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동갑내기 남편 그리고 남편을 똑 닮은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가족입니다.
저희의 신혼집은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의 아담한 집이었고 둘이서 으쌰으쌰! 하면서 반셀프로 인테리어 공사를 했었는데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다음엔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다짐을 했었어요. 그리고 1년 전 아이를 위해 두 번째 보금자리로 이사하게 되었고 인테리어 공사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맡기기로 했어요.
두 번째 보금자리도 오래된 아파트라 공사 시 중요한 부분은 신혼집에서 직접 살면서 느꼈기에 단열 작업과 새시 종류에 더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요. 공사 준비를 하면서 점점 욕심이 커졌지만 정해진 예산안에서 정성스레 꾸며본 저희 집 이야기 시작해 볼게요.
도면


저희 집은 구축 아파트의 전형적인 27평 구조이지만 욕실이 2개라는 큰 장점이 있는 집이에요. 거실 베란다 확장 공사는 필수였기에 제가 만든 도면에서는 표현해두지 않았어요.
작년 3월 코로나와 더불어 이사가 많았던 시기에 저희도 미리 업체 선정 후 계약을 해두었어요. 작년 6월 공사일이 다가오면서 코로나도 심각했던 시기였어요. 국내외로 자재 수급에 원활하지 않아 제가 원하던 자재 설치가 안 될까 봐 매일 조마조마했던 공사기간이었네요.
철거 전까지 매일매일 수십 번 수정된 PPT에는 공간별 스타일과 기존 가구와 새로 들어올 가구, 가전 배치를 해보며 미리 공간 활용을 예상해 볼 수 있었고 알맞은 곳에 필요한 공정과 자재들이 잘 들어 갔는지도 비교할 수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했어요.
처음에는 욕심이 커져서 이것저것 많이 스크랩을 해두었지만 제가 원하던 것은 '오래 지나도 유치하지 않게 기본에 충실하게 한 집',' 정해진 예산 안에서 최대한 정하고 만족할 수 있는 공사', '아이가 있기 때문에 청소와 관리가 편한 집' 이었어요.
거실 Before



거실 After

저희 가족의 주 생활 공간인 거실이에요. 오래된 구축 아파트의 단점이자 장점은 통베란다인데 아이의 활동과 넓은 거실을 위하여 확장공사는 필수였어요. 베란다 확장 후 하자가 발생하는 분들을 봐서 걱정이 많았지만 1년이 지난 사계절 동안 문제없이 지내고 있답니다.

확장된 베란다 공간에는 전에 사용하던 아이의 장난감과 소박한 홈 오피스가 공존하고 있었어요.

지금은 맨 첫 사진처럼 아이의 장난감들을 정리하고 모듈 소파의 장점을 이용해서 자유롭게 분위기를 바꿔보고 있어요.


내력벽 옆에 있던 아이의 책상은 답답한 벽을 바라보고 있어서 거실을 볼 수 있게 옮겨보았어요. 거실 가구들은 혼자서도 쉽게 옮길 수 있어서 조금씩 옮겨보는 재미가 있어요.


이사와 함께 새롭게 바꾼 패브릭 소파는 저에겐 큰 도전이었어요. 장난꾸러기 아들의 넘치는 장난기로 소파가 자주 오염될 일이 많아 고민을 했었지만 생각보다 오염이 잘 지워져서 아직까지 잘 유지하며 1년 동안 사용 중이랍니다.
모듈 소파의 앉는 부분이 생각보단 짧아서 저와 남편의 허벅지를 다 받쳐주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엄청~편하다는 느낌은 부족해요. 그래도 디자인은 깔끔하고 귀여우니 용서돼요~


거실 가구들을 옮겨보면서 저의 소박한 홈 오피스 공간은 베란다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피해 중문 가벽에 자리를 잡았어요.

