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회전 제한장치, 영업용 車 유가보조금 연간 1301억원 절감 효과

내연기관차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상황에서 ISG(Idle Stop & Go)가 탄소 저감 및 에너지 절약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출처: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필수 교수] 국내 도로의 주력은 내연기관차다. 2024년 전기·수소차 누적 보급량은 72만 대에 그쳤고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9.7% 감소했다. 정부가 2025년 1조 5000억 원을 투입해 수요를 살리겠다고 하지만, 화재와 안전 문제, 충전 인프라 부족이 여전해 효과는 불확실하다.

반면 영업용 차량은 수송 부문 온실가스의 79.9%를 배출하며, 유가보조금은 2023년 7852억 원에서 2024년 8912억 원으로 늘어 재정 부담을 키우고 있다. 경기 활성화와 탄소 저감을 동시에 이루려면 보다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공회전 제한장치(ISG)는 신호 대기나 정차 시 엔진을 꺼 연비와 배출가스를 줄이는 장치다. 환경부 실험에 따르면 도심 주행 연비가 평균 14% 향상되며 이를 화물차 37만 대와 택시 25만 대에 적용하면 연간 1301억 원의 유가보조금을 절감할 수 있다.

서울시 실증사업에서는 차량 1대당 연간 최대 2.16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확인됐다. 모든 영업용 차량에 확대하면 148만 6000톤의 감축이 가능하며, 이는 국내 탄소배출권 기준 1270억 원, 유럽 기준 약 2조 3800억 원의 가치에 해당한다.

ISG는 전기차 보조금보다 현실적이다. 전기차는 대당 최대 650만 원, 총 1조 원 이상의 보조금이 필요하지만 ISG는 수십만 원으로 장착 가능하다. 기존 내연기관차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 충전 인프라 확충이 필요 없고 제조 단계 탄소 배출도 거의 없다. 절감된 보조금과 배출권 가치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어 세금 낭비 논란도 피할 수 있다.

정부는 운수업체 초기 부담을 줄이는 ISG 장착 지원금 제도를 도입하고, 화물차와 택시를 중심으로 한 시범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기재부와 환경부 등 범부처 협력으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필수다.

전기차 보급은 필요하지만 속도가 더딘 현실에서 내연기관차 탄소 저감을 병행하는 것이 국가 재정과 환경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길이다. 과거 내구성 문제가 있었지만 현재는 기술적으로 해결된 만큼, ISG에 대한 관심을 되살리고 보급 확대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