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사주' 위원장의 1년

미디어오늘 2024. 9. 3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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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가족·지인을 동원해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 인용 보도 심의 민원을 사주하고 자신이 심의에 참여한 뒤 최고 수위 과징금을 의결했다는 '민원 사주' 의혹 사건이 1년을 넘겼다.

류 위원장의 이해충돌 문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던 공익제보자는 민원인 정보 유출 혐의 등으로 압수수색을 당했지만, 류희림 위원장은 연임에 성공해 대통령 추천 3인으로 구성된 초유의 '3인 방심위'로 여전히 심의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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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사설] 미디어오늘 1470호 사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가족·지인을 동원해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 인용 보도 심의 민원을 사주하고 자신이 심의에 참여한 뒤 최고 수위 과징금을 의결했다는 '민원 사주' 의혹 사건이 1년을 넘겼다. 류 위원장의 이해충돌 문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던 공익제보자는 민원인 정보 유출 혐의 등으로 압수수색을 당했지만, 류희림 위원장은 연임에 성공해 대통령 추천 3인으로 구성된 초유의 '3인 방심위'로 여전히 심의에 나서고 있다. '류희림 방심위'의 지난 1년은 조직을 해체하러 온 것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었다.

민원 사주 의혹은 지난해 9월 뉴스타파 압수수색과 함께 이뤄진 정치권력의 언론탄압 흐름에서 등장했다. 이 무렵 국민의힘에선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 보도를 두고 “사형에 처해야 할 국가반역죄”, “폐간” 등 거친 말을 쏟아냈고, 당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화답하며 “방심위에서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뒤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KBS MBC JTBC YTN 등에 심의 민원이 쏟아졌는데 이 과정에서 류 위원장 아들, 동생, 조카, 처제부터 류 위원장이 대표를 지낸 경주엑스포 직원까지 민원인으로 등장했다.

방심위원장이 처음부터 최고 수위 징계를 염두하고 민원을 사주했다면 방심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없을뿐더러 방심위의 존재 이유를 흔드는 중대 사건의 당사자로 법적 처벌 또한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류 위원장은 '3인 방심위'로 오늘도 심의를 이어가고 있다. 2인 방통위에 이어 3인 방심위까지 파행적 운영이 이 정부의 일상이 되어버린 가운데 류 위원장은 30일 '방심위원장의 청부 민원과 공익신고자 탄압 등의 진상규명 국회 청문회'에도 불출석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오는 10월21일 방심위 단독 국정감사를 예고했다. '류희림 방심위'에서 이뤄진 MBC 법정제재가 연일 법원에 의해 집행정지되고 있다. 류 위원장은 파국이 눈앞에 보이는 언론탄압을 멈추고 이성을 되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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