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신사가 성수 연무장길에 집중된 패션 상권을 서울숲까지 확장하고 있다. ‘다시, 서울숲’ 캠페인을 통해 유동 인구를 재배치하고, 기존 F&B 중심의 서울숲 상권에 패션·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상권 구조 재편에 직접 나서며, 서울숲을 ‘경험 중심 상권’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3일 무신사에 따르면 회사는 3일부터 12일까지 서울숲 아뜰리에길 일대에서 ‘다시, 서울숲’ 캠페인을 진행한다. 무신사는 ‘무신사 스페이스 서울숲’을 거점으로 패션·라이프스타일 스토어와 지역 F&B 매장을 포함한 총 24개 브랜드와 협업해 체크인 이벤트를 운영한다. 방문객이 동선을 따라 골목 전반을 순환하도록 유도해 서울숲을 ‘먹는 상권’에서 ‘보고 즐기는 콘텐츠 상권’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F&B 중심 상권 한계…체류율 낮았다

서울숲 아뜰리에길은 2005년 뚝섬 경마장 부지가 ‘서울숲’으로 재탄생하면서 형성된 상권이다. 1980~90년대 조성된 붉은 벽돌 주택 사이로 공방과 갤러리가 유입되며 ‘아뜰리에길’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됐다. 이후 카페와 맛집이 밀집하며 ‘서울숲 카페거리’로 불렸지만, 소비 구조는 F&B 중심에 머물렀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기준 서울숲 아뜰리에길 일평균 유동 인구는 3086명으로, 성수 연무장길(1만1880명)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업종 구성 역시 커피·음료 매장 35개, 외식업 91개 등 식음료 비중이 절대적이다. 의류 매장이 밀집한 연무장길과 달리 체류를 유도할 콘텐츠가 부족해 방문객 체류율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이후 공실 증가도 겹쳤다. 쇼핑 콘텐츠 부족으로 유동 인구가 줄고 공실률이 상승하면서 상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무신사는 이같은 흐름 속에서 공실 상가를 매입하거나 임차하며 공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취했다. 서울숲 프로젝트 1호 매장인 패션스토어 ‘프레이트’는 3년 이상 공실이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오픈한 사례다.
공간 선점→유동 이동…상권 설계로 확장

무신사의 전략은 ‘공간 선점→브랜드 배치→유동 이동’으로 이어진다. 확보한 공간에 연무장길의 높은 임대료로 진입이 어려웠던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를 유치해 상권 밀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프로젝트 공개 이후 소규모 브랜드가 서울숲으로 유입되며 ‘신진 브랜드 집결지’로 변화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큐레이션 기반의 컨셉 스토어와 안테나숍 형태를 도입해 브랜드 경험을 강화했다. 소비자가 제품 구매를 넘어 브랜드 세계관을 체험하도록 설계하면서 서울숲 아뜰리에길 전체를 ‘경험의 거리’로 재편하려는 의도가 반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플랫폼 기업의 역할 변화를 보여준다. 온라인에서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기능을 넘어, 오프라인 공간을 설계하며 유통 구조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흐름이다.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 풀과 고객 트래픽, 콘텐츠 기획 역량을 기반으로 상권 재배치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기 이벤트에 머물지 않는다. 무신사의 서울숲 상권 활성화 전략은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다. 무신사는 2025년 11월 성동구청 및 성동구 상호협력주민협의체와 ‘서울숲길 일대 상권의 지속 가능한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생태계와 연계한 상권 재편에 나섰다. 기업 단독 개발이 아니라 지자체 행정력과 민간 콘텐츠 역량을 결합해 상권의 자생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고요웨어 MD팀 박정환 팀장은 “잠재력 있는 공간이 새로운 패션·라이프스타일 거리로 변화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돼 의미가 크다”며 “패션과 로컬 문화가 어우러져 서울숲이 더 많은 사람이 찾는 공간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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