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매거진-MATCH〉 가심비 만족시키는 두 개의 선택지,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 KGM 액티언
PROLOGUE
한국에서 매년 가장 높은 판매량 순위를 경쟁할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패밀리 SUV 라인업. 하지만 인기와는 별개로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정도가 전부다.
부족함 없는 출력과 탁월한 공간 활용성을 대중에 인정받아 수년간 두 차량이 시장을 군림하고 있는 가운데, 2024년 하반기 패밀리 SUV 시장에서 특별한 매력으로 또 하나의 추가 선택지를 선사할 두 차량이 한국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와 KGM 액티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인기의 이유 설명 가능한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의 외관 디자인
르노코리아가 4년의 공백기 끝에 야심차게 선보인 신차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길이 4780㎜, 폭 1880㎜, 높이 1680㎜의 차체 크기에 2820㎜에 달하는 휠베이스를 갖춘 중형 SUV 모델이다. 스펙 시트 상 크기는 싼타페와 쏘렌토보다 약간 작지만, 다부지게 디자인된 외형 덕분에 실물은 그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먼저 차량 전면부를 살펴보자. 이 차량은 지리자동차의 싱유에 L 모델을 기반으로, 차대를 늘리고 르노의 디자인 디테일을 더해 트렌디한 외모를 완성했다.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다이아몬드 형상의 시그니처 패턴을 적용한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그라데이션 효과로 패널의 경계를 없애 일체감을 준 이 디자인 요소는 가운데 르장주 엠블럼과 조화를 이루며 보는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다.
양 옆에는 주간주행등과 전조등이 일체화된 형태의 LED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가운데 탑재된 램프는 상향등의 역할을 한다. 위아래 두 줄로 나뉜 총 6개의 주간주행등은 평소엔 차량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며, 비상등을 켜거나 좌・우회전 시에는 아래쪽 램프를 노랗게 물들여 방향지시등 역할을 수행한다.
측면부는 정통적인 SUV의 형태를 갖췄다. 과거처럼 디자인을 강조하지 않고 실속을 채우고자 노력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차량은 밋밋해 보이지 않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 헤드램프 끝선에서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은 수트에 각을 준 듯 세련미를 더하며, 블랙 하이그로시 타입의 휠 하우스와 20인치 알루미늄 휠은 차에 역동성을 불어 넣는다.
후면부는 양쪽이 가로로 이어진 형태의 크리스탈 3D 타입 풀 LED 테일램프를 적용했다. 아래에는 로장주 엠블럼과 콜레오스 레터링으로 포인트를 줬다. 아래의 리어 범퍼는 볼륨을 더한 패널에 캐릭터 라인과 유광 블랙의 디자인 요소들을 가미해 차를 스포티해 보이도록 만들었다.
이 가격에 조수석 디스플레이를? openR 파노라마 스크린 갖춘 미래적인 실내 디자인
실내는 실용성을 중시했던 기존 르노 디자인과 달리, 직선적이고 미래적인 디자인의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르노코리아가 그랑 콜레오스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다. 3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로 이뤄진 이 화면 구성은 계기판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 그리고 조수석 스크린을 통해 주행 정보 및 풍부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퀄컴의 파워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최신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해 영국의 스트리밍 플랫폼 서비스 기업 스크린 히츠 TV가 제공하는 다양한 OT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뉴스 검색 및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 채널 사용도 가능하다.
티맵 기반 인포테인먼트 기능도 제공된다. 운전자는 이 기능을 통해 한국에 최적화된 교통 정보를 제공하는 T맵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를 음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대시보드에 대고 인공지능 비서인 '아리아'를 음성으로 부른 뒤 "오늘 날씨 알려줘", "서울역 안내해 줘" 등 원하는 서비스를 요청하면 된다.
이처럼 협업 및 제휴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들은 각 화면에서 모두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좌우 스크린을 터치해 실행 중인 앱을 옆 화면으로 옮길 수 있다.
조수석 화면은 주행 중에도 영상 시청이 가능한 대신 안전을 위해 운전석에서는 화면이 보이지 않도록 설계됐다. 보스 QC 울트라 헤드셋을 연결해 별도의 사운드를 즐길 수도 있다. 운전자는 방해없이 집중할 수 있고, 조수석에서는 눈치볼 것 없이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실내는 차체 크기를 기반으로 넓은 공간을 뽑아냈다. 1열의 하이 컴포트 시트는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제공해 쾌적하고 편안한 탑승 경험을 선사한다. 유럽차 특유의 단단한 착좌감은 장거리 운행에도 허리나 엉덩이가 배기지 않도록 도와준다.
최상위 트림인 알핀 트림을 선택하면 8 모션 전동 조절 기능과 메모리 기능을 더해 더 편안한 탑승 경험을 즐길 수 있다.
