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의 소음이 귀를 떠나지 않을 때가 있다. 사람 사이를 오가며 내 속도마저 잊고 살아갈 때, 가만히 나를 놓아줄 수 있는 길이 그리워진다. 경남 의령의 ‘스트로브잣나무길’은 바로 그런 마음을 조용히 받아주는 공간이다.
초록빛 시간 속을 걷는 산책

이 길은 의령군 벽화로 629-12, 덕곡서원 앞에서부터 시작된다. 왕복 약 2km 정도의 짧지 않은 거리지만, 걷는 내내 한 순간도 단조롭지 않다. 길을 따라 쭉 뻗어 선 스트로브잣나무들은 그 자체로 터널을 만들고, 그 속을 걷다 보면 어느새 일상의 생각들이 한 발 뒤로 물러나 있다.
잣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수종이다. 그래서일까, 이곳을 걷는 순간 풍경은 낯설도록 이국적이고, 공기 중에 감도는 잣나무 특유의 향까지 오감으로 기억에 남는다.
가족 누구나 함께 걷는 평탄한 길

이 산책로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에게나 열린 길이라는 점이다. 경사 없이 평탄하게 조성된 이 길은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다.
중간중간 설치된 벤치와 전망대는 잠시 쉬어가기에도 제격이며, 그늘 아래 앉아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바라보는 일은 그 자체로 충분한 힐링이다. 산책로 초입에는 방문객을 위한 화장실과 작은 쉼터,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어 누구든 편하게 머무를 수 있다.
천천히 걷는 길에서 마주하는 자연의 대화

의령천은 산책로를 따라 조용히 흐른다. 물빛은 햇살을 머금고 반짝이고, 바람은 잎 사이를 가르며 소리를 만든다. 관광지가 아닌, 살아 있는 자연 그 자체가 온전히 경험되는 곳. 그래서 스트로브잣나무길은 “걷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는 길”이다.
도심에서는 너무 많은 정보와 소음에 눌려 감각이 무뎌지지만, 이곳에서는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만해진다. 굳이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아도 걷기만 해도 여행이 되고, 쉼이 된다.
덕곡서원, 그리고 나무 아래 그늘

산책이 끝나면 덕곡서원 앞 그늘 아래서 잠시 앉아보자. 차가운 그늘, 나뭇잎 그림자가 바람에 흔들리는 걸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맑아지는 기분이다. 여느 명소처럼 화려하거나 유명하진 않지만, 그래서 더 오래 기억되는 풍경이 있다. 의령 잣나무길이 바로 그런 장소다.
6월, 초여름의 산들바람이 길을 감싸는 지금 이 시기가 걷기에 가장 좋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 하루의 시작과 끝을 이 길 위에서 맞이해보자.
여행 정보

- 장소: 경남 의령군 벽화로 629-12 (덕곡서원 앞)
- 코스: 덕곡서원 → 스트로브잣나무 산책길 왕복 2km
- 시설: 초입 화장실, 쉼터, 벤치, 전망대, 무료 주차장
- 특징: 경사 없는 평탄한 길 / 가족, 어르신 동반 산책 적합
바쁘게 흘러가는 삶 속에서 잠깐 멈추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의령 스트로브잣나무길을 기억해두자. 걷는 내내 말을 걸어오지 않아도 무언가를 전해주는 길, 그 위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면, 잊고 있던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오늘 소개한 곳외에도 경남에는 가볼만한 곳이 많은데요. 아래 기사를 참고하셔서 더 알찬 여행 계획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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