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침공에 속수무책…"정치 기득권이 나라 망쳤다"

박소연 기자 2024. 10. 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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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이 형체도 없이 폭삭 무너져버렸습니다.

포크레인을 동원했지만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 전투기가 레바논 남부 마아이스라를 휩쓸고 간 뒤 마을 곳곳이 변해버렸습니다.

[알리 코테이치/레바논 주민]
"12명의 아이들이 함께 살던 집이었어요. 이젠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집이었고 제 삼촌 집이었습니다."

피난민들은 지상전이 본격화되며 수도 베이루트가 '살아있는 지옥'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크리스토퍼 파르와즈]
"솔직히 말해서 살아있는 지옥과 다름 없어요."

[나탈리 케서와니]
"사람들은 거리에서 잠을 자고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공포 영화 같아요."

이처럼 주민 수십만 명이 피난길에 올랐지만 레바논 정부는 군사력을 후방으로 빼겠다며 '외교적 해법'에만 호소하고 있습니다.

[나지브 미카티/레바논 총리]
"레바논은 (안보리 결의안) 1701을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휴전이 이행되는 즉시 레바논 군대를 리타니강 남쪽으로 파견하고..."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한 지 닷새 만에 '다음' 군사 작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외신은 이러한 레바논의 상황에 대해 "가장 큰 문제가 대피소조차 마련할 수 없는 정부"라고 보도했습니다.

균형과 협치를 꿈꾸며 종파간에 입법과 사법, 행정부 권력을 나눠가졌지만 부패와 무능을 낳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은 무장 단체 헤즈볼라는 이를 숙주 삼아 성장할 수 있었고 결국 레바논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겁니다.

세계은행은 레바논 정부 상태를 "정치 기득권이 일반 국민을 해쳤다"고 표현했습니다.

중동에서의 확전을 막기 위해 외교전을 펼쳐온 미국도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있는 상황에 유대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겁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를 놓고 미국에 굴욕적인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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