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 겨냥한 이스라엘… 이란, 정면대결 내몰리나

박화선 기자 2024. 9. 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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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군의 표적공습에 생사불명의 상황에 놓이면서 이란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런 헤즈볼라를 이스라엘이 단순히 약화시키는 것을 넘어 와해시킨다면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힘의 균형에 근본적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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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언론 "이스라엘이 이란에 결투장 던져…엄청난 도박"
레바논 이란대사관 "게임의 규칙 바꾸는 위험한 긴장고조" 규탄
2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던 주민이 휴대전화로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을 비춰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군의 표적공습에 생사불명의 상황에 놓이면서 이란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중동내 친(親)이란 무장세력 연합체 '저항의 축'의 핵심 일원인 헤즈볼라가 자칫 와해될 처지에 몰리면서 맹주인 이란 역시 어떤 식으로라도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란이 1980년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중동의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을 결집해 저항의 축을 결성했고, 헤즈볼라는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2006년 헤즈볼라와 전쟁을 벌였다가 사실상 패배한 이후 20년 가까이 칼을 갈아 온 이스라엘은 참수작전을 통해 불과 일주일 남짓 만에 헤즈볼라 최상층부 요인 상당수를 제거했다.

연합뉴스는 15만발의 로켓과 미사일을 지니고도 속수무책 밀리던 헤즈볼라는 결국 27일(현지시간) 저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에 은밀히 자리한 지휘 본부까지 폭격 당하는 처지가 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결투장을 던졌다"면서 "이스라엘이 확전을 위해 할 수 있는 행동 중 나스랄라 제거 시도보다 더 강력한 건 (이란 수도) 테헤란에 대한 폭격 뿐"이라고 평가했다.

이란이 헤즈볼라를 비롯한 '대리세력'을 조종해 자국을 공격한다고 주장하던 이스라엘이 결국 이란과의 정면대결을 불사하겠다는 의향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폭격은 "엄청난 도박이고, 수년간 지속될 큰 여파를 남길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이란은 그동안 이스라엘이 자국을 직접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억제 수단으로 헤즈볼라를 활용해 왔다.

그런 헤즈볼라를 이스라엘이 단순히 약화시키는 것을 넘어 와해시킨다면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힘의 균형에 근본적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내다봤다.

헤즈볼라 본부 폭격에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에는 이스라엘의 긴 팔이 미칠 수 없는 곳이 없으며, 이는 중동 전체에도 해당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은 올해 4월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이 살해되자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수백 대의 미사일과 자폭 드론(무인기)을 날려보냈다.

다만, 당시 이란은 12일 뒤에야 보복에 나섰고 대부분 미사일이 격추돼 이스라엘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확전을 꺼린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비할 시간을 충분히 줌으로써 수위 조절을 한 결과로 보고 있다.

이란은 지난 7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됐을 때도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보복을 다짐했지만, 아직 실제 행동에 옮기지 않았다.

박화선 기자 hspar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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