 무조건 방문해볼만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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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을 보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을 꼽자면 나는 짐승거인의 첫 등장을 뽑겠습니다

격하게 공감하는 멕시칸 형님

여기에 한국에서는 지크 예거가 전직 대통령 어쩌고저쩌고 밈을 알려주니까 배꼽잡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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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메 작가가 사용했던 책상

뒤에는 일본어와 그 외 여러 나라 언어들로 번역된 진격의 거인 단행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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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장 에렌이 역시 퇴폐미가 지림;;

뮤지엄을 다 둘러보고 근처의 또 다른 성지인 댐에 가려고 하니까, 이것도 택시 아니면 갈 방법이 없어서

택시를 부르려고 하는데, 둘 다 국제전화를 못 쓰는 상태라 택시를 못 부르는 것이었다.

이미 라틴 아메리카의 인싸기운을 잔뜩 받은 나는 다짜고짜 뮤지엄 직원께 고개숙여 혹시 택시 한대만 잡아줄 수 있겠냐 부탁했는데,

택시회사도 바빠서 전화가 어려운지 한참동안 연결이 안됐는데, 그러면 전화 걸어봤는데 없다네요 하고 신경 끄실 법도 한 걸

미친 친절함으로 끝까지 전화 걸어서 택시 잡아주신 걸로도 모자라, 국적도 서로 다른 분들끼리 와줘서 정말 고맙다며 택시타는 곳까지 바래다주기까지 해서

일본여행 처음 온 이 멕시코 형님은 크게 감동을 받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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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해서 온 다음 장소는 오야마 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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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에렌, 미카사, 아르민의 동상과 초대형 거인의 그 구도를 재현한 현장이다.

여기 보고나서 다시 뮤지엄으로 돌아간 뒤, 버스타고 히타역으로 가려는데

아차차 또 교통수단이 없네 ㅋㅋㅋㅋ

그래서 댐 보러온 모녀 관광객한테 또 택시를 불러 줄 수 있냐 부탁했더니 이 분들은 아예 우리도 어차피 뮤지엄 가던 길이라며 차를 태워주시게 되었고

멕시코 형님은 첫 일본여행에서 겪은 슈퍼 친절함에 크게 日뽕을 맞으셨다는 후기를 남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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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에 돌아와서는 버스를 타고 역으로 돌아가는데, 버스 안에서도 혼자 온 젊은 여자 관광객과 스몰토킹 조지면서 훈훈하게 히타역으로 복귀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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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까지 돌아가는 전철을 타야한다는 멕시코 형님의 타임어택은 약 1시간이나 여유있게 패스하게 되었고

인스타그램을 교환하고 우리는 헤어졌다.

헤어지면서 '나는 일본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 당신의 이번 여행이 정말 즐거웠으면 좋겠다' 고 말했는데

나중에 '나의 첫 일본여행은 한국인인 당신을 만난 날이 가장 즐거웠다' 라는 DM이 날아와서 크게 감동한 것이었다...

그리고나서 결국 이 형님은 대체 뭐하는 사람이었을까 하고선 인스타 피드를 알아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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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알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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