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미 금리 인하, 증시에 호재"…코스피 반등 이끌 종목은?

김사무엘 기자 2024. 9. 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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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기가 양호한 상황에서 선제적 금리 인하로 인해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성장주와 바이오 등 금리 인하 수혜주와 낙폭과대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9일 리포트를 통해 "이번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0.5%포인트 금리 인하는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해주는 선제적 대응 성격이 강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일본은행(BOJ)의 금리 결정과 미국 대선 이벤트, 주요 경기지표 발표 등을 감안하면 다소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증시에 친화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전날 연준은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5.25~5.5%에서 4.75~5%로 인하하는 빅컷(0.5%포인트 인하)을 단행했다. 2020년3월 이후 4년6개월 만의 금리 인하다. 금리 인하 경로를 전망하는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말 4.5%까지 금리를 내리고 내년 말에는 3% 중반대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의 성격이 중요한 이유는 향후 증시 방향성과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금리는 경기침체 시기에 경기부양을 위해 내리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경기지표가 양호함에도 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내리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 경기침체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후자는 금리 인하가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면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과거에도 선제적 금리 인하 시기에 국내외 증시가 상승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안도 랠리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995년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국면은 1995년, 1998년, 2001년, 2007년, 2019년 5차례다. 이 중 경기 확장 국면이었던 시기는 1995년과 1998년으로 당시 S&P500은 각각 45.2%, 36% 상승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금리 인하 이후 미국 증시 향방은 1995년과 1998년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며 "현재 연준의 금리 인하가 정상적 경제상황을 앞두고 비정상적 통화정책을 정상화시키는 수순이라는 점에서 미국 증시 선호도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경기 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글로벌 증시와 위험자산에 강한 상승동력이 되기 마련"이라며 "1995년과 1998년 당시에도 경기에 대한 논란에 증시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6개월~1년간 주가는 저점 대비 20~3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달러가 약세 압력을 받으면 한국과 같은 신흥국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지영 연구원은 "향후 달러화 약세 진행은 전세계 증시 전반에 걸쳐서 긍정적인 영향을 가할 것"이라며 "특히 지난 10년 넘게 소외됐던 선진국 대비 신흥국의 소외 현상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변수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인한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다. 기존에는 일본의 저금리와 미국의 고금리로 인해 엔화 약세가 지속됐고 투자자들은 저렴한 엔화를 빌려 미국채 등 해외자산에 투자해 왔다. 향후 미국의 금리 인하와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양국간 금리차가 좁혀지면 엔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엔화로 매수한 자산을 청산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발생한다. 지난달초 발생한 블랙먼데이 역시 급격한 엔캐리 청산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경민 부장은 "오는 20일 BOJ의 금리 동결이 예상되는데 BOJ 총재가 매파적인 입장을 피력할 경우 엔화 강세 압력 확대가 엔캐리 청산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난달 1차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면서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겠지만 증시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 시기 수혜주로는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와 제약·바이오 업종 등이다. 이날 증시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알테오젠은 5~6%대 강세를 나타냈고 리가켐바이오, 휴젤, 에스티팜, 파마리서치 등 다른 바이오 업체들도 상승세다.

대신증권은 7월 이후 낙폭과대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기계, 조선, 소프트웨어, IT하드웨어, 필수소비재 등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등 기술주들은 실적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커지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는 3%대, SK하이닉스는 8%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코스피 지수 전체의 하방 압력을 키웠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인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낸 영향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주의 경우 향후 실적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금리만 놓고 본다면 은행과 보험 등에는 부정적일 수 있는 환경이며 증권에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라며 "10월 금융주들의 3분기 실적 발표와 아직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은 기업들의 계획 발표 가능성 등이 향후 주가 흐름을 판단하기 위한 변수"라고 밝혔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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