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가꿨더니 근력 크게 개선”…마비노인 재활 돕는 치유농업 동작 개발

농진청, 상·하체 근육 활성에 좋은 치유농업 동작 7종 개발
근력·보행능력 대조 집단 대비 각각 39.3%·7.4% ↑
“노인 이용 쉽도록 사회서비스 연계 방안 마련할 계획”

한쪽 몸 불편한 노인의 재활을 돕는 치유농업 동작 7종이 개발돼 주목된다. 농촌진흥청

한쪽 몸이 불편한 노인에게 채소·꽃·인삼 등 작물 가꾸기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게 한 결과, 다른 운동을 개별적으로 시행한 노인보다 근력이 40% 가까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한쪽 몸이 불편한 편마비 노인을 위해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신체적‧정서적 재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실증했다고 최근 밝혔다.

편마비는 여러 요인에 의해 신체에 발생한 장애 증상을 말한다. 응급질환 중 하나인 뇌졸중이 발생하면 뇌 한쪽이 손상되고, 그에 따라 반대 측 신체가 마비되고 퇴화하는데 편마비가 대표적 사례다. 

뇌졸중 발병 후 6개월간 정밀 병원 치료를 받는 환자 중 10%는 정상범위로 회복되지만, 그렇지 못한 때에는 여생을 재활 치료에 의존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편마비 장애 환자를 위한 재활 연구는 신체·심리·감각 등 여러 방면에서 이뤄져 관리 방법도 정립돼 있다. 하지만 환자가 재활병원에 자발적으로 방문해야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 탓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도 많다. 

실제로 2022년 이뤄진 통계청 조사에서 '재활 운동을 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69.6%로 높은 비율을 보인 바 있다.

농진청은 대상자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재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채소·꽃·인삼 가꾸기 등 농업 활동 중심의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프로그램은 ▲양손으로 분무기를 사용해 물을 주는 동작 ▲모종삽을 사용해 고랑을 만드는 동작 등 7종의 동작을 반복하게 함으로써 상·하체 근육이 활성화하도록 구성했다. 

농진청은 이를 장애인복지관을 이용하는 65세 이상 편마비 노인 30명에게 16회에 걸쳐 적용했다. 그 결과 참여 노인은 일반 복지관에서 매일 개별 운동을 수행한 대조 집단보다 마비된 쪽의 근력이 약 39.3%가 향상됐다. 

프로그램 수행 과정에서 치유 농장을 걸어 다닌 덕분에 보행 능력도 대조군보다 7.4% 개선됐다.

후천적 장애의 일종인 편마비 환자가 겪는 심리적 불안이 개선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대상자들의 자아 존중감은 참여 전 28점에서 참여 후 31점으로 10.7% 향상됐다.

농진청은 재활 치유농업 프로그램은 노인 대상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그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노인은 “식물을 본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기분이 좋아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다. 

김광진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장은 “자연스럽게 마비 측 신체를 사용하게끔 양손을 움직이는 농업 활동을 반복하다 보니 재활 운동 효과를 본 것 같다”며 “재활을 희망하는 편마비 노인이 프로그램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를 통해 보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