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 모터스(이하 GM)의 프리미엄 SUV 및 픽업트럭 브랜드 GMC가 국내시장 전개를 본격화한다. GMC는 지난 27일, GMC 브랜드 데이를 통해 GMC의 미드사이즈 픽업트럭 'GMC 캐니언 드날리'와 준대형 SUV 모델 'GMC 아카디아 드날리'를 동시에 출시했다. 지난 2023년 국내 시장에서 유일한 아메리칸 풀사이즈 픽업트럭 'GMC 시에라 드날리'를 출시한 지 3년여 만이다.

GM한국사업장은 GMC 브랜드 데이 행사를 통해 준대형 SUV, GMC 아카디아 드날리의 시승 코스를 준비했다. 시에라 이후로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첫 번째 SUV 모델, GMC 아카디아 드날리는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까? GMC 아카디아 드날리를 시승하며, 그 매력을 짚어본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8,990만원(개별소비세 3.5% 포함 기준).

GMC 아카디아 드날리는 차명에서 어딘가 모를 익숙함을 느낄 만한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舊 대우자동차의 기함으로 등장했던 혼다 레전드의 라이센스 버전인 대우 아카디아(Arcadia)와는 철자도, 의미도 다르다. 대우 아카디아는 고대 그리스의 산속에 있는 이상세계 '아르카디아(Arcadia)'에서 유래한 것이고, GMC 아카디아는 북아메리카 동북부 메인 주(州)의 지명(Acadia)에서 유래한 차명이다.

GMC 아카디아 드날리의 외관은 첫 대면부터 '아메리칸'이라고 씌여져 있는 듯한 모습이다. SUV에게 기대할 수 있는 듬직하고 남성적인 인상이 매우 강하다. 여기에 GMC의 디자인 언어인 고유의 C-자형 DRL을 비롯하여 육각형에 가까운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당인한 인상을 자아낸다. 또한 범퍼 양끝단에 배치된 노란색 반사판에서 미국에서 직수입된 차종임이 드러난다.

측면에서는 절제된 선과 면 처리를 통해 단단한 볼륨감을 강조한 차체가 인상적이다. 마치 깔끔한 수트 아래에 가려진 근육이 은연 중에 드러나는 것만 같은 든든하고 강인한 볼륨감이 지극히 남성적이면서도 미국적인 감각이 돋보인다. 이러한 볼륨감은 두터운 C필러와 어우러져 한층 단단해 보이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또한 차체 하단에는 일반적인 무광 블랙 패널이 아닌 하이글로스 패널을 적용하여 차체 색상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뒷모습에서는 상단 전체를 블랙 하이글로스로 처리한 것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이 블랙 패널 안쪽으로 C자형의 테일램프를 매립한 스타일로 처리하여 일체감에 더해,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하고 있다. 뒷범퍼에 당당하게 드러나 있는 듀얼 머플러 또한 스포티한 감각을 돋보이게 하는데 일조한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GMC 아카디아는 최상위 트림인 얼티밋(Ultimate) 트림의 모델이다. 최상위 트림에는 블랙컬러 레터링과 더불어, 전용의 22인치 '애프터 미드나잇(After Midnight)' 머신드 알로이 휠, 드날리 얼티밋 트림의 상징인 '베이더 크롬(Vader Chrome)' 그릴 등, 다양한 전용 외장 사양이 적용되어 더욱 고급스럽고 당당한 모습이다. 거대한 차체와 완벽한 비례를 이루며 역동성을 강조한다.

인테리어는 고전적인 스타일에 미래지향적 디테일을 가미한 느낌이 강하다. 질 좋은 가죽과 리얼 우드 트림 등으로 꾸며진 인테리어에는 따뜻하면서도 아늑함과 안정감을 주는 분위기다. 고급 SUV다운 화려함과 패밀리카의 편안함이 양립하고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이라고 본다.

GMC 아카디아의 인테리어에서 가장 압권인 것은 수직으로 배치된 15인치에 달하는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다. 이 디스플레이로 차내 기능의 대부분을 제어할 수 있으며, 터치 감응 및 하드웨어 성능도 우수한 편이다. 시원스러운 화면 크기와 더불어, 세로형 디스플레이 덕분에 내비게이션 사용 시 시인성 및 편의성이 훌륭하다. 이 외에도 센터 디스플레이는 분할 스크린 기능을 지원해 상단에 내비게이션을 항상 표시하고, 하단에서는 다른 기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내비게이션 사용 시 조작의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또한 그동안 국내 출시된 GM계열 차량들 중 최초로 '티맵 오토(TMAP AUTO)'를 기본 탑재하며 국내 소비자에게 있어서 한층 향상된 편의성을 제공한다.

