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국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경쟁사에 먹힐 위기라는 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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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기업가치 기준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로 군림했던 '반도체 왕국' 인텔이 모바일·인공지능(AI) 칩 경쟁에서 밀리면서 퀄컴에 매각될 처지에 내몰렸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바일 칩 강자 퀄컴이 인텔에 인수 제안을 했다는 보도에 이은 21일 후속 보도를 통해 인텔 경영진의 전략적 실수와 AI 열풍에 과거 미국을 대표하던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3년 만에 피인수 기업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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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AI 칩 경쟁 밀리며 벼랑 끝 구조조정
지난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바일 칩 강자 퀄컴이 인텔에 인수 제안을 했다는 보도에 이은 21일 후속 보도를 통해 인텔 경영진의 전략적 실수와 AI 열풍에 과거 미국을 대표하던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3년 만에 피인수 기업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WSJ는 인텔이 퀄컴의 인수 제안을 받으들인다고 가정해도, 그 이후 반독점 규제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최종 인수가 확실한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모바일 칩 회사가 종합 반도체 회사 인텔을 인수한다는 구상 자체는 그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인텔은 지난 2021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의 팻 갤싱어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한 이래 3년 간 공격적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확대와 신제품 출시를 추진해 왔다.
과거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윈텔 동맹’을 바탕으로 2000년대 중반까지도 PC와 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AP 칩 시장을 주도한 퀄컴이 부상하는 사이 인텔은 모바일 칩 시장 성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2010년대 이후로는 주력 사업이던 PC·서버용 CPU 시장에서도 경쟁사 AMD의 부상에 점유율을 계속해서 빼앗겨 왔다.
인텔의 올해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 예상치는 126억달러로 AMD(129억달러)에 밀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이 그간 사업확대를 추진해온 파운드리 부문마저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 대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또한 인텔은 2017년 생성형 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대한 지분투자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면서 적기에 AI 시장에 참여할 기회도 놓쳤다.
안젤로 지노 CFRA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지난 2~3년간 반도체 산업에서 벌어진 AI 전환은 인텔에게 정말 큰 타격이었다”며 “인텔은 AI 전환에 적합한 역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인텔의 위기에 대해 일각에선 인텔이 과거 기술력을 중시한 엔지니어 출신 CEO 대신 재무·마케팅 출신 CEO를 2005년부터 기용하기 시작하면서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 원인을 제공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인텔은 위기 극복을 위해 100억달러 규모 비용절감을 위한 전체 직원의 15% 감원과 배당금 삭감·지급 중단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조치를 2022년부터 올해까지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또한 파운드리 사업부문을 독립 자회사로 만들어 외부 자금 수혈을 보다 쉽게 받게 기업 구조도 재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 인텔의 부진한 실적과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8월 인텔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128억3000만달러, 순손실 16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치를 밑돌았고 올해 3분기 전망도 매출액 125억~135억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재차 밑돌면서 주가는 상장 이래 최대 일일 하락폭인 26%나 폭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차세대 파운드리 1.8나노(18A) 공정에 따라 인텔의 향후 운명의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TSMC와 삼성전자는 각각 내년부터 2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스테이시 라스곤 번스타인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미래는 내년에 생산될 차세대 칩 제조 기술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며 “기술 리더십을 회복하면 수익성을 개선하고 고객사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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