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SK하이닉스 40년 상생의 길
이천 사동리~신하리 2㎞ 명예도로명 부여
지방정부, 특정기업 공로 인정…이름 '헌정'
시민들 지지·유대감, 이천시 정착 이끌어 내
민선 8기 이후부터 10개 기업 1조 투자유치
16년간 모은 행복나눔기금, 370억 원 돌파
'AI 반도체 DREAM 버스' 지역학교 순회

AI 산업의 확장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과 경영 행보가 사회적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생산직 채용에 대한 높은 지원율과 기업 이미지의 상승 효과는 산업계 전반의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이천시는 최근 부발읍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일대에 명예도로명을 부여하며 기업의 지역적인 역할과 상생 과제를 구체화 했다.
▲ '에스케이하이닉스로' 명칭 부여·민관 협력의 상징적 조치
이천시가 부발읍 사동리 487에서 신하리 488-1에 이르는 2km 구간에 '에스케이하이닉스로'라는 명예도로명을 행정적으로 부여했다.
폭 20m에 달하는 이 길은 SK하이닉스가 지역 경제와 고용 시장에 미친 영향력을 평가해 결정된 조치다.
이는 법정 도로명과 별개로 지자체가 기업의 역사성과 사회적 헌신도를 평가해 지정한 것으로, 산업단지 조성으로 붙여진 일반적인 명칭과는 궤를 달리 한다.
특히, 지방정부가 특정 기업의 공로를 인정해 도로 이름을 헌정한 것은 민관 상생의 상징적 모델로 풀이된다.
명예도로 명칭 부여는 SK하이닉스가 지역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명시하는 행정적 기록이며, 향후 지속적인 신뢰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분석된다.
▲ 기업 가치 77배 상승 배경·지역사회와의 정서적 유대
이천시와 SK하이닉스의 관계는 입주 기업과 소재지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선다.
시민들의 전폭적 지지와 정서적 유대감은 SK하이닉스가 이천에 뿌리를 내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러한 지역사회의 지지에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시설 투자로 화답했다. 인수 이후 하이닉스는 15년 동안 누적 수십 조를 투자해 M14, M16 등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팹을 연이어 세웠다. 현재, 안정화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마더팹과 AI 메모리 연구·개발 핵심 거점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 결과 기업 가치는 인수 당시 13조 원에서 약 1000조 원 규모로 약 77배 이상 상승했다.
시민이 기업을 지키고, 기업은 성장의 과실을 지역과 나누는 공동 운명체적 행보가 이천시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 도시 지표의 변화·고용 지표 및 재정 건전성 확보
반도체 산업의 정착은 이천시의 정체성을 '쌀과 도자기의 고장'에서 '글로벌 첨단 산업도시'로 재편했다.
막대한 용수와 전력이 필수적인 반도체 공정 특성상 이천시와 SK하이닉스는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사실상 '원팀'으로 협력해 왔다.
그 결과, 이천시는 지난 해 상반기 경기도 내 고용률 1위를 달성했으며,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도농복합도시 평균 대비 2.7배, 재정자립도는 2.1배 수준을 기록 중이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현재까지 10개 기업으로부터 약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산업 거점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 370억 규모 사회공헌·지역 복지 안전망으로 자리 잡은 '행복나눔'
SK하이닉스 경제적 성과는 사회공헌 시스템을 통해 지역사회 복지로 환원됐다.
지난 16년간 구성원들의 자발적 기부와 매칭그랜트로 조성된 '행복나눔기금'은 누적액 370억 원을 돌파하며 지역 복지의 핵심 축이 됐다.
치매 노인 실종 방지를 위한 '행복GPS', 결식아동을 돕는 '행복도시락', 미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하인슈타인' 등도 대표적 사례다.
교육 현장과의 밀착형 협력도 눈에 띈다.


이천쌀문화축제에서 '산업의 쌀'인 반도체 체험존을 운영하는 등 전통 산업과 첨단 산업이 공존하는 상징적 장면을 연출하며 시민과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고 있다.
지역 경제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 '하이로컬 이천' 역시 주목받는 모델이다.
관내 임팩트기업을 대상으로 2000만 원의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고, 상환 완료 시 대출금의 50%를 페이백해 주는 파격적인 금융 지원은 지역 창업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 과제· '관계의 제도화'·'투명성 강화'
40년의 신뢰를 넘어 향후 과제는 상생 시스템의 확립에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전국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브랜드 호감도 설문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브랜드 호감도'가 전국 평균 41.8%, 이천 지역에서는 60.3%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고, '정서적 유대감'에서도 전국 평균 22.3%, 이천에서는 54.4%로 나타났다.
이천 시민들의 기업 호감도는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나,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계의 제도화'가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사안별 협력을 넘어 민·관·기업이 상시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 구축의 필요성을 제언한다.
투자 계획과 인프라 확충 방안을 사전에 공유하고, 용수·전력 사용 및 환경 영향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갈등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반도체 산업 특유의 경기 변동성에 대비해 위기 시 고용 안정 협력 체계를 가동하고, 지역 상생 기금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시스템을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부발읍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SK하이닉스는 이천의 고용과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축"이라며 "명예도로 부여가 기업과 시민이 서로의 역할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천과 SK하이닉스가 구축한 협력 구조는 갈등 관리와 속도전이 중요한 AI 시대의 모범 사례"라며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태계의 완성도를 높여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천시와 SK하이닉스가 써 내려가는 공존의 모습은 산업과 도시가 어떻게 서로를 성장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천=홍성용 기자 syh224@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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