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로 나와서 늘 먹던 맛으로 삼진" 롯데 한동희, 28살이면 이젠 유망주도 아닌데

상무에서 타율 0.400, 홈런 27개, 타점 115. 롯데가 한동희에게 걸었던 기대의 크기가 이 숫자에 담겨 있었다. 롯데가 FA 시장에서 지갑을 완전히 닫은 채 맞이한 2026시즌, 그나마 전력 강화라고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요소가 한동희의 복귀였다.

포스트 이대호, 2군 폭격기, 장타력 해소의 기폭제. 붙은 수식어가 많은 만큼 기대도 컸다. 그런데 4월이 끝나가는 지금 한동희는 21경기 타율 0.241, 홈런 0개, OPS 0.573을 기록 중이고 29일 경기에서는 선발에서도 빠졌다.

선발 제외, 그리고 대타 삼진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에게 "방망이를 잘 쳐야 할 텐데, 큰일"이라고 했다. 선발에서 빼면서도 신뢰는 거두지 않겠다는 뜻이었는지, 롯데가 2-3으로 뒤진 6회말 2사 1·3루 찬스에서 9번 타자 이호준 자리에 한동희 대타 카드를 꺼냈다. 결과는 4구 삼진이었다.

초구 변화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보고, 2구째 가운데로 꽂힌 투심 패스트볼에도 반응하지 못했다. 투스트라이크를 먹은 뒤 3구 스위퍼가 빠지면서 한숨 돌렸지만,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148km 투심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팬들이 "늘 먹던 맛"이라고 표현하는 그 장면이 또 나왔다.

유망주도, 신인도 아닌 나이

2018년 롯데에 입단한 한동희는 올해로 프로 9년 차, 나이는 27세(내년이면 28세)다. 이대호가 26세이던 2008년에 이미 홈런왕 타이틀을 따냈다. 롯데 팬들이 한동희를 포스트 이대호라고 부르며 기다려온 시간이 벌써 8년이 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군 복무 전인 2022년 129경기 타율 0.307, 14홈런 65타점이 1군 커리어 베스트였는데, 상무에서 2년간 담금질을 마치고 각성해서 돌아왔다는 기대가 지금의 성적과 충돌하고 있다.

강정호가 분석한 것처럼 손을 너무 많이 쓰는 스윙이 장타력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있고, 김태형 감독도 "히팅포인트까지 더 빠르게 가기 위한 타이밍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경기에서는 변화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롯데가 기다릴 시간이 있나

5월 5일이면 도박 징계로 빠졌던 고승민과 나승엽이 돌아온다. 그 둘이 합류하면 롯데 타선의 무게감은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한동희가 그 전까지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고승민과 나승엽이 복귀하면 한동희의 자리가 더 좁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타선 전체의 wRC+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롯데 입장에서 한동희의 각성은 단순한 개인 성적 문제가 아니다. 롯데가 꼴찌에서 탈출하려면 레이예스와 노진혁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결국 한동희가 터져줘야 한다. 유망주라는 말을 더 이상 붙이기 어려운 나이에 한동희가 이 슬럼프를 어떻게 넘어서느냐가 롯데의 5월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