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일본이 침몰한다는 내용 담은 영화

[N년 전 영화 알려줌 #83/8월 31일] <일본 침몰> (Sinking of Japan, 2006)

17년 전 오늘(2006년 8월 31일), 일본 열도가 바닷속으로 가라앉는다는 내용의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일본 침몰>이 국내에 개봉했습니다.

일본 스루가만에서 강도 10이 넘는 대지진이 발생하고, 미국 지질학회는 일본 열도가 40년 안에 침몰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합니다.

하지만 일본의 지구과학자들이 독자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338일 후 일본이 침몰할 것이라는 결과를 얻죠.

그러자 정치권 각료들은 국민을 외면한 채 해외로 도망갑니다.

불안감에 휩싸인 국민도 비행기와 배로 일본을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경쟁을 벌이는데요.

그 와중에 '타도코로 유스케'(토요카와 에츠시)는 일본 열도를 구할 수 있는 묘안을 짜냅니다.

일본 열도와 플레이트 사이에 핵폭탄 이상의 위력을 가진 폭약을 투하해 열도와 플레이트를 분리한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1차 시도에서 대원과 함께 폭약을 잃어버리고 말죠.

이에 잠수정 파일럿 '오노데라 도시오'(쿠사나기 츠요시)가 총대를 메고 구형 잠수정을 타고 심해로 들어갈 것을 결심합니다.

1973년 출판 이후 400만 권이 넘게 판매된 일본 SF문학의 거장 코마츠 사쿄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일본 침몰>은 그해 연말 당시 사상 최고인 50억 원이라는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당시 6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400억 원이라는 흥행 수익을 기록한 영화는 일대 사회 현상이 되면서 거대한 붐을 일으켰죠.

리메이크가 되면서, 믿을 수 없는 상황을 '앞으로 일어날 일'로 믿게 하기 위해서 특수효과와 대규모 촬영을 위한 환경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일본 특수효과계의 거장 오노우에 카츠로와 카미야 마코토 등 일본을 대표하는 굴지의 특수효과팀이 참여했죠.

또한, 육상자위대, 해상자위대, 항공자위대 등 사상 유례없는 협력과 방위청, 도쿄 소방청,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어져 국가에 불어 닥친 '침몰'의 위협과 재해의 공포를 생생히 그려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는데요.

이에 관객들은 후지산, 히가시 혼간지와 같은 일본의 명소들과 도쿄타워, 모리타워, 레인보우 브릿지 등 유명 건축물이 모조리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직접 목도할 수 있게 됐죠.

그렇게 1973년 영화는 허영으로 가득 찬 일본과 일본인에 대해 영화라는 형태를 빌어 사치에 대한 경고와 일침을 가했다면, 2006년 <일본 침몰>은 거기에 인간에 대한 철학까지 더해졌죠.

침몰이라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배경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동시에 무관심과 자기중심주의가 팽배한 현재,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일본 침몰>은 국내 개봉을 앞두고 '1억 2,000만 최후의 날 생생히 담은 포스터 공개', '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은 가라앉고 있다', '침몰의 현장, 눈으로 확인하라', '일본 총리 가장 먼저 사망' 같은 자극적인 멘트를 홍보에 활용했는데요.

대표적으로 각 포털 사이트에서 "일본이 침몰한다면 당신은?"이라는 설문 조사를 걸고, 54%의 네티즌들이 '일본을 도와주지 않겠다'를 선택했다는 것을 홍보에 사용하기도 했죠.

그렇게 <일본 침몰>은 국내에서 94만 관객을 동원하며, 나름의 소소한 흥행을 기록한 작품이 됐습니다.

<일본 침몰> -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스트리밍)

일본침몰
감독
히구치 신지
출연
쿠사나기 츠요시, 시바사키 코우, 토요카와 에츠시, 다이치 마오, 오이카와 미츠히로, 후쿠다 마유코, 요시다 히데코, 에모토 아키라, 쿠니무라 준, 이시자카 코지, 무사카 나오마사, 테즈카 토루, 오오쿠라 코지, 하나바라 테루코, 와쿠이 에미, 나가야마 아이코, 엔도 켄이치, 무라스기 세미노스케, 카토 타케시, 키타무라 카즈오, 야지마 켄이치, 오구치 히로시, 이시다 타로, 나미키 시로, 마츠오 타카시, 피에르 타키, 사토 에리코, 츠다 칸지, 이케다 나루시, 기무라 타에, 마에다 아이, 야마다 타츠오, 후쿠이 하루토시, 안노 모요코, 안노 히데아키, 토미노 요시유키, 탄바 테츠로
평점
3.3

Copyright © 알려줌 알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2024 ALLYEOZUM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