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그 시절 추억과 요즘 맛이 공존, 장충동 골목길에 머물다
장충동은 고유의 특색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최근 서울시가 선정한 로컬 브랜드 상권으로 지정돼 보다 다채로운 이야깃거리가 피어날 전망이다. 특히 태극당과 족발 골목을 필두로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킨 노포, 주인장의 개성, 거리의 감성을 품어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내공 깊은 맛집들은 장충단로 나들이를 손짓하는 일등 공신이다.
◆정지더키친
파스타, 샐러드, 핑거푸드 등으로 알차게 구성된 메뉴를 기반으로 셰프가 직접 구운 디저트와 카페 메뉴를 갖췄다. 든든한 식사를 하고 싶거나 와인 한 잔에 간단한 요리를 곁들이고 싶은 이들, 오후의 티타임을 즐기고 싶은 이들 모두가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다.
이곳의 박선우 오너 셰프는 미국에서 학창 시절과 20대를 보냈는데 덕분에 다양한 음식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양식, 제빵, 궁중음식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전문 교육 과정을 거쳐온 발자취까지 정지더키친의 요리에 특별함을 담아낼 수 있는 밑천이 됐다.
박 셰프는 어떤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계절의 감각을 식탁에서 느낄 수 있도록 매달 새로 메뉴를 짠다. 이는 식재료에 오롯이 맛이 깃든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함이고 이곳을 자주 방문하는 단골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계절의 변화가 설레는 아주 작은 이유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2월에 선보인 메뉴 중 가장 인기 있는 '냉이크림뇨끼'는 향긋한 봄의 향기를 담은 냉이크림 베이스와 쑥갓 오일이 조화를 이룬 메뉴다. 크림 베이스지만 향긋한 허브가 무게감을 조절해 최상의 조화를 이루는 한 그릇이다. 가니시로 오르는 허브와 치즈 튀일, 피스타치오가 선사하는 식감과 향미, 정성껏 모양내어 빚고 구워낸 감자 뇨끼까지 손이 많이 가는 만큼 완성도가 높아 새로운 메뉴로 교체되기 전 반드시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새우 스파게티'는 3가지 새우를 머리부터 꼬리까지 3가지 방식으로 모두 활용해 응축된 감칠맛의 소스로 풀어낸 메뉴다. 새우를 통째로 말리고 갈아 넣어 시간과 정성을 정직하게 쏟아야만 완성되는 새우 페이스트와 통통하게 씹히는 통새우살의 식감, 마무리로 허브 빵가루의 터치까지 깔끔하면서 농도 깊은 맛을 내는 메뉴다. 흔치 않은 베이스의 파스타인 만큼 계절 메뉴로만 즐기는 것을 아쉬워하는 고객들도 상당수다.
'봄동 샐러드'도 지금 시기에 즐기기 마침맞은 메뉴다. 가장 달큰하게 맛이든 봄동에 튀일과 하몽 칩을 올려 다채로운 식감을 더했다. 샐러드 아래로 길게 썬 크루통 칩을 깔아 샐러드 접시 역할을 하도록 했다. 안초비와 치즈를 듬뿍 넣어 감칠맛을 가득 담은 시저 드레싱이 곁들여져 아삭한 식감과 풍성한 향미가 입안 가득 봄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메뉴라 하겠다.
베이킹 클래스, 상품개발 등 전문 베이커이기도 한 다재다능한 셰프가 선보이는 오늘의 디저트와 구움과자 등 디저트 라인도 탄탄하다. 식사 빵과 피클도 모두 원재료에서부터 셰프의 손을 거치는 만큼 계절과 식재료에 진심인 셰프가 부지런하기까지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음식들로 빼곡한 정지더키친의 메뉴판은 말 그대로 어느 하나 거를 타선이 없다.
◆서울다이닝
◆태극당
◆제육원소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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