2열 역시 1열과 같은 소재의 시트가 적용된다. 헤드룸과 레그룸은 넉넉한 편이다. 트렁크는 기본 633의 공간을 제공하며, 2열 시트 폴딩 시 2034에 달하는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건곤감리를 통해 남심을 자극하는 액티언의 외관 디자인
토레스 열풍이 잠잠해지기 시작한 KG 모빌리티가 지난 8월 회사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신차 KGM 액티언을 출시했다.
지난 2005년 출시됐던 첫 쿠페형 SUV '액티언'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쿠페형 SUV 액티언은 KG 모빌리티의 디자인 정체성 'Powered By Toughness'를 기반으로 와이드하고 강인한 디자인을 완성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외관은 지난 2022년 출시된 중형 SUV 토레스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전통과 미래가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를 가미해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동차의 얼굴을 상징하는 전면부는 주간주행등과 라디에이터 그릴 등에 건곤감리 패턴을 적용해 전통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토레스보다 35mm 길어진 측면부는 C필러의 루프 라인을 조금 깎아내 쿠페형 SUV 스타일을 구현했다. 공간 활용성 유지를 위해 깎아내는 각을 최소화했지만, 쿠페형 SUV다운 면모를 강조하기 위해 C 필러 상단에 무광 실버 색상의 포인트를 줬다. 패널 디자인은 차체가 둔해 보이지 않도록 다부진 근육질 형상의 패널을 적용했다.
후면부는 볼륨감을 키운 패널 디자인을 통해 쿠페스러운 실루엣을 강조했다. 가로형 LED 테일램프 사이의 'ACTYON' 레터링은 차를 고급스러워 보이게 만드는 포인트로 작용하며, 그 아래에는 전면부와 일체감을 형성하는 건곤감리 패턴의 방향 지시등이 배치됐다.
남성미 넘치는데 고급스럽기까지 하네!
실내는 KGM 토레스 EVX의 디자인을 적용한 인테리어가 거의 그대로 적용됐다. 12.3인치 화면 두 개를 연결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현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운전석의 2스포크 더블 D컷 스티어링 휠은 얼핏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인테리어에 스포티한 감성을 불어넣는다.
과거 센터페시아에 배치되던 물리 버튼들은 시동 버튼과 비상등 버튼 정도를 제외하고 디스플레이 안으로 대부분 이동했다. 과거 버튼을 눌러 사용했던 공조 장치를 비롯한 차량 내 기능들은 화면 내 메뉴를 터치해 이용할 수 있다.
대시보드와 도어, 운전석 전반에 적용되는 앰비언트 무드 램프는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32가지 색상의 선택지를 제공한다. 센터콘솔에는 다양한 수납공간과 함께 크리스털 토글 타입의 전자식 변속 레버가 배치된다.
1열에는 통풍 및 열선 기능을 지원하는 천연 가죽 시트가 장착된다. 착좌감은 보기보다 푹신한 편이다. 1열과 같은 소재를 적용한 2열 시트는 2열 시트는 등받이 각도 조절과 폴딩 기능을 더해 장거리 주행에도 불편하지 않은 탑승 경험을 선사한다.
쿠페형 SUV지만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공간이 꽤 여유로운 편이다. 30만원을 추가하면 후석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트백 테이블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트렁크는 기본 668의 여유 공간을 제공한다. 쿠페형 SUV임에도 꽤 공간이 넉넉하다. 2열을 접지 않아도 여행용 캐리어 4개 정도는 여유롭게 실을 수 있다. 2열을 폴딩하면 1568에 달하는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핸들링과 정숙함으로 승부한다.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의 파워트레인은 1.5 가솔린 터보 엔진과 100kW의 출력을 내는 두 개의 전기모터, 그리고 1.64kWh 배터리가 조합된 직병렬 E-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돼 시스템출력 245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동력계에 결합되는 멀티모드 오토 변속기는 하이브리드 주행에 최적화된 설계를 통해 100kg에 가까운 경량화를 실현했다.
새로운 파워트레인 설계를 통해 그랑 콜레오스는 이전 E-테크 하이브리드 모델과 마찬가지로 도심 구간에서 최대 75%까지 전기모드로 운행이 가능하며, 15km/에 달하는 우수한 연비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주행감각은 높은 출력에 비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편이다. 시동을 걸면 엔진음 없이 정숙한 실내가 필자를 맞이한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하면 전기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차체를 이끌고 나아간다. 가속감은 묵직한 편이지만 주행하는 데 있어 불편함은 전혀 없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엔진이 개입하는 빈도가 높아지지만, 차량이 울컥이거나 주행 시 느껴지는 이질감은 없다. 엉덩이나 귀가 민감하지 않다면 엔진과 모터가 서로 개입하는 순간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다.
이는 르노코리아가 파워트레인 설계와 함께 NVH에도 많은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실제로 르노 코리아는 부산 모빌리티쇼에서 그랑 콜레오스를 공개했을 때 정숙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차량 전반에 흡차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면과 접촉할 때 일어나는 소음과 타이어의 공명음을 흡수해주는 폼 재질의 20인치 흡음 타이어와 동급 모델 최초로 적용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도 그랑 콜레오스의 우수한 주행 경험 제공에 큰 역할을 한다.