운전석은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고급 풀그레인 가죽이 적용되어 질감이 우수하며, 시트의 형상도 '편안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장시간의 주행에서도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좌석은 전동조절 기능 뿐만 아니라 열선, 통풍, 마사지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2열 좌석은 패밀리카로서도 충분하고도 남는, 여유로움이 돋보인다. 내부 공간이 전방위적으로 확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전동조절이 가능한 독립식 좌석을 적용하여 더욱 편안한 승차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좌석 사이의 거리가 충분하여, 3열 접근도 수월한 편이다.

벤치형으로 구성된 3열좌석은 성인에게는 다소 타이트하지만 SUV로서는 충분히 납득할 만한 공간을 제공한다. 시트의 높이와 3열 헤드룸이 상당한 수준으로 확보되어 있어, 덩치가 크지 않다면, 충분히 승차할 만한 공간과 편의성을 제공한다.


트렁크 공간의 경우, 3열좌석까지 모두 전개한 상태에서도 648리터에 달하는 기본 용량을 제공한다. 여기서 3열좌석을 접으면 한층 광활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2열좌석까지 접게 되면, 무려 2,758리터까지 확장되는데, 이는 MPV에 근접한 수준의 적재공간이다. 이러한 덕분에 4인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로서 압도적인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

국내 수입되는 GMC 아카디아의 파워트레인은 GM의 신설계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자동 8단 변속기, 그리고 상시사륜구동(AWD)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2.5리터 가솔린 엔진은 332.5마력의 최고출력과 45.1kgf.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여, 과거에 사용했던 3.6리터 펜타스타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뛰어넘는 동력성능을 제공한다. 최대견인중량은 2,268kg으로, 다양한 레저 장비를 운용할 수 있으며, 트레일러 히치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이 뿐만 아니라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까지 획득했다.

GMC 아카디아 드날리는 순수 내연기관 SUV로서는 무난한 수준의 정숙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고급 SUV로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은 잘 제어되고 있는 반면, 파워트레인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그 보다 덜 여과되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또한 엔진의 회전질감이 아주 매끄럽지는 않다는 점도 이러한 느낌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반면, 승차감은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으로 본다. 특히 GM계열 차종들 특유의 무겁지만 돌덩이처럼 단단한 섀시가 주는 안정감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정교하게 조율된 서스펜션 설정 덕분이다. 특히 국내에 수입되는 GMC 아카디아 드날리에 적용된 서스펜션은 주파수 감응형 댐퍼가 포함된 '퍼포먼스 서스펜션(Performance Suspension)'으로, '럭셔리 SUV'다운 중후하고도 안정감있는 승차감을 선사한다. 이 강건하고 든든한 섀시와 정교한 하체 덕분에, 급선회나 빠른 차로변경 등의 급기동 시에도 차체가 안정감을 잃지 않으며,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핸들링을 제공한다.

동력성능도 준수하다. 3.6리터급 가솔린 엔진을 대체하는 2.5 가솔린 터보 엔진은 튼실한 저속토크 덕분에 2톤이 넘는 체구를 힘차게 밀어붙여주며, 고속에서도 뒷심이 금방 빠지지 않는다. 자연스러우면서도 힘차게 밀어주는 느낌은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 다운 감각이며, 거대한 덩치를 지닌 차에게 필요충분 이상의 순발력을 제공한다.

GMC 아카디아 드날리에는 GMC의 첨단 안전 및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기본 적용되어 있다. 교차로 자동 긴급 제동, 전방 보행자 및 자전거 감지 시스템, 후측방 경고 및 조향 보조, 햅틱 안전 경고 시트 등이 적용되는데, 이는 같은 계열의 럭셔리 브랜드인 '캐딜락' 브랜드에 적용되는 항목과 다르지 않다. 공인연비는 도심 8.0km/l, 고속도로 10.4km/l, 복합 8.9km/l이다.

국내에 처음으로 정식 소개되는 GMC의 SUV 모델이자, 시에라 이후 3년여 만에 선보인 신차 'GMC 아카디아 드날리'는 새로운 매력을 지닌 준대형급 고급 SUV로서 가치가 있다. 특히 미국의 색채를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도, 현대적인 고급 자동차에 요구되는 세련미와 국내 완성차에 근접한 편의성, 그리고 철저하게 실사용자를 중시하는 미국식의 실용주의와 대형 SUV로서 준수한 주행의 경험 등, 여러가지 매력을 함게 품고 있는 모델이다.
최고급 사양의 단일 트림으로 출시한 것 또한 세일즈에 있어서 상당히 영리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 뿐만 아니라 미국시장용 모델에 비해 가격차이도 거의 없거나, 오히려 소폭 낮은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다. 물론 이 가격대에는 동급의 매력적인 모델들이 다수 포진해 있기에, 결코 녹록치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기존에는 없는 매력을 가진 새로운 스타일의 SUV라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