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전자담배 무인판매점포 속속 입점…청소년 노출 우려
전자담배는 법상 '담배' 아냐…60%가 일반담배로 전환, 규제 필요성 커져

"전자 담배도 일반 담배와 같은 규제가 필요합니다"
19일 대전 서구의 한 고등학교 통학로 주변 상가엔 전자담배 무인판매 점포 두 곳이 운영되고 있었다.
두 곳 모두 출입문은 잠금장치 없이 열려 있었고, 점포 내·외부엔 청소년 출입 제한 등의 별다른 표시나 문구도 없었다.
이용자가 화면에서 제품을 선택하고 자판기에 신분증을 인식시킨 뒤 결제를 진행하면 구매할 수 있는 구조로, 신분증의 진위 여부나 사용자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별도의 검증 장치는 설치되지 않았다. 청소년들이 성인 신분증 등을 이용해도 인증, 전자담배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에 무인 전자담배 판매장이 속속 입점하며 청소년들이 흡연 사각지대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부모들은 미성년자들의 흡연 조장 우려와 함께 제도 개선 등 보다 적극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 담배사업법은 '담배'를 연초 잎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해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때문에 합성 니코틴 기반 전자담배는 법적 '담배'로 구분되지 않아 무인점포나 온라인에서 판매돼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러한 사각지대의 문제점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7월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청소년 건강 패널 추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로 처음 흡연을 시작한 학생의 60% 이상이 이후 일반담배(궐련) 흡연자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하는 경우 정신적·신체적으로 미성숙한 상황에서 담배 중의 발암물질 및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돼 중독성과 건강 위해의 심각성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관련 법률 제·개정 등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청소년 건강 측면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나 국회 내 연구자들도 (전자담배 판매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근거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다 동의하고 있다"며 "담배라고 마땅히 보아야 하는 다양한 형태의 담배들이 나오면서 담배 시장이 바뀌고 있는데, 규제가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후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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