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세련된 디자인·경쾌한 가속력 갖춘 크로스오버…토요타 '크라운'

토요타자동차의 플래그십 모델 '크라운'은 다소 생소한 이름일 수 있지만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지난 1955년 1세대 모델이 최초 출시됐고 2022년까지 67년 동안 16세대로 발전했다. 

국내에는 2023년 16세대 크로스오버 모델이 공식 출시됐다. 트림은 '2.5L 하이브리드 AWD'와 '2.4L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AWD' 등 2개가 있다. 최근 시승한 차량은 상위 트림인 듀얼 부스트였다.

외관은 세단과 SUV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련되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갖췄다. 실내도 깔끔하고 현대적이다. 기존의 보수적인 이미지와는 확실히 결별했다. 

앞좌석 열선·통풍 가죽시트(8방향 전동 조절), 뒷좌석 열선 시트, 전동 트렁크, 파노라마 선루프, 자동 주차 등 기본 사양도 풍부하다. 디지털 계기판은 핵심 정보를 한눈에 보기 쉽게 표시하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 역시 전반적으로 조작이 직관적이다.

특히 공조 조절 기능이 물리버튼으로 따로 배치된 점이 마음에 들었다. 팬 속도나 온도를 바꾸기 위해 여러 화면을 넘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시트 착좌감과 허리 지지성도 좋아서 장거리 주행에서 편안했다. 시트 포지션은 다소 높은 편이었지만 일반 세단이 아닌 크로스오버 스타일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만한 수준이었다. 덕분에 승하차가 편리하고 전방 시야 확보가 우수한 편이다.

차체 크기는 길이 4980mm/너비 1840mm/높이 1540mm다. 휠베이스는 2850mm이다.

준대형답게 2열 공간이 넉넉하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레그룸에 상당한 여유가 있다. 트렁크 용량은 450L로 차체 크기에 비해 약간 작은 편이지만 골프백 4개는 수납할 수 있다.

시승차인 듀얼 부스트 모델의 파워 트레인은 2.4L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과 후륜 e-액슬(전동식 구동축)을 조합했다. 엔진은 최고출력 272마력과 최대토크 46.9kg.m를 발휘하며, 후륜 전기모터를 더하면 총 시스템 출력은 348마력에 달한다. 

크라운은 공차 중량이 1980kg로 무거운 편임에도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초 안팎으로 가속할 수 있을 만큼 경쾌한 성능을 보여준다. 동급에서는 상위권에 속한다.

시승 당시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니 주저함 없이 쭉 치고 나갔다. 덩치에 비해 체감 가속력이 좋은 편이었다. 

일반적인 승차감과 주행성능도 수준급이다. 처음엔 크라운이 부드럽고 정숙한 자동차로 승차감은 좋지만 주행 재미는 부족할 거라 생각했지만 절반만 맞았다. 상당히 재미 있는 차량이었다.

크라운은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AVS)이 적용돼 도로 상황에 맞게 쇽업소버 감쇠력을 즉각적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갖췄다. 마치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한 듯이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면서도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코너를 돌 때 감쇠력을 높여 좌우 기울어짐도 억제해 준다.

실제 시승 당시 예상 밖으로 가속뿐만 아니라 코너링에서도 상당히 민첩한 성능을 보여줬다. 물론 코너에서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면 차체 중량이 2t에 달하고 높이가 있기 때문에 기울기가 커졌다. 물리법칙을 완전히 거스를 수는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듀얼 부스트는 348마력을 발휘하며 초반부터 풍부한 토크가 즉각적으로 전달된다. 엔진은 부드럽고 직관적인 6단 자동변속기와 뛰어난 조화를 이뤘고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반응속도는 기대 이상으로 빠른 편이었다.

크라운의 공인 복합연비는 11km/L(도심 10km/L, 고속도로 12.5km/L)다. 시승 당시 연비는 주행 상태에 따라 차이가 컸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과 코너링을 많이 했을 때는 8km/L대, 노멀 모드로 고속도로 정속주행 위주로 했을 때는 15km/L를 넘어갔다.

시승을 마치고 최종적으로는 13.2km/L가 나왔다. 차량 무게와 21인치 타이어를 감안하면 꽤 좋은 편이었다. 만약 연비에 중점을 두는 운전자라면 복합연비 17.2km/L인 하위 트림 2.5L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사실 과거의 크라운은 완성도 높고 편의 사양이 풍부했지만 어느 정도 나이든 사람들이 타는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이런 오래된 고정관념은 모두 버려야 할 듯하다. 

16세대 신형 크라운은 완전히 새롭게 재해석된 모델이 됐고 젊은 세대에게도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을 정도로 바뀌었다. 그만큼 다양한 매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크라운 가격은 2.5L 하이브리드가 5883만원, 2.4L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가 6845만원이다.

/지피코리아 경창환 기자 kikizenith@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토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