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투자 상품있다” 속여 35억 챙긴 ‘보험왕’…회사는 “책임 없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3. 14.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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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명보험회사의 ‘보험왕’까지 된 설계사가 고수익 상품이 있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35억원을 받아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 = MBN 뉴스 영상 갈무리]
한 생명보험회사의 ‘보험왕’까지 된 설계사가 고수익 상품이 있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35억원을 받아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회사 책임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개인 일탈이라며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일 MBN 보도에 따르면, 경기 시흥경찰서는 이날 고수익 투자 상품을 빌미로 고객들로부터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보험설계사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고객들에게 무이자로 보험 대출을 받은 뒤 보험사 상품에 가입하면 연이자 10%를 보장해 준다고 속이고 돈만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A씨의 제안은 모두 거짓이었다. 이자대출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10%대 고이자였고, 투자하라고 한 신탁 상품은 존재하지도 않은 데다 증서도 가짜였다.

같은 수법으로 당한 피해자는 30명이 넘고 피해액도 약 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무이자로 속아 받은 대출 이자까지 떠안았다.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안 피해자들이 신고했고, A씨는 피해자들의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인 지난달 초 경찰에 자수했다.

피해자들은 A씨가 속했던 H생명보험 측에 항의했지만, 책임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H생명보험 측은 MBN과의 인터뷰에서 “설계사 개인의 일탈이고, 개인적으로 저지르는 사기 행위까지 통제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회사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피해자들이 A씨를 H생명보험 소속으로 여겼거나, 그의 행각을 H생명보험 상품 관련 업무로 여겼다면 회사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2020년 법원은 삼성화재 보험설계사가 저지른 보험 사기에 삼성화재 측도 책임이 있다며 피해액의 50%를 배상하라고 선고한 바 있다.

경찰은 “A씨가 빼돌린 돈의 사용처와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A씨에 대한 구속 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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