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한 경찰관 판박이 처리…60대 시신 발견

임성준 2026. 8. 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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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30대 여성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의혹을 사는 경찰관이 또 다른 실종 사건도 '판박이'로 처리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실종자는 최초 신고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의 부실 대응을 둘러싼 파문이 커지고 있다.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부 경장을 상대로 A씨와 장씨 사건을 허위 종결한 경위와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한 실종사건이 더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5월15일 오후 6시43분쯤 최초 112 신고 당시 관할 파출소가 제주 한림읍에서 신고자인 장씨 남자친구를 대면하고 실종자 휴대전화 위칫값을 통해 인근 숙박업소 등을 탐문·수색했으나 부 경장이 사건을 종결 처리함에 따라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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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이 닿았다” 추가 직무 유기 의혹…긴급 체포
개인 휴대전화 통화 기록 확인 등 강제 수사 결과 주목

제주 30대 여성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의혹을 사는 경찰관이 또 다른 실종 사건도 ‘판박이’로 처리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실종자는 최초 신고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의 부실 대응을 둘러싼 파문이 커지고 있다.

23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제주시 일대에서 지난 5월 실종된 장미란(37)씨를 수색하던 중 별개의 실종자인 60대 남성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지난달 2일 A씨에 대한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51일 만이다.

A씨 실종 사건을 처음 담당한 경찰관은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 부 모 경장이었다. 장씨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경찰관과 같은 인물이다.

부 경장은 A씨 실종 신고가 접수된 당일 가족에게 A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거짓말한 뒤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A씨 관련 내용을 해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종자를 직접 대면해 안전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원칙도 지키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장씨 실종 사건 처리 과정과 사실상 같은 방식이다. 부 경장은 장씨 사건에서도 가족에게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 무사하다’는 취지로 허위 설명을 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실종프로파일링(경찰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서 관련 내용을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미란씨를 찾기 위해 20일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서 경찰이 집중 수색하고 있다.
A씨 사건은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장씨 실종 사건을 접한 A씨 가족이 경찰에 다시 신고하면서 뒤늦게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찰은 실종자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사망한 상태의 실종자를 발견했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유족이 원치 않아 발견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부 경장이 그동안 담당했던 실종사건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21일 A씨 사건이 허위로 종결된 정황을 확인했다.

그동안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아온 부 경장은 결국 전날 오후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부 경장을 상대로 A씨와 장씨 사건을 허위 종결한 경위와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한 실종사건이 더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5월12일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 장씨 가족 측 제공
앞서 부 경장은 지난 5월15일 오후 6시43분쯤 장씨 실종신고가 접수되자 ‘연락이 닿았다’고 허위 보고해 사건을 종결한 의혹을 받고 있다.

부 경장의 통보로 안심한 가족 측은 그 후에도 장씨와 연락이 끊기자 지난달 19일 다시 실종신고를 하면서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경찰은 성인의 단순 가출로 판단해 생활 반응 확인에 3주를 보냈고, 경찰 수사에 답답함을 느낀 가족이 장씨 사진이 담긴 전단을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포하고 언론 보도가 나가자 실종 3개월여 만인 지난 20일에야 집중 수색이 시작됐다.  

장씨는 지난 5월12일 밤 남자친구와 장기 투숙하던 제주시 한림읍의 한 펜션에서 밤 10시15분쯤 혼자 휴대전화를 들고 슬리퍼 차림으로 나가는 모습이 펜션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행적이 끊겼다. CCTV 영상도 장씨 남자친구가 언론에 제공했다.

경찰은 5월15일 오후 6시43분쯤 최초 112 신고 당시 관할 파출소가 제주 한림읍에서 신고자인 장씨 남자친구를 대면하고 실종자 휴대전화 위칫값을 통해 인근 숙박업소 등을 탐문·수색했으나 부 경장이 사건을 종결 처리함에 따라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부 경장은 최초 신고가 접수된 후 2시간30여분 만인 오후 9시16분쯤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종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와 전화 통화 등 안전 확인을 하지 않았거나 상부 보고도 하지 않고 ‘셀프’ 종결한 의혹을 받고 있는 대목이다.

실종자 장씨의 휴대전화에는 지난 5월12일 밤 실종 이후 경찰관 등 어떤 통화내용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장씨 최초 실종신고 시 실종프로파일링 시스템상의 장씨 관련 관리목록 자료가 입력됐다가 삭제된 정황을 발견했다.

그런데도 부 경장은 “신고 대상자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보고하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또 “장씨가 자신의 위치를 남자친구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지난 5월12일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 장씨 가족 측 제공
하지만, 부 경장의 사무실 유선전화와 업무용 휴대전화에서도 장씨와의 통화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긴급 체포된 부 경장의 개인 휴대전화 압수와 포렌식을 통해야 허위 종결 의혹의 진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부 경장은 지난달 19일 실종 사건 재수사가 시작된 지 사흘 만인 22일 자신이 근무하는 경찰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도 조사받고 있으며 현재 직위 해제가 된 상태다. 

경찰은 장씨의 휴대전화 위치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제주시 한림항 주변에서 헬기와 드론, 경찰견, 해경 경비정 등을 동원해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다. 첫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약 3개월 여 만이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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