다운사이징 엔진을 얹었음에도 고속 주행 안정성이 꽤 만족스럽다. 물론 가속력이 폴발적인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만큼 속도를 내거나 앞차를 추월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스티어링 휠은 반응이 민첩하고 조향이 정확하다. 서스펜션은 과속 방지턱이나 불규칙한 노면의 충격을 잘 걸러준다. 급격한 코너에서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부분은 확실히 르노답다는 생각이 든다.
다운사이징 엔진을 탑재했음에도 일상주행은 거뜬!
액티언은 토레스와 같은 1.5 터보 가솔린 엔진과 3세대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을 그대로 채택했다. 스펙 상 최고 출력도 170마력으로 토레스와 동일하다.
하지만 운전석에 앉아 주행을 시작하니 액티언이란 녀석, 토레스와 다른 의외의 경험을 선사한다. 파워트레인 구성이 같아 주행감성도 토레스와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훨씬 정숙해진 승차감을 제공한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했을 때도, 가속 페달을 밟아 RPM을 높여 보았을 때도 생각보다 소음과 진동이 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G 모빌리티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실제로 액티언을 개발할 때 노면 소음이 올라오는 하부 주요 소음 발생 위치와 엔진룸에 흡차음재를 최대로 적용했다고 한다. 고속주행 시 풍절음과 주행 소음을 줄이기 위해 1열 접합 솔라 컨트롤 차음 글래스도 적용했다.
덕분에 일상주행에서의 주행경험은 꽤 쾌적한 편이다. 차량이 정숙해져서인지 불규칙한 노면이나 과속방지턱을 통과할 때의 승차감도 부드럽게 느껴진다.
반면 차체를 밀고 나아가는 가속감은 조금 약해진 듯하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토레스를 운전했을 때보다 차체가 확실히 무겁게 나아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실제 공차 중량도 70kg 정도 무거워지긴 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일상주행에서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6단 아이신 자동변속기는 토레스의 거동과 마찬가지로 초반부터 RPM을 조금 높게 사용하는 편이다. 일상주행에서 답답하지 않도록 초반 가속에 중점을 두고 세팅한 느낌이다.
액티언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전륜구동으로 주행하다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네 개의 바퀴에 적절한 구동력을 배분해주는 AWD 방식을 채택했다. 도심형 SUV로 설계된 부분을 생각하면 수동형 사륜구동 시스템보다 AWD 시스템을 선택한 것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륜구동 주행에 대한 부분도 오프로드에 유리한 차량을 오랫동안 제작해 온 노하우가 있어서인지 이질감 없이 무난한 주행감을 선사한다.
선택 사양으로 액티브 배기 사운드 옵션을 선택하면 미국의 고배기량 엔진 탑재 차량이 선사하는 웅장한 엔진 사운드를 경험해볼 수 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소리만 달라질 뿐 주행 성능에 변화를 주진 않는다.
CONCLUSION
지금까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 균열을 일으키고자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진 두 대의 SUV를 살펴봤다.
먼저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4년을 준비하며 출시 초반의 악재를 이겨낼 만큼 괜찮은 상품성을 갖추는 데 성공했고, KGM 액티언은 디자인적인 측면과 가성비 측면을 극한까지 깎아내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가격도 경제적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최상위 트림이 4000만원대 중반밖에 되지 않으며, 액티언은 최상위 트림도 4000만원 초반대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고, 옵션을 타협하면 3000만원대 중반에도 차량 구매가 가능하다.
이에 따른 시장 반응도 괜찮은 편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 9월 3900대 판매에 이어 10월 5296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시장에서의 파이를 넓혀나가는 중이고, 액티언은 지난 10월 1400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내수 시장에서 18.4%의 성장세를 보였다.
과연 이 두 신차는 이 기세를 이어나가 패밀리 SUV 시장의 경쟁력 있는 선택지로 완전히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SPECIFICATION_NEW RENAULT GRAND KOLEOS
길이×너비×높이 4780×1880×1680mm | 휠베이스 2820mm | 공차중량 1750kg
엔진형식 I4T+HEV/G | 배기량 1499cc
합산출력 245ps | 합산토크 -kg・m
변속기 3단 자동 | 구동방식 FWD
0→시속 100km -초 | 최고속력 -km/h
연비 15.0km/ℓ | 가격 4602만원
SPECIFICATION_KGM ACTYON
길이×너비×높이 4740×1910×1680mm | 휠베이스 2680mm | 공차중량 1680kg
엔진형식 I4T/G | 배기량 1497cc
합산출력 170ps | 합산토크 28.6kg・m
변속기 6단 자동 | 구동방식 AWD
0→시속 100km -초 | 최고속력 -km/h
연비 10.1km/ℓ | 가격 410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