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익혀서 드세요" 날것으로 먹었다간 간 기능 무너뜨리는 의외의 산나물

봄이 되면 향긋한 산나물은 보약처럼 느껴집니다. 갓 뜯은 잎일수록 영양이 살아 있을 것 같아 생으로 무치거나 녹즙으로 갈아 마시는 사람도 있습니다. 익히면 좋은 성분이 사라진다는 생각에 쌈으로 듬뿍 먹기도 합니다. 하지만 산에서 자란 식물이라고 모두 날것으로 먹어도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특유의 쌉싸래한 향으로 사랑받는 머위는 섭취 방식에 주의해야 합니다.

머위는 잎과 줄기를 나물이나 장아찌로 먹는 친숙한 봄나물입니다. 그러나 머위속 식물에는 종류와 부위에 따라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라는 자연 독성물질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 성분은 몸에 들어오면 장에서 흡수된 뒤 혈류를 따라 간으로 이동합니다. 간은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반응성이 강한 물질을 만들 수 있고, 노출량이 많으면 간세포와 간 속 미세혈관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는 간과 폐를 손상할 수 있어 국제 식품안전기관들도 장기간·고농도 노출을 경고합니다.

그렇다고 반찬으로 익혀 먹은 머위 몇 줄기가 곧바로 간 기능을 무너뜨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더 조심해야 할 방식은 정체가 불분명한 야생 머위를 생으로 많이 먹거나, 뿌리와 잎을 통째로 갈아 즙·차·분말 형태로 장기간 섭취하는 것입니다. 농축액은 평범한 나물 한 접시보다 훨씬 많은 양의 식물 성분을 짧은 시간에 몸으로 들여보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정제되지 않은 머위 추출물과 잔류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가 간 손상 우려와 관련돼 보고된 바 있습니다. ‘자연산’이나 ‘약초’라는 말이 안전을 보증해 주지는 않습니다.

머위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끓는 물에 충분히 데치고, 데친 물은 버리는 방식으로 조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줄기의 질긴 껍질을 벗긴 뒤 새 물에 담가 쓴맛을 줄이고, 국이나 볶음처럼 다시 가열해 먹는 것이 무난합니다. 다만 가열과 물에 담그는 과정이 모든 자연 독성물질을 완전히 제거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거나 매일 약처럼 달여 먹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특히 직접 채취한 산나물은 비슷하게 생긴 독초와 혼동할 수 있으므로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면 손대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간질환이 있거나 여러 약을 복용하는 사람, 임신부와 수유부는 머위즙이나 머위 추출물 같은 농축 제품을 임의로 섭취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머위를 먹은 뒤 심한 메스꺼움과 복통, 극심한 피로가 나타나거나 눈과 피부가 노래지고 소변 색이 짙어지면 즉시 섭취를 중단해야 합니다. 이런 증상은 간 이상을 포함한 여러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으므로 민간요법으로 버티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미 간 수치가 높다면 ‘해독 나물’이라는 말만 믿고 산나물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간을 쉬게 한다며 먹은 농축 즙이 간에는 새로운 처리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머위는 제대로 손질해 적당히 먹으면 봄철 식탁에 향을 더하는 나물입니다. 문제는 생으로 먹을수록 좋다는 믿음과 음식의 양을 넘어 약처럼 농축해 먹는 습관입니다. 산나물의 쓴맛은 건강 성분의 증거일 수도 있지만,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물질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머위를 충분히 데치고 데친 물을 버리는 작은 수고가 불필요한 위험을 줄여 줍니다. 10년 뒤에도 편안한 간과 가벼운 몸으로 가족의 식탁에 앉기 위해서는 좋은 것을 더 먹는 일보다, 안전하게 먹는 법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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