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세미콘 줌인]② 주주배정 유증 승부수…고부가 후공정 전환 속도

/사진= LB세미콘 제공

LB세미콘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 지난해 두 차례 사채 발행에 이어 차입금 부담까지 이어지자, 이번에는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택해 자본 확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500억 조달 추진…Non-DDI 확장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B세미콘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로 498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번 유증을 통해 발행되는 신주는 총 1200만주이며, 증자비율은 20.66%다. 신주배정기준일은 다음달 19일이다. 발행가액은 20%의 할인율이 적용되며, 7월24일 최종 발행가액이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자금 가운데 300억원은 시설자금, 198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된다. 핵심은 기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SoC, PMIC, CIS, 전력반도체 등 Non-DDI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이다.

LB세미콘은 반도체 후공정(OSAT) 가운데 범핑, 테스트, 패키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산업은 기술집약적·자본집약적 성격이 강해 고객사 수요와 공정 변화에 맞춘 지속적인 설비 투자가 요구된다.

이에 운영자금은 기존 12인치 DDI 생산 물동 증가 대응과 Non-DDI 생산능력 확대 이후 신규 고객사 양산 대응에 사용된다. 범핑 공정의 핵심 원재료인 타깃(Target)과 도금용액은 공정 가동 전 일정 수준의 재고 확보가 필요하다. 회사는 Non-DDI 물량 확대에 대비해 이번 유상증자 자금으로 원재료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탑티어 팹리스 기업과 Non-DDI 범핑·테스트 서비스 공급을 위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신규 고객사의 제품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Non-DDI 범핑 및 백엔드 공정 생산능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품질 수준, 납기 안정성, 양산 대응력, 고객 요구 스펙 충족을 위한 선제적 설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비 투자가 완료되면 Non-DDI 범핑 분야의 연간 생산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회사는 장비 발주와 입고, 생산 안정화 기간을 고려할 때 이번 시설투자 효과가 2028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자닌 부담 해소 기대

LB세미콘은 그동안 생산부지 확보와 설비 증설을 위해 차입금과 메자닌 조달을 활용해왔다. 지난해 2월에는 145억원 규모의 3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같은해 10월에는 600억원 규모 4회차 영구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3회차 CB는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인수했으며 표면, 만기이자율이 각각 4%, 7% 조건으로 발행됐다. 4회차 영구CB는 KB증권 등을 대상으로 표면, 만기이자율 각각 2%, 5%의 조건으로 발행됐다. KB증권은 이번 유상증자의 대표주관사이기도 하다.

이에 차입금 부담이 적지 않다. 2026년 1분기 말 기준 LB세미콘의 차입금은 단기차입금 1349억원, 장기차입금 1712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상승 흐름을 보여왔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일부 차입금 순상환 효과로 재무지표가 소폭 개선됐다.

이자 비용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LB세미콘의 이자 비용은 2023년 171억원, 2024년 180억원, 2025년 176억원으로 영업외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1분기 이자 비용은 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다. 씨티은행, 산업은행 등 일부 차입금 상환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잇따른 메자닌 발행과 차입금 부담을 고려하면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재무 부담을 추가로 키우지 않으면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부채성 자금 조달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기 위해 자본 확충 방식을 택한 셈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흥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전망이다. 지분 27.24%를 보유한 최대주주 LB 및 특수관계인은 이번 유상증자 배정 물량에 대해 100% 청약 참여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 안정성 제고와 함께 대주주의 책임경영 의지를 통해 시장 신뢰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강기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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