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유 유출 뭇매에 발끈한 석유公 노조… “산업부 꼬리 자르지 말라”
국내에 보관 중이던 국제공동비축유 일부가 해외로 판매된 사건을 두고 산업통상부가 한국석유공사 긴급 감사에 착수한 가운데, 석유공사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 측은 산업부의 감사가 책임을 아래 기관에게 미루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먼저 이번 사안의 본질이 ‘국가 비축유’ 유출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해외 민간 업체가 소유권을 갖고 국내 시설을 빌려 사용하던 ‘국제 공동비축유’가 계약에 따라 정상 반출된 것일 뿐인데, 언론과 주무부처가 이를 마치 범죄 행위처럼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소유권이 없는 남의 물건을 강제로 묶어둘 법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유일한 대응 수단인 우선구매권 행사에는 수천억 원의 예산과 장관의 공식 지시가 필요한데, 산업부는 90만 배럴에 해당하는 구매 예산조차 배정하지 않고 공사를 질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또 산업부의 자기모순을 정면으로 꼬집었다. 지난 1월 업무보고 당시 산업부는 “석유 공급 과잉으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비축 전략 수정을 공사에 압박했는데, 정세가 급변하자 이제 와서 공사의 대응 미비를 빌미로 감사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번 감사가 에너지 안보와는 무관한 ‘정치적 쇼’라고 규정했다. 비축유 유출이라는 자극적인 단어에 반응한 대통령실 눈치를 보며 장관이 산하기관을 희생양 삼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산업부가 정책 오판으로 인한 공사 부실 책임을 인정하고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것 △지시는 산업부가, 책임은 공사가 지는 무책임한 행태를 중단할 것 △정치적 목적의 표적 감사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상급단체와 연대해 끝까지 항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진욱 기자 halfn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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