아이의 생일에는 풍선 가랜드를 만들어줘서 꾸며줬더니 또 다른 분위기로 변신했어요. 흰 도화지에 원하는 그림을 그리듯 다른 분위기로 꾸며 줄 수 있는 곳이에요.
주방 Before


주방 After


구축 아파트들은 주방이 평수에 비해 좁은 편이에요. 신혼집도 주방에서 요리를 하거나가 전자제품을 두기엔 너무 협소해서 이번에는 최대한 조리공간을 확보하고 주방가전들도 이동 경로에 맞게 넣고 싶어서 주방 구조에 많은 고민을 했었어요. 아래 사항은 주방 인테리어에 저만의 필수조건이었어요.
1. 협소한 주방에 넉넉한 수납과 조리 공간 확보하기
2. 주방 바닥은 타일로 시공하기
3. 벽면은 모자이크 타일


수많은 고민과 도면을 사용해서 냉장고와 주방 전자 제품들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구도를 잡아보니 ㄷ자 싱크대로 결정을 하게 되었어요.
기존에 신혼가구로 산 4년 차 뚱뚱한 대용량 냉장고는 이리저리 넣어도 주방에 비해 너무 큰 깊이 때문에 창을 가리거나 커다란 벽이 하나 생기게 되더라고요. 고민 끝에 LG 오브제 1도어 냉장고를 넣는 조건으로 싱크대 구조를 잡았어요. 1도어 냉장고만으로도 용량이 부족하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넉넉하게 사용 중이에요. 주방에 없는 냉동칸은 주방 베란다에 있는 김치냉장고를 냉동칸과 김치+과일 보관용으로 쓰고 있어요.

ㄷ자 싱크대로 구조를 정하면서 싱크볼 우측으로는 식기세척기를 설치해 주었어요. 애벌세척 후 바로 식기세척기 안으로 넣을 수 있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지 않고 바로 꺼내서 서랍장으로 옮길 수 있어서 너무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대면형 주방으로 변하면서 요리를 하면서도 거실에서 놀고 있는 아이를 지켜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싱크볼과 식기세척기, 인덕션 싱크대의 3면을 모두 활용하면서도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는 공간이에요. 그리고 주방 콘센트가 벽면 중간에 있다 보니 회색의 가느다란 밥솥 전선이 항상 아쉬움이 있었어요. 매일 사용하는 밥솥이라 전선을 빼두는 일이 없다 보니 사부작사부작 코트 삭스를 만들어 전선을 가려 주었어요.

주방의 바닥까지 마루로 하게 되면 관리를 잘 할 수 없는걸 너무나도 알기에 타일로 시공하였어요. 설거지를 하면서 튀는 물, 요리를 할 때 튀기는 기름들을 쉽게 닦아 낼 수 있고 나중에 닦아도 쉽게 닦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유리컵, 도자 재질의 그릇들은 타일에 떨어지는 순간 산산조각이 나서 뒤처리가 힘들고 혹시나 아이가 밟을까 봐 걱정이 되더라고요. 혹여나 물기 있는 바닥에 넘어지지 않게 항상 물기를 닦아두고 아이에게도 안전에 대해 알려주니 사고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시스템 주방 창은 단열 부분에서는 취약하다고는 하셨지만 예산안에서 원하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서 결정했어요. 확실히 이중창 샤시보다는 단열에는 약하긴 하지만 작은창이라 체감상 크게 느껴지진 않아요. 문을 열고 닫을 때 힘을 줘야 하는 불편함은있어요.
이중창이 들어갈 곳에 시스템 창이 들어가면서 창틀에 단이 생기게 되었는데 이곳에는 햇빛이 필요한 작은 화분을 올려두어 분위기 변화를 주고 있어요.

주방 타일이 쉽게 더러워지는 곳은 조리공간이었어요. 요리를 하면서 튀는 기름과 양념들이 타일과 줄눈에 달라붙고 바로 닦아주지 않으면 이염되거나 묶은 때로 변하거든요. 저는 인덕션을 거실 방향으로 결정했기에 벽타일이 오염될 일이 없어요. 지금까지도 깔끔하게 유지하고 있지만 오히려 바닥으로 기름 등이 튀기다 보니 바닥이 더러워지더라고요. 하지만 저희 집은 바닥이 타일이라 쉽게 관리하고 있어요.

