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년 전 영화 알려줌 #106/10월 17일] <블루 벨벳> (Blue Velvet, 1986)
31년 전 오늘(1992년 10월 17일), 현대 미국인의 악몽 같은 이면 세계를 독특한 영화 언어로 담아낸 이른바 '컬트 영화'의 대표적인 작품이 된 <블루 벨벳>이 개봉했습니다.

1986년 전미비평가협회작품상 수상작이자,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작으로 뒤늦게 국내에 정식 개봉한 <블루 벨벳>은 한 호기심 많은 청년이 우연히 경험하는 악의 세계를 그린 미스터리 작품인데요.

영화는 미국의 소도시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네 사람의 갈등을 영상화했습니다.
어느 날 '잘린 귀'를 발견하고, 그 사건의 용의자가 '도로시'(이사벨라 로셀리니)라는 것을 순수한 남학생 '제프리'(카일 맥라클란)는 알게 됩니다.

'제프리'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몰래 '도로시'의 집에 숨어 들어가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되고, 연인 '샌디'(로라 던)에게 말하기 직전 "정말 이상한 세상이야"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순간 '과연 당신은 이 이상한 세계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 역시 관객에게 던지죠.

작품에서 슬로우 클럽의 여가수 '도로시'는 관능적인 모습으로 'Blue Velvet'(블루 벨벳)을 노래합니다.
"그녀는 블루 벨벳을 입었죠"라는 가사가 있으며, 1960년대 바비 빈튼이 부른 원곡은 데이빗 린치 감독이 영화에 대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유명하죠.

<블루 벨벳>에서는 '도로시'의 목소리로 재탄생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요.
블루의 여인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도로시'는 위험한 비밀을 뒤로한 채 음악 속으로 빠져들고, 그 위태로운 모습이 시간을 뛰어넘어 영화사에 기억될 명장면으로 남았습니다.

'도로시'와 가까워진 '제프리'를 납치해 협박하기 시작한 '프랭크'(데니스 호퍼)는 감미로운 선율의 OST인 'In dreams'를 배경으로 광기 어린 흥분 상태로 '제프리'에게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죠.
'도로시'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선전포고는 무척 의외의 단어로 시작하는데요.

"저 여자한테 잘해주지 마. 내가 너한테 러브레터를 보낼 거란 말이다. 내 마음을 담아서!"
과연 '프랭크'가 보내는 러브레터는 어떤 것일까요?
이 명대사를 활용해 <LA 타임즈>는 센스 있는 영화 리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애매한 컬트 영화에게 보내는 매력적이고 거친 러브레터"라고 말이죠.

한편, 지난해 열린 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연상호 감독은 <블루 벨벳>을 추천하며 상영작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그는 "<블루 벨벳>은 오프닝부터 압도적인 이미지로 시작한다. 평화로운 일상을 강렬한 색감으로 담아내 기묘하게 꼬여버린 상황들을 보여줌으로써 일상에서 비일상으로 출발할 준비를 마친다. 곧이어 등장하는 청년 '제프리'는 산책하던 도중 풀숲에서 사람의 잘린 귀를 발견한다"라면서, 기이한 오프닝을 소개했습니다.

<블루 벨벳>은 이어지는 오프닝 시퀀스와 첫 번째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늘상 마주하던 일상에서 한 걸음만 더 들어가면 나타날 수 있는 기묘하고 두려운 사건을 향해 성큼성큼 접근하는 형식을 지닌 작품이다. 영화라는 예술을 통해 우리는 그 두려운 발걸음에 동참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영화가 줄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 연상호 감독
<블루 벨벳> 왓챠 (스트리밍)
- 감독
- 데이비드 린치
- 출연
- 카일 맥라클란, 이사벨라 로셀리니, 데니스 호퍼, 로라 던, 호프 레인지, 딘 스톡웰, 조지 딕커슨, 프리실라 포인터, 프란시스 베이, 브래드 도리프, 잭 낸스
- 평점
- 8.1

Copyright © 알려줌 알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2025 ALLYEOZUM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