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슬카 옆에 현대·기아차?”… 미국서 공개된 ‘도난 차량 TOP10’ 화제
미국에서 최근 발표된 차량 도난 통계가 국내 자동차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고출력 머슬카와 초고가 SUV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린 ‘도난율 상위 10대 차량’ 목록 속에, 의외로 한국산 현대·기아차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번 자료는 미국 고속도로손실데이터연구소(IIHS-HLDI)가 2022~2024년형 차량을 대상으로 보험사 지급 데이터를 분석해 도출한 것으로, 차량이 완전히 사라져 보험금이 전액 지급된 ‘전체 도난’만을 기준으로 했다. 단순 절도나 침입이 아닌, 실제 차량이 사라진 사례에 한정했기에 신뢰도가 높다.

도난 1위는 쉐보레 카마로 ZL1… 평균보다 39배나 높아
리스트 1위는 예상대로 미국 머슬카의 상징인 쉐보레 카마로 ZL1이었다. 이 모델은 평균보다 무려 39배 높은 도난율을 기록했으며, 같은 라인업의 일반형 카마로도 3위에 올라 머슬카의 ‘도난 위험성’을 입증했다.
상위권에는 GMC 시에라, 쉐보레 실버라도, 닷지 듀랑고 등 대형 픽업트럭과 SUV들이 포진했다. 고출력 엔진과 높은 중고 부품 가치 덕분에, 범죄자들이 훔친 뒤 해체·판매하거나 무단 운행하기에 매력적인 ‘전형적인 표적’들이다. 이런 차들은 미국에서 예전부터 절도 조직의 단골 타깃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현대·기아차가?
흥미로운 점은, 이 머슬카·픽업트럭 중심의 명단에 한국산 현대·기아차가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미국 시장 판매분 중 2011~2021년형 기아, 2016~2021년형 현대 일부 모델은 **이모빌라이저(시동 차단 장치)**가 기본 적용되지 않았다. 이 장치는 차량 도난 방지의 핵심 요소로, 없을 경우 간단한 조작만으로 시동이 가능해진다.
이 보안 취약점은 미국 범죄자들에게 ‘쉬운 먹잇감’으로 인식됐고, 평소 머슬카나 럭셔리 SUV를 노리던 절도범들까지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단순히 브랜드나 성능이 아닌, 보안 장치의 유무가 범죄 타깃 선정의 중요한 기준이 된 셈이다.

美 전역에서 유행처럼 번진 ‘Kia Challenge’
이 취약점에 불을 붙인 건 미국 틱톡(TikTok)에서 급속히 확산된 ‘Kia Challenge’였다. 이른바 ‘Kia Boyz’라 불린 이들은 특정 현대·기아 차량을 단 몇 분 만에 훔치는 과정을 영상으로 올렸고, 해당 콘텐츠는 순식간에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모방 범죄를 촉발했다.
영상 속 방법은 놀라울 만큼 단순했다. 차량 창문을 깨고, 운전대 주변 커버를 제거한 뒤 USB 케이블이나 간단한 도구를 사용해 시동을 거는 방식이었다.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된 차량에서는 불가능한 수법이지만, 해당 연식 모델에서는 손쉽게 작동했다. 결과적으로 미국 전역에서 이 사건이 ‘사회적 유행’처럼 번지며 수많은 피해 차량이 발생했다.

현대·기아의 뒤늦은 대응과 파장
사태가 심각해지자 현대·기아차는 약 2억 달러(한화 약 2,600억 원) 규모의 집단 소송에 합의했고,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휠 락 등 물리적 장치를 무상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상당수 차량이 도난 피해를 입은 뒤였다.
이 사건은 미국에서 ‘머슬카 옆에 한국차’라는 예상 밖 조합을 만들어냈고, 단순 범죄 뉴스를 넘어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기차는 ‘도난 안전지대’에 가까워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도난 위험이 가장 낮은 차량들이 대부분 전기차라는 점이다. 도난 빈도 평균을 ‘100’으로 봤을 때, **테슬라 모델 3(4WD)**는 단 1, **모델 Y(4WD)**는 2에 불과했다. 사실상 통계적으로 도난 가능성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하위권에는 테슬라 외에도 토요타 RAV4 프라임, 볼보 XC90·XC40, 포드 머스탱 마하-E, 폭스바겐 ID.4, 스바루 크로스트렉 등이 포함됐다. 이 차량들의 공통점은 원격 잠금·해제, 실시간 위치 추적, 차량 내부 카메라 녹화, 시동 전 2중 인증 절차 등 첨단 보안 장치를 기본 탑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테슬라는 차량이 움직이기 전, 운전자가 계정 비밀번호나 전용 카드 키를 인증해야 하고, 이동 중에도 위치를 계속 추적할 수 있어 범죄자 입장에서는 ‘리스크 대비 수익’이 맞지 않는 표적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번거로운 보안 절차’가 절도범의 심리를 크게 위축시킨다고 분석한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차량 도난 이슈’
한국에서는 이런 방식의 대규모 차량 도난 사건이 거의 없다. 그러나 미국에서 현대·기아차가 머슬카와 함께 ‘도난 차량 TOP10’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뉴스거리다. 초고가 SUV와 전통 머슬카 사이에 국산차가 포함됐다는 점은, 미국 시장에서의 보안 인식과 범죄 패턴을 엿볼 수 있는 상징적인 사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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