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스가 뒤집었다...’5위 KT’, 가을 야구 마지막 티켓 따냈다
KT의 멜 로하스 주니어는 올 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144경기를 모두 뛰었다. 9팀을 상대하면서 가장 약했던 팀은 SSG.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158, 홈런은 2개뿐이었다. 시즌 성적(타율 0.329 32홈런)과 비교하면 크게 못 미쳤다. 특히 SSG 김광현에겐 10타수 무안타. 그런 로하스가 1일 안방 수원에서 SSG와 벌인 5위 결정전에서 홈런 두 방에 팀이 올린 4점을 모두 해결하며 4대3 역전승을 이끌었다.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1회 말 선제 솔로 홈런을 쳤다. 1사 후 SSG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던진 시속 152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압권은 8회말. 1-2로 뒤지던 KT는 8회초 SSG 간판 타자 최정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1-3으로 점수가 벌어졌다. 승리의 기운이 SSG 쪽으로 향하는 듯했다. 여기서 로하스가 짜릿한 순간을 선사했다. 그는 1-3으로 뒤지던 8회 말 무사 1·3루 기회에서 SSG 세 번째 투수 김광현이 던진 밋밋한 체인지업을 두들겨 역전 3점포를 쐈다. 천적에게 한 방 먹인 셈이다. 130m를 날아간 타구는 좌중간 담장 너머 관중석에 꽂혔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로하스는 포효하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로하스는 이날 3타수 2안타 2홈런 1볼넷 4타점 2득점으로 거의 혼자 팀을 끌고 가다시피 했다. KT는 이날 타자들이 5안타를 때리는 빈공에 허덕였지만 로하스 덕에 기사회생했다.
KT는 SSG와 정규리그에서 동률(승률 0.507·72승70패2무)을 이뤄 이날 5위 결정전을 치렀다. 2022시즌에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단판 승부였다. 마지막에 웃은 KT는 정규리그 5위를 확정 지었다. KT는 9회 마무리 투수 박영현을 투입해 승리를 지켜냈다. 박영현은 SSG 오태곤에게 안타를 맞고 1사 1루 위기를 맞은 뒤 대타 추신수를 삼진으로 잡았다. 이후 1루 주자 오태곤에게 도루를 허용하고 폭투를 던져 2사 3루까지 다시 몰렸다. 여기서 마지막 타자 최지훈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SSG는 다 잡은 듯했던 승리를 놓쳤다. 선발 엘리아스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노경은은 7회를 실점 없이 막았다. 8회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자 SSG는 선발 자원인 좌완 김광현을 투입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게 악수(惡手)였다. 김광현은 대타 오재일에게 다시 안타를 내주더니 로하스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했다.
KT는 ‘가을 야구’ 마지막 남은 자리를 차지하면서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했다. 어렵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만큼, 도전자의 입장에서 패기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프로야구에서 타이브레이커(순위 결정전)이 열린 건 1986년, 2021년에 이어 3번째. 5위 결정전은 처음이다. KT는 2021년 1위 결정전에서 삼성을 1대0으로 꺾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타이브레이커를 이겼다. 타이브레이커는 정규시즌 기록에 포함되지 않는 번외 경기다.
KT는 2일부터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벌인다. 정규리그 4위 두산은 잠실 홈 1차전에서 이기거나 비기면 준플레이오프에 오른다. 지면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러야 한다. KT는 내리 2경기를 이겨야 준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2015년 도입된 이후 5위가 2승을 거두며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적은 아직 없었다. 와일드카드전이 2차전까지 간 경우도 두 번(2016년·2021년)뿐이다. 나머지는 1차전에서 끝났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두산이 12승4패로 KT를 압도했다.
선발투수는 두산 곽빈과 KT 윌리엄 쿠에바스로 예고됐다. 곽빈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15승9패로 다승 공동 1위. 다만 2차례 등판했던 와일드카드전에선 승패 없이 8과 3분의 1이닝 6실점(평균자책점 6.48)에 그쳤다. 포스트 시즌을 통틀어서도 5경기(18이닝) 2패(평균자책점 6.00)로 부진했다. 쿠에바스는 올해 7승12패(평균자책점 4.10)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6경기 3승1패(평균자책점 2.87)이다.
수원=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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