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나라로 간다] ⑤ 롯데웰푸드, 베트남서 '프리미엄 분유'로 도전장

동남아시아와 중동이 K푸드 비즈니스의 새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더운 나라’로 향하는 국내 식품기업들의 사업 현황을 알아봅니다.

롯데웰푸드가 지난 2019년 출시한 수출 전용 분유 브랜드 '뉴본'으로 프리미엄 분유 수요가 높은 베트남에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가 저출산으로 침체된 국내 분유 시장을 벗어나 베트남 프리미엄 분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베트남은 연간 출생아 수가 한국보다 많고, 소득 증가와 함께 고가분유 제품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분유 시장이 유망하다. 회사는 현지 파트너사의 유통망과 과학적으로 설계된 고품질 영양을 앞세워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파스퇴르의 분유 브랜드 ‘뉴본’으로 현지 프리미엄 분유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1~10월 뉴본의 베트남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약 82%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웰푸드는 2004년 베트남에 분유를 수출하면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고 2019년 베트남을 겨냥해 뉴본을 출시했다. 현재 국내 횡성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고 현지 파트너사가 호찌민과 하노이를 주요 거점으로 삼아 이를 유통하고 있다.

롯데웰푸드가 베트남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국내 분유 시장이 저출산으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소매점 기준 분유 브랜드의 총매출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120억5000만원에 그쳤다.

반면 베트남은 조제분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베트남의 연간 출생아 수는 약 95만명으로 한국(23만명)의 4배를 넘는다. 10세 미만 소아 비율이 베트남은 전체 인구의 17%로 한국(8%)의 2배 정도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조제분유 시장 규모는 약 1조5839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3% 성장했으며, 오는 2027년에는 2조42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엄 분유’ 인기 이유

롯데웰푸드의 베트남 우수 거래처 직원들이 지난 9월 횡성 공장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롯데웰푸드는 73명의 현지 거래처 관계자를 한국에 초청해 파트너십 행사를 열었다. /사진 제공=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가 프리미엄 분유를 내세우는 것은 베트남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안전하고 검증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노이와 호찌민 같은 대도시에서는 고급분유가 일반 조제분유보다 가격이 30%가량 높아도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 분유는 일반 조제분유에 모유에 가까운 성분을 추가해 아기의 면역력과 두뇌 발달을 돕는 기능성 제품으로, 성장 촉진 및 기능성 분유도 포함된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화와 맞벌이 가정 증가로 모유 수유 대신 분유를 선택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며 “베트남에서도 자녀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VIB(Very Important Baby)' 문화가 확산되면서 고가분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트남 조제분유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며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롯데웰푸드는 한국산 분유의 높은 품질을 강조해 차별화를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현재 베트남 조제분유 시장에서 미국 기업 애보트와 미드존슨이 각각 29.5%와 15.3%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베트남 비나밀크가 14.5%로 뒤를 잇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남양유업의 ‘임페리얼XO’, 일동후디스의 ‘하이키드’가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현지 소비자의 건강상태와 문화를 반영한 '맞춤형 과학적 영양 설계'를 도입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0세부터 6세까지 영유아의 성장단계에 맞춘 ‘뉴본 1, 2단계’ 제품과 10세 이하 어린이의 체중 증가를 지원하는 ‘뉴본 플러스’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신바이오틱스 시스템으로 유아의 소화흡수와 성장발육을 돕고 있으며, 단백질 손상을 최소화한 MSD 공법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유통망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영유아식품 전문 업체 비엣오스트레일리아와 협력해 병원, 약국, 유아전문점 등 다양한 판매채널을 구축했다. 비엣오스트레일리아는 연간 100만캔 이상의 분유를 판매하는 파트너다. 또 현지에서 롯데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자체 유통망을 이용해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롯데웰푸드의 영유아식 제품이 고급영양식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동남아 시장에 고품질 제품을 소개해 수출 국가 및 제품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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