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호대기나 극심한 정체 구간에서 차량이 멈췄을 때 변속기 기어를 D(주행) 상태로 유지하는 습관이 차량 내부 부품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외관은 정지 상태이지만 내부 구동계는 언제든 전진할 수 있도록 동력을 전달하는 과정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엔진이 만들어낸 회전력과 브레이크 페달이 가하는 제동력이 차량 내부에서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다.
이러한 구동 제어 메커니즘이 매일 반복될 경우 자동차 핵심 부품의 내구성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자동변속기 차량의 핵심 동력 전달 부품인 토크컨버터는 기어가 D 상태에 놓여있을 때 정차 중에도 끊임없이 회전을 이어간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회전 에너지와 이를 강제로 붙잡는 제동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부품 내부에는 미세한 마찰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출퇴근길 정체 환경에서 아무런 조작 없이 D 기어를 유지하는 행동이 부품의 누적 피도를 높이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부품 간의 지속적인 마찰은 자연스럽게 기계적인 열을 발생시키고 이는 변속기 내부 온도를 상승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변속기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은 오일이 순환하며 흡수하고 냉각하는 구조를 취하지만 고온 환경이 반복되면 오일 자체의 성능이 빠르게 저하된다.
윤활 능력이 떨어진 오일은 금속 부품 간의 마찰을 매끄럽게 방지하지 못해 내부 마모 속도를 가속화하게 된다.
운전자가 주행 중에 변속기 오일의 미세한 점도 변화나 열화 현상을 직접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관리가 까다로운 영역이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에 대거 탑재된 오토홀드 기능은 정차 시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도 정지 상태를 유지해 주는 대표적인 편의 사양이다.
그러나 오토홀드는 유압을 제어해 브레이크를 잡아줄 뿐 기어 매커니즘 자체를 변경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운전자의 발은 편해질 수 있으나 변속기 내부 부품이 감당해야 하는 기계적 부하와 스트레스는 일반 정차 상태와 동일하게 지속된다.

신호 대기 시간이 길어지거나 도로 정체로 인해 10초 이상 멈춰 서 있는 것이 확실하다면 기어를 N(중립)으로 변경하는 것이 기계적으로 유리하다.
N 기어 상태에서는 엔진과 바퀴로 이어지는 동력 축의 연결이 끊어지기 때문에 변속기 내부의 부하가 즉각적으로 사라진다.
정차 시 가해지는 몇 초간의 기어 조작 습관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변속기 전체 수명을 좌우하는 변수가 된다.

다만 모든 정차 상황에서 N 기어 전환이 정답은 아니므로 운전자의 유연한 상황 판단이 요구된다.
곧바로 출발해야 하는 짧은 신호 대기 상황이나 경사도가 있는 도로에서는 D 기어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 확보 측면에서 권장된다.
특히 내리막길이나 오르막길에서 중립 기어를 사용할 경우 차량이 의도치 않게 밀리는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평지에서의 장시간 정차 시에만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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