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연 우주 개척시대… 전세계가 스타워즈

“보카치카에서 화성으로(Boca Chica To Mars)”
지난 8일(현지 시각)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국 텍사스주 최남단의 작은 해변 마을 보카치카. 한 건물 외벽에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의 대형 초상화와 함께 머스크의 화성(火星) 이주 의지를 담은 문구가 쓰여 있었다. 머스크는 오는 2050년까지 100만명의 지구인을 화성으로 보내는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14년 달과 화성으로 사람을 보내는 로켓을 발사할 우주 기지 ‘스타베이스’를 이 마을에 세웠다.

선인장과 잡초, 모래가 전부인 허허벌판 위로 높이 120m, 중량 5000t 규모의 육중한 스페이스X 로켓이 발사대와 연결된 채 서 있었다. 인류가 만든 가장 강력한 우주 로켓으로 불리는 ‘스타십’이었다. 지난 4월 첫 발사 시도는 실패했지만, 머스크는 이에 굴하지 않고 이달 말 같은 로켓을 다시 쏘아올릴 계획이다. 머스크는 이 기지를 ‘화성으로 향하는 문(Gateway to Mars)’이라 명명했다.

스페이스X는 한번 발사한 로켓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위성·탐사선 발사 비용을 30%가량 낮췄고 달 탐사와 민간 우주 여행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터무니없는 몽상이라 놀림받던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은 점차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스페이스X의 혁신에 자극받은 중국·일본·유럽·한국도 수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어 달 넘어 심(深)우주 개척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세계 7번째로 자력 발사체·발사대·위성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후발 주자 한국에서도 스타트업들이 ‘제2의 스페이스X’를 꿈꾸고 있다. 세계 우주 시장은 지난 2020년 4240억달러(약 560조원)에서 오는 2040년에 1조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머스크가 촉발한 글로벌 로켓 경쟁이 ‘우주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머스크의 야심찬 우주 정복 사업은 은퇴자들이 모여살던 바닷가 마을 보카치카를 세계적 ‘우주 마을’로 탈바꿈시켰다. 스타십 발사대에서 차로 5분쯤 떨어진 지역에는 단독 주택들이 모여있는 주거지가 있었고, 그 옆으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소규모 축구장과 태양광 패널로 이뤄진 발전기지도 보였다. 주택 뿐 아니라 직원들이 필요할 때 잠깐 머물수 있도록 마련된 캠핑장에는 우주선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의 은색 캠핑카들이 모여있었다. 스페이스X 로켓 발사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명당으로 알려지며 땅값도 오르고 있다. 미 전역에서 관광객까지 몰리면서 보카치카 기지는 한 지역을 먹여살리는 우주 개발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머스크는 지난 2020년 자신이 소유하던 5개 대저택을 처분하고 보카치카를 ‘주 거주지(primary residence)로 삼기로 했다. 그의 우주 꿈을 실현시켜줄 보카치카 기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이다. 지난 8일 가본 머스크의 흰색 목재 단독 주택은 직원들이 거주하는 주변 주택과 다를 것 없었다. 울타리가 쳐진 마당에는 로켓 모양의 놀이기구가 있었다. 머스크는 스타십 발사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아내인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 그리고 그의 자녀들과 보카치카 자택에 종종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지난해 8월 “내 주 거주지는 보카치카에 있는 4만5000달러짜리 침실 3개짜리 주택”이라며 “거대한 로켓을 만들고 있는 시설에서 도보거리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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