저희 집에서 제가 제일 애정하고 대표하는 공간이에요. 시스템 선반과 식탁은 언커먼하우스의 가구이고 견고하고 단단한 가구가 주는 느낌이 큰 것 같아요. 시스템 선반에는 가족사진과 오브제를 많이 올려 두었다가 지금은 많이 덜어둔 상태에요. 식탁 아래로 수납공간이 있어 자주 쓰지 않는 물건들을 보관하기에도 편하답니다.
이케아 접이식 의자는 언젠간 새로 들어올 의자 대신 사용 중이에요. 식탁조명은 심플한 루이스폴센 VL45을 선택했는데 시스템 벽 선반과 식탁 사이에 있어도 복잡하지 않아 잘 주변 공간과 잘 어울려지는 멋진 조명이에요.
침실 Before

침실 After

아이와 함께 자고 일어나는 안방이에요. 침대 옆에는 토퍼 매트리스를 깔아두어 뒹굴뒹굴 굴러다니는 아이가 혼자 편히 자거나 함께 잘 때도 있어요.




안방 장은 욕실 입구까지 맞추지 않았어요. 입구의 벽면 쪽이 공간이 좁아서 입구의 반이 막혀버리는 일이 생기게 돼서 수납장을 넣어 공간을 사용하기로 했고 가구 크기만큼 비워두기로 했어요. 서랍장 위에 짐을 잠시 보관 중이라 임시로 코드 삭스를 만들고 남은 원단을 가림막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안방 욕실 Before

안방 욕실 After

안방 욕실은 모자이크 타일로 꾸며보았어요. 간단한 세면만 하는 곳이라 건식으로 사용 중이고 그만큼 관리도 편하게 하고 있어요. 안방 욕실의 도기와 거울, 수납장 선택이 많이 힘들었지만 막상 설치된 모습을 보면 항상 뿌듯하답니다.


거실 욕실 Before



거실 욕실 After


화장실은 매일 물기가 있는 곳이라 청소와 관리가 편한 600각 타일로 바닥과 벽 전체로 작업해 주었어요. 화장실의 물때는 줄눈에 많이 생기는데 타일이 큰 만큼 줄눈 갯수도 적다 보니 관리가 너무 편해요.
거울 뒤의 타일은 많이 보셨을 타일로 포인트를 주었는데 다른 타일도 좋았을 것 같아요. 화장실 문은 사장님께 원형으로 꼭 하고 싶다고 타공을 부탁드려서 만들어진 부분이에요. 유리 마감을 반투명 실리콘으로 해주셔서 색 변색과 마감 부분이 아쉽지만 조명이 켜질 때 아주 귀여운 포인트가 돼준답니다.




아이가 아직 어리다 보니 화장실 바닥에 물기가 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샤워 공간을 조적 파티션으로 분리하여 물이 밖으로 넘치지 않도록 했어요. 큰 타일이라 물을 머금고 있는 곳도 적어서 평소에는 건식처럼 사용하고 있어요.
언커먼샤워기도 사용한 지 1년이 넘었는데 물때가 끼지 않아서 따로 청소해 주지 않아도 되고 아이를 씻길 때 손이 닿는 곳에 샤워기가 있어야 편해서 이케아 흡착 샤워기 걸이를 붙여두었어요. 샤워기 옆에 수건걸이를 설치해서 샤워볼을 걸어두어요. 거실에서는 조적벽이 가려주어서 욕실 문을 열어두어도 전혀 지저분해 보이지 않아요.
드레스룸 Before

드레스룸 After


드레스룸의 도어는 어떤 방식으로 할까 고민이 많았어요. 슬라이딩 도어로 해도 생각한 만큼 공간을 많이 사용할 수 있을까? 고장이 잘 나지 않을까? 지금까지 고장 없이 좁은 공간까지 잘 사용하고 있어요.


