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에 마약까지…범죄 총알받이로 이용되는 빈곤 청년들

이준영 2023. 3. 1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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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이스피싱부터 마약 관련 범죄에까지 청년들이 쉽게 가담하면서 범죄 조직의 총알받이로 이용되고 있다.

대부분 빚이 많거나 생계가 어려운 빈곤 청년들로, 죄의식 없이 자발적으로 범죄에 뛰어들고 있어 예방 교육 및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들은 이 같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마약 범죄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이는 범죄 조직이 청년을 총알받이로 삼아 범죄를 더욱 퍼트리고 쉽게 저지르게 된다는 점에서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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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거나 도박 자금 마련하기 위해 범죄 자발적 가담
전문가 "범죄 운반책 등 모집 차단하는 구조 마련해야"
경남경찰, 마약 범죄 조직화한 20명 구속 등 총 100명 검거 [연합뉴스 자료사진]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최근 보이스피싱부터 마약 관련 범죄에까지 청년들이 쉽게 가담하면서 범죄 조직의 총알받이로 이용되고 있다.

대부분 빚이 많거나 생계가 어려운 빈곤 청년들로, 죄의식 없이 자발적으로 범죄에 뛰어들고 있어 예방 교육 및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검거된 보이스피싱 피의자 2만8천988명 중 20대 이하는 1만2천262명으로 42.3%를 차지했다.

30대는 6천211명(21.4%)을 기록해 30대 이하가 전체의 63.7%에 달했다.

이들 대부분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에게서 돈을 받아 조직 총책에게 전달하는 현금 인출책과 전달책들이었다.

청년들은 이 같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마약 범죄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에 마약을 운반해 유통한 18명 중 11명을 구속했다.

마약 운반책 18명 중 30대 이하가 15명이었으며 10대도 1명 포함돼 있었다.

청년들이 이 같은 범죄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을 감수한 돈 때문이다.

주로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현혹돼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일자리 구하듯 스스로 범죄에 가담한다.

2021년 '경찰학연구'에 발표된 '보이스피싱 전달책의 가담 경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총 235명의 보이스피싱 전달책 피의자 중 166명(70.6%)이 구직사이트를 통해 범행에 참여했다.

202명(86.0%)은 직업이 없었으며, 연령별로는 19∼29세가 164명(69.8%)으로 가장 많았다.

SNS에 올라온 고액알바 광고 SNS 속 광고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지금도 SNS 등에 '고수익 알바'라고 검색하면 하루 100만원 이상 일당을 제시하며 범죄를 유혹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번에 경남경찰청이 구속한 20대 마약 운반책은 피의자 조사에서 "이렇게 쉽게 큰돈을 벌 수 있는데 어떻게 힘든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범죄 조직이 청년을 총알받이로 삼아 범죄를 더욱 퍼트리고 쉽게 저지르게 된다는 점에서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관련 범죄로 경찰에 적발되더라도 하부 조직원인 운반책들만 주로 적발돼 '꼬리 자르기'를 통해 범죄를 이어갈 수 있다.

특별한 자격을 요구하지 않고 즉각적인 보상이 이뤄지는 고수익 아르바이트는 고정 수입이 없는 청년들에게 달콤한 유혹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범죄 조직이 각종 범죄 운반책 등을 어떻게 모집하고 활용하는지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를 차단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년들이 범죄에 가담해 얻는 수익이 그 행위로 파생되는 범죄 크기를 키워 개인과 국가 모두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을 정부가 적극 알려야 한다"며 "범죄 생태계로 활용되는 구직사이트를 통한 범죄 모집 광고가 어떤 패턴으로 정형화돼 있는지 분석해 이를 차단하는 시스템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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