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금보다 더 놀라운 건 ‘세금 없음’…하늘이 준 운마저도 과세하는 한국과 너무 다른 로또세
유럽은 2024년 소득에 대한 세금 신고 기간이 도래했다. 이 맘 때만 되면 언제나 올라오는 기사가 있다. 바로 로또 당첨금에 대해서도 소득 신고를 해야 하는 가에 대한 내용이다.
특히, 4월 10일부터 인터넷 소득 신고가 열린 프랑스에서는 이 질문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프랑스 매체들은 "프랑스에서는 2명 중 1명이 게임을 즐긴다"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2019년 기준 18세부터 75세 사이 인구의 47% 그리고 2022년 기준 17세 청소년의 27.5%가 이러한 도박성 게임을 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복권, 스포츠 베팅, 스크래치 카드, 카지노 등 프랑스 내 복권, 도박 시장은 연간 130억 유로(약 21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 “복권에 당첨되면 세금을 내야 할까?”
100유로든 1억 유로든… 당첨금, 세금은 ‘안 낸다’
2024년, 운이 좋아 로또에 당첨됐거나 스포츠 베팅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면? 프랑스에서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금액이 크든 작든 상관없다. 프랑스 복권 운영사인 FDJ는 “복권, 스크래치 카드, 스포츠 베팅 등 운에 의한 게임에서 얻은 수익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이 원칙은 일시적으로 당첨금을 받는 경우는 물론, 월 단위로 지급되는 ‘연금식 복권’인 경우에도 적용된다. 즉, 행운으로 얻게 된 수익은 프랑스에서 세금 걱정 없이 전액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주면? ‘증여세’는 피할 수 없다
당첨금을 세금 없이 받았다고 해서 마음껏 나눠줘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돈을 나눠주게 되면, 이때는 ‘증여세’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돈을 줄 경우, 15년마다 최대 10만 유로까지는 면세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상을 넘기면 세금이 부과된다. 액수나 관계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투자 수익은 철저하게 과세… 당첨 이후의 ‘운’은 자신에게 달렸다
당첨금을 은행에 예치하거나, 주식, 부동산, 보험 등에 투자할 경우, 이때부터는 과세 대상이 된다. 이자, 배당금, 임대수익, 시세차익 등은 소득세, 사회보장 분담금(CSG), 부채 상환 기여금(CRDS), 또는 단일 고정세(PFU)의 대상이 된다.
다시 말해, 당첨 그 자체는 면세지만, 이후의 사용에 따라 세금은 따로 부과된다.
복권 당첨이 세금은 면제된다고 해도, 프랑스 복지제도에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프랑스의 가족수당기금(CAF)에서는 비과세 수익이라 해도 당첨금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주거보조금(APL), 최저생계비(RSA), 가족수당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세금은 안 내도 복지 혜택은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도박이 본업이라면 세금 내야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예외가 있다. 도박을 전업으로 하는 ‘프로 도박꾼’의 경우다. 주기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이를 생계의 수단으로 삼는 경우, 해당 수익은 ‘비상업적 이익(BNC)’ 항목으로 세금 신고를 대상이 된다. 이때는 일반 사업자와 동일하게 과세가 이루어진다.
하늘이 준 기회를 다르게 바라보는 두 나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 복권 당첨금에 세금을 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랑스의 복권 당첨금 비과세 정책은 ‘운은 과세할 수 없다’는 철학에 가깝다. 하지만 그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과세 여부는 달라진다. 타인에게 나누는 순간, 투자로 불리는 순간, 혹은 본업이 되는 순간부터 세금과 마주하게 된다.
운 좋게 당첨되었다고 해도, 그 이후의 운은 자신이 어떻게 쓰느냐에 달렸다. 행운은 공짜지만, 관리에는 책임이 따른다.
반면, 대한민국은 '하늘이 내려 준 운'에 조차도 과세하고 있다. 3억 이하 당첨금에는 22% 세율이 적용되며, 그 이상의 당첨금에는 33% 세율이 적용된다. 당신이 5억 원에 당첨되었다면 약 1억 6천만 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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