신혼집에서는 시스템 행거로 사용했었는데 옷에서 나오는 먼지도 많고 여러 가지 색깔의 옷들과 통일되지 않은 옷걸이로 아무리 청소를 해도 정돈된 느낌이 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인테리어 공사 때 한 쪽 벽면만 붙박이장을 시공해 주었어요.

남아있던 짐들을 정리하다보니 수납이 부족해서 붙박이장과 자연스럽게 어울릴만한 디자인을 중에 한샘장을 구매한 뒤 맞은편에 설치해 주었어요.


한샘장이 자리를 잡고 언니에게 집들이 선물로 받은 빈티지 행거도 걸어 주었어요. 여기엔 외출 전, 후에 챙겨 나갈 아이의 겉옷과 가방, 모자를 걸어두고 있답니다.
아이 방 Before


아이 방 After





작은 붙박이장은 처음에 도어를 없앨까 고민했지만 아이가 나중에 짐이나 옷을 보관하고 가릴 수 있도록 하고 싶어서 도어를 설치했답니다. 하부엔 서랍장을 짜넣어서 생필품들을 보관하고 있어요. 손잡이를 바꾸고 싶은데 가구 사장님께서 손잡이 나사가 보이지 않게 만들어 오신 덕에 기존 손잡이로 사용 중이에요.

아이의 방은 커갈수록 사용하고 필요한 가구가 많이 바뀔 예정이라 최소한의 필요한 가구만 두었어요. 감성적인 아이 방을 원했지만 자동차 장난감을 자주 가지고 노는 만큼 활동 범위도 넓다 보니 놀기 편하게 정리해 주었어요.
주방 베란다 Before

주방 베란다 After

주방 베란다에는 김치냉장고와 세탁기가 있어요. 처음에는 정면에 팬트리를 만들고 싶었지만 김치냉장고는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한쪽 벽면에 이케아 수건걸이를 설치해서 축축한 빨랫감들을 말려주는 곳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사용하지 않을 때는 벽면에 밀착 시켜두고 3단에 길이도 조절돼서 생각보다 많이 걸어 둘 수 있어서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우리 집 빨래 바구니는 세로형의 사각형 상태라 세탁기 옆에 딱 붙여놓기 좋아요. 위로 빨래를 쌓아두면 흔들거림이 있어서 하단에 있던 바퀴를 빼고 사용하고 있어요.
현관 Before

현관 After


낮은 천장에도 잘 어울리는 슬림한 플레임의 중문이에요. 심플한 디자인과 플루트 유리로 맞춘 도어는 모루 유리보다 간격이 더 촘촘해요. 플루트 유리의 촘촘한 간격이 마치 블러 처리가 된 것 처럼 보여서 안팎으로 잘 보이지 않아요. 사생활 보호와 어지럽게 놓여진 신발도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어요.
현관문 틈으로 들어오는 겨울철 웃풍과 소음까지 중문이 막아주니 실생활에서도 제일 만족하는 곳이기도 해요.

중문 가벽의 창은 원형으로 할까? 아치형으로 할까? 많은 고민을 했었어요. 결국엔 제일 무난하면서도 간접 채광도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직사각형 모양으로 작업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현관 타일은 쉽게 더러워지기 때문에 관리하기 편한 그레이 톤의 테라조 600각 타일로 했어요. 오염이 되어도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저처럼 부지런하지 않은 분께 추천드려요~
마치며

작년, 한 달간의 인테리어 공사를 계획하면서 오랫동안 살고 싶은 집으로 꾸며보고 싶었고 일부 공사 부분의 아쉬운 점이 있지만 제가 원한 결과의 80% 정도 나와줘서 만족하고 있어요. 아직 정리가 필요한 공간들이 있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천천히 꾸며보려고 해요. 저의